4년전 입주민 패닉에 빠트린 "부산판 피사의 사탑"건물, 지금은..

조회수 2021. 4. 30.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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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마치 ‘피사의 사탑’을 연상케 하는 부산의 한 오피스텔 빌라가 인터넷상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건물이 기울어져 있는 빌라.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5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모습을 어떨지 알아보도록 하자.

주민 18명 대피 소동
지하 빗물배수관 있어

2016년 9월 부산 사하구의 한 빌라 건물 한 쪽이 2도 정도 기울면서 벽에 금이 가고 지반이 내려앉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건물이 계속 기울어지면서 해당 빌라 주민들과 인근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 18명 등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건물을 받치는 땅이 연약한 지반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었다. 2015년 11월 공사를 시작으로 2017년 2월 완공된 해당 빌라의 땅은 낙동강 하구의 영향으로 점토와 모래 등이 형성돼 밀도가 느슨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시공자 대표와 감리자 등은 말뚝기초나 지반 개량 등의 보강 공사를 무시한 채 건물 올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 발생 알고도 방치
지장물 없도록 조서 꾸며

사하구청 담당 공무원의 과실도 드러났다. 6층 이상 필로티 건물로 특수구조물에 해당되는 이 빌라를 짓기 위해서는 건축 구조분야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이 같은 심의위원회를 구성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빌라의 기울어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고도 곧바로 시정 및 보완,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기우뚱 빌라의 문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을 당시 시공사 대표 A씨는 해당 빌라 인근에 275세대 규모의 오피스텔 시공을 맡았다. A씨는 신축 빌라 4개동 중 2개 동은 구청에 신고하지 않은 채 공사를 이어갔다. 또 공사 진행시 인접한 건물 위험을 막기 위한 지반보강 조치도 누락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축 오피스텔 건축주와 시공사는 형제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인해 건축 과정에서 제대로 감시가 이루어지지 않아 부실 시공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디록공법 통해 복원
4년 지나도 불안 계속

문제가 발생한 후 복원업체가 한 달간의 지반 안정화 작업, 수평화 작업 등 복원공사를 하면서 하루 20cm씩 건물은 회복되며 수평을 찾았다. 부산 사하구청과 시공사에 따르면 건물 꼭대기는 원래 위치 3cm 이내 회복되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건물은 하부 기울어진 부분에 대량의 시멘트를 주입해 건물을 올리는 디록공법으로 공사됐다. 복원을 통해 해당 건물은 안전등급 E등급에서 A등급으로 회복되었다는 매체들의 보도가 전해지자 주민들은 “말도 안 된다”라며 들고 일어섰다.

안전등급 E등급은 건물 사용을 즉시 금지해야 하는 등급이지만 A등급은 경미한 결함만을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에 대해 건물 거주자 Y 씨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복원이 되냐? 건물이 무슨 핫바도 아니고”라며 “E등급에서 A등급으로 바로 회복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로부터 4년 뒤 2020년. 빌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했다. 8개월이나 난민 생활을 했던 주민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건물주와 이를 허가해 준 구청을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패소하면서 상대방 측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주게 됐다. 복원을 통해 건물은 가까스로 세웠지만 곳곳에서 새로운 균열들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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