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1번지'라 불린다, 정재계 인사들이 유독 종로구 고집하는 이유

조회수 2021. 1. 14.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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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아파트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 하면 보통 강남구를 떠올릴 것이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는 아파트 시장을 대표하는 ‘부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돈’으로 내로라하는 재벌들과 유명 정치인들의 강남지역 거주율은 10%밖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부터 이들이 눈독 들이며 보금자리로 선정한 곳은 다름 아닌 ‘종로구’. 어떠한 이유 때문에 그들은 종로구를 고집하는 것일까?

원로 정치인 다수 거주
연예인 거주 비율 높아져

평창동과 구기동은 과거 곡물 저장소와 군사 훈련 장소로 쓰여 거주자가 많지 않은 동네였다. 하지만 1968년 북한 간첩이 북한산까지 숨어든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그 일대를 주택단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 후반부터 권력가들이 모여들며 이른바 ‘산촌’에서 ‘부촌’으로 탈바꿈하였다.

이 동네는 청와대 인근인 위치와 다수의 정치인의 거주하고 있어 ‘권력 1번지’, ‘정치 1번지’로 통한다. 실제로 평창동에선 자차 사용 시 20~30분 내에 국회의사당에 도착할 수 있다. 때문에 재벌보다는 정치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역임할 당시 구기동 일대 빌라에 거주하였다. 또한 이회창 전 국무총리, 고 박준규 전 국회의장 등 원로 정치인들이 다수 거주하였다.

서태지, 차범근의 평창동 자택

최근엔 정계 유명 인사뿐만 아니라 연예인, 예술가의 거주 비율 또한 높아졌다. 2013년 가수 서태지가 평창동에 시가 50억 원의 주택을 구매해 거주했다. 또한 배우 윤여정, 전 축구 감독 차범근, 드라마 작가 김수현 등이 평창동과 구기동 일대에 거주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이 일대에서 단독주택을 구매하려면 최소 20억 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평창동은 과거에 비해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평창동 단독주택 3.3㎡당 매매 가격을 살펴보면 소폭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평창동은 매도인, 매수인 모두 가격에 민감하지 않고 고정 수요층이 탄탄한 반면, 매물이 부족한 고가 단독주택의 경우 집값은 그대로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부촌 1번지 자리잡아
교보 주택단지로 불리기도해

청와대 뒤편을 기준으로 시작되는 성북동. 정릉, 혜화동, 돈암동으로 이어진다. 1960년대 권력 실세들이 자리 잡은 이후 1970년대부터 재계 총수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하며 대한민국 부촌 1번지로 불리고 있다. 특히, 성북동 330번지 일대는 현대, GS, 두산 등 재벌 총수 일가가 살고 있어 유명하다. 고급 빌라, 타운하우스들이 눈에 띄는데 과거 교보생명이 330번지 일대 땅을 보유하고 있어 교보 주택단지라 불리기도 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동생인 신문재 전 교보문고 대표,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거주하고 있거나 과거 거주했다. 올해 기준 표준단독주택 가격을 살펴보면 이종철 풍농·양주 CC 회장의 성북동 자택은 133억 2천만 원, 홍석조 BGF 리테일 회장의 성북동 자택은 118억 원에 달했다. 이 밖에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박병구 모빌코리아 회장, 배우 배용준 등도 이곳 주민이다. 한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소유의 성북동 주택은 올해 4월 가압류되었다고 밝혀졌다. 

내로라하는 그룹 재벌들
다수의 부동산 소유 중

북촌 한옥마을을 품고 있는 가회동과 삼청동은 조선시대부터 상류층이 거주한 오래된 부촌이다. 때문에 오래전부터 정재계 유명인 다수가 이곳에 부동산을 소유해왔다. 거기에 한옥 열풍까지 더해져 한옥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가회동, 삼청동 일대는 부유층 소유 부동산으로 채워지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동아원그룹’ 일가는 가회동에 부동산을 소유한 금액만 현재 수백억 원대이다. 유명 건설기업인 삼환기업 최종환 명예회장의 일가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일가가 가회동에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길을 사이로 마주 보고 있다. 최 회장이 아내와 아들들에게 증여한 부동산의 시세는 약 100억 원이라고 밝혀졌다.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 총괄 부회장의 삼청동 소유 부동산은 실거래액이 약 210억 원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와 같이 가회동과 창평동 일대의 고가 부동산은 재벌그룹 일가들이 주름잡고 있는 실정이다.

재벌뿐만 아니라 다수의 연예인과 유명인 또한 이 일대에 거주한다. 배우 박주미는 가회동에 3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는 총합 130억 원대로 밝혀졌다. 한때 생활 한복 붐을 일으켰던 ‘질경이우리옷’ 이기연 대표 또한 삼청동에 37억 원대의 부동산 2개를 소유하고 있다.

타 어떤 지역보다
보안에 신경 쓰는 지역

이처럼 정재계 유명인들이 강남보다 강북, 특히 종로구를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철저한 보안 시스템’ 덕분이다. 여러 채의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과는 달리 종로구의 고급 주택에선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여 그들의 프라이버시가 철저하게 보호된다.


대기업 총수들, 정치인들이 모여 살다 보니 사설 경비 업체뿐만 아니라 경찰 순살도 수시로 이루어진다. 또한 국외 대사관과 공관이 곳곳에 있어 보안과 경비가 다른 어떠한 지역보다 꼼꼼하다

출처: Seoul Walker
청계천이 흐르는 종로구의 모습

더불어 북한산을 등지고 있어 빼어난 자연경관과 국립공원 덕분에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덕분에 동네의 분위기도 조용하고 고즈넉하다. 북악산과 남산 사이에 청계천이 흐르는 종로구는 풍수지리학적으로도 명당으로 꼽힌다. 대한 풍수지리 학회 강환웅 이사장은 서울 지역 내 최고 명당 주택지로 종로구 북악산 아래 성북동과 명륜동 일대를 꼽았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 형태의 경사로가 많아 자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면 통행에 불편함을 겪는다. 이러한 점을 감수하더라도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기 때문에 정재계 인사들의 '종로사랑'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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