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로 카트 손잡이 닦는 주부들 보고 만들었더니 생긴 일

조회수 2020. 11. 18. 09: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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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 대신 취업 선택
군대에서 창업 결심
코로나19 전부터 살균기 개발 몰두
24세에 연매출 20억 원 기업 대표로
에스지하이텍 서영균 대표

집을 나서기 전에는 마스크 착용을, 어딘가를 들어설 때는 손 씻기와 소독은 필수. 심지어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것마저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시대를 맞아 개인위생 관념은 더욱 철저해지면서, 건강과 면역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하는 중이다.


특히 감염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만 중요할 것 같았던 살균기는 세대를 불문하고 인기 제품으로 떠올랐다. 에스지하이텍도 그 속에서 성장의 발판을 세웠다. 지난해부터 개발에 착수한 UV 살균기는 전 세계 15,000명의 사람들에게 건강한 일상을 선사하고 있다. 에스지하이텍 서영균 대표를 만나 살균기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한 비결을 물어봤다.

UV 원킬 멀티 살균기

◇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살균기 개발 몰두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늘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무엇보다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는 물건들에서 이러한 위험이 도사리는 경우가 많다. 제아무리 손을 깨끗이 씻어도 주변을 깨끗이 하지 않는다면 '소독'이라 생각했던 행동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 에스지하이텍의 'UV 원킬 멀티 살균기'는 그 행동이 헛되지 않도록 도왔다.  


'UV 원킬 멀티 살균기' 13개의 LED가 탑재된 살균기다. 제품을 슬라이딩했을 때 빠져나오는 275nm의 UVC 파장대가 반경 20cm에 존재하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99.9% 없앤다. 요즘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UV 원킬 멀티 살균기 앞에서는 맥을 추리지 못한다. 살균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0초다.

UV 살균기는 대장균, 녹농균,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균은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99.9% 살균한다.

- 코로나 바이러스 살균 인증 과정이 어떻게 되나

“모든 세균을 10초 안에 사라지게 한다는 살균 시험 성적서는 타사 제품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를 살균한다는 인증은 휴대용 UV 살균기 업계에서는 에스지하이텍이 최초이죠. 아시다시피 코로나균 시험은 감염 유출 우려로 인해 국가 기관 연구소 이외에서는 인증이 불가능합니다. 저희는 국가 지정 산하인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살균 효능·효과를 공인받았습니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 포장지 좌측 상단에는 태극기가 프린트되어 있다. (우)

80g 가벼운 무게로 휴대성까지 더했다. 주머니, 파우치 등 어느 곳에서나 제품을 꺼내 소독하면 된다. 무선 충적 방식이기 때문에, 한 번 충전 후 1시간 10분까지는 거뜬하다. 살균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 10초 정도니, 하루에 약 400회까지 사용이 가능한 셈. 여기에 제품이 뒤집히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는 자이로센서까지 탑재했다. 사용자의 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함이다.


지난 2월 출시된 UV 살균기는 벌써 10만 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지금도 온라인몰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일본 펀딩 사이트 마쿠아케에서 최단기간 3억 원의 펀딩률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도큐핸즈·돈키호테·빅카메라 등의 대형 매장에도 진출했다. MADE IN KOREA임을 알리고자 수출 상품 포장지에는 태극기 마크까지 새겼다. 일본을 넘어 홍콩, 필리핀, 스페인, 싱가포르를 비롯한 15개국에도 활발하게 수출 중이다.


◇ 조기 취업하며 발견한 제품 개발 DNA


서영균 대표는 처음부터 개발에 소질이 있던 건 아니다. 대학보다는 취업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특성화고에 진학해 회계 공부해 전념했었다. 3학년이 되었을 때는 조기 취업에 성공해,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첫 회사는 신세계였다. 직원들은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내고, 홈쇼핑 판매로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 과정을 신기해하는 저를 보고 회사에서도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회계 전공자가 제조업에 눈을 뜨게 된 순간이었죠.”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서툰 점도 많았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업체와 미팅을 할 때면 하루의 절반은 긴장한 채 보내야 하기도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먼저 미팅 약속을 잡거나,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며 ‘어린 직원’이라는 고정관념을 조금씩 깨나갔다.


이러한 풋풋함이 일에 대한 열정과 만나자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했다. 그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던 ‘봉고데기’ 제품이 홈쇼핑에서 대박이 난 것. 당시 제품 하나로 달성한 매출액만 무려 50억 원이다. 제품 개발과 판매의 힘을 몸소 체험한 서영균 대표는 이 시점을 계기로 창업의 꿈을 키워나가게 된다.


- 창업 준비는 어떻게 해나갔나

“창업을 결심한 후에도 직장인의 삶은 계속됐습니다. 특히 저는 조기 취업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으니까요.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기보다는 직장 생활에 더욱 열심히 임하며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창업 자금도 꾸준히 모았죠. 그렇게 입대 전까지 직장 생활을 한 후, 전역 6개월 전부터 창업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코스트코에서 첫 제품인 속눈썹 고데기 '본시크릿'을 홍보 중인 서영균 대표의 모습

휴가 도중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창업 아이템도 정해졌다. 뷰러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누나를 보며 ‘속눈썹 고데기’를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업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마음은 창업 아이템이 정해지자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제대하자마자 곧장 ‘에스지하이텍’을 설립해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자금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초기 창업금이 2,000만 원이었는데, 제품 테스트와 목업을 제작하며 금방 동이 났습니다. 제품 제작을 위해 업체들을 찾으면 22살의 나이를 낮잡아 보는 경우도 많았죠.” 그때 노력이 빛을 발했다. 속눈썹 고데기의 워킹 목업이 애경산업㈜의 눈에 띈 것이다. 덕분에 홈쇼핑 상품으로 채택이 되면서 곧바로 제품 양산이 진행될 수 있었다. 이로써 서영균 대표와 에스지하이텍은 본격적인 사업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 올해 24세, 20억 매출 사장님으로 우뚝


속눈썹 고데기는 홈쇼핑에서 인기리에 판매됐다. 그러나 벌써부터 기쁨에 취하기는 일렀다. 사업을 조금 더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다시 제품을 고안해나가야 했다. 서영균 대표는 사업의 핵심부터 재정립했다. 기존 제품들에서는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풀어내거나, 실생활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것을 제품 개발의 목표로 삼았다. 토대가 생겨나자 그간 일상에서 놓쳤던 것들에 관심이 갔다. 여기서 두 번째 제품 UV 살균기가 탄생했다.


- 자세한 탄생 계기가 궁금하다.

“속눈썹 고데기 판매를 위해 GS 홈쇼핑과 미팅을 가지며 나왔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주부인 MD분 께서는 마트 카트나 버스 손잡이 등을 잡을 때, 세균 걱정 때문에 늘 손수건을 이용한다고 했습니다. 살균제나 UV 살균기를 사용할 수도 있는데요. 살균제의 경우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고, UV 살균기는 크기가 크다 보니 손수건이 그나마 낫다고 덧붙였죠.


그래서 휴대하기 편하면서도 쉽게 쓰고 사용하면 되는 제품이 필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고민은 앞서 세운 사업 목표와 정확하게 상충했습니다. 사무실에서 제가 들었던 내용을 제품 컨셉으로 정리하고, 기술적인 부분을 검토하니 제품화하기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

여러 차례의 실패 끝에 완성된 UV 살균기의 금형 (좌)

손안에 쏙 들어오는 편리함과 짧은 시간 안에 살균까지 가능한 제품.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담기 위해 먼저 슬라이딩 방식을 고안해냈다. 슬라이딩 방식은 단 한 번의 동작으로 ON/OFF가 조절되면서도, 제품 안쪽에 이물질이 끼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폴더 형식보다 복잡한 구조에 워킹 목업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불량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디자인을 고치고, 목업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게 반복됐죠. 그래도 사용자의 편리함을 위해서 이 정도의 수고는 별 건 아니라 느껴졌습니다.”

살균의 핵심이 되는 UV는 철저한 검사와 생산 공정을 거쳐 제품에 설치된다.

타사 제품보다 많은 2개의 UVC로 강력한 살균력까지 갖췄다. UVC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없애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LED다. 그 덕분인지 에스지 UV 살균기는 대장균, 녹농균 같은 일상 속의 세균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까지 99.9% 없앤다.


코로나19 사태에 판매량도 호조를 이뤘을 것 같지만, 사실 초반 소비자의 반응은 평범했다. 출시 초 이벤트 기간 중 판매량은 400개, 매출로 환산하면 약 2,000만 원 정도다. 이후 상황이 심각해지자 UV 살균기의 인기도 치솟았다. 마스크 품귀 현상에 이어, 마스크 살균에 대한 이슈까지 생겨나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해외 바이어들도 직접 찾아와 수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콤팩트하고 깔끔한 디자인도 소비자를 사로잡는 데 한몫한 것 같습니다. 초반에 흠집이 잦다는 의견을 반영해 거치대 재질도 유광에서 무광으로 변경했죠. 디자인이 더욱 업그레이드되면서 선물용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분들도 늘었습니다.” 올해 24세인 서영균 대표는 벌써 20억 원 매출의 사장님이 됐다. UV 살균기의 성공을 발판 삼아 앞으로 종합 생활용품 메이커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 가지 조언이 있다면

“밖에서 보는 사업과 실제로 안으로 들어와서 보는 사업은 극과 극인 것 같습니다. 직접 창업을 해보니 쉬워 보였던 것들도 막막함 투성이었죠. 그대도 저는 제가 부족하다는 점을 받아들였습니다. 아직은 경험이 없어 몰랐던 것들은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고, 귀를 기울여 제품에 반영했습니다. 그래서 속눈썹 고데기와 UV 살균기 모두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호응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경험과 도전,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청년이라면 저처럼 창업에 뛰어드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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