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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왜 골프장이?" 날벼락 맞은 국방부의 답변

조회수 2020. 8. 24.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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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공급 방안으로 군 골프장이 언급됐다. 부동산 상승을 막고자 재건축을 제한했던 것이 공급량 부족 역풍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주택을 공급하고자 했으나 서울시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넋 놓고 구경하던 국방부만 날벼락 맞았다.


부동산 업계는 군 골프장 하나당 약 1만 가구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기반 시설과 교통망이 이미 갖춰져 있어 신도시보다 개발이 용이하다. 다수의 민간 토지주를 설득할 필요 없이 군으로부터 통으로 사들이면 돼 사업 진행도 빠르다. 대통령이 직접 군 골프장은 언급한 까닭이다. 그런데 군 골프장이 화제가 되자 한동안 잠잠했던 특혜 의혹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군인에게 골프가 웬 말?

국군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은 전국 27곳이다. 국군 시설인 만큼 민간 골프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운영비용은 국방부에서 군인복지 기금을 통해 지불하고 있다. 국군은 2009년~2013년 5년 동안 무려 5483억 원을 들여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린피가 민간 골프장의 절반에 불과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이렇듯 국방부가 수천억 원을 들여 골프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국군 복지다. 국군은 비상시에 대비해 영내 대기하거나 일정 거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이에 체력단련과 여가 선용, 복지 차원에서 시행된 것이 군 골프장이다. 복지가 아니더라도 골프장은 지면이 평평해 유사시 물자 집적, 야전 헬리패드, 숙영지로도 사용된다. 

민간인도 사용 가능해

그러나 군 골프장에 대한 민간인의 인식은 부정적이다. 영관급 이상의 고급장교나 예비역 장군이나 이용하는 특권 시설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골프장 티 역시 대부분 육군본부에 배정되고 남은 티가 인근 부대에 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야전부대에 배정되는 티는 월 2~3장에 불과하다. 이에 사실상 특권 시설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비난에 대해 국방부는 실제 사용자 절반이 민간인이라는 입장이다. 또 원칙적으로 예비역부터 현역 장교, 부사관, 병사, 군무원 심지어 민간인까지 사용 가능하다 밝혔다. 실제 일부 골프장은 2015년부터 '지역주민의 날'이라며 추가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덕분에 군인복지 기금이 골프장을 통해 얻는 순수익은 매년 200억 원에 달한다. 

국군복지단은 실제 군 골프장 사용자는 영관급보다 상사/원사, 대위급이 많다는 입장이다. 병사 사용자가 적은 점에 대해서는 "20대 초반에 골프 치는 병사가 얼마나 되겠나"라며 "귀한 휴가와 외박을 군 골프장에서 보내는 병사가 얼마나 될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체력단련, 제대로 될까

군 골프장은 체력단련시설로 분류되어 있다. 현장에서도 골프장이 아닌 체력단련장으로 표기된다. 그러나 과연 골프가 체력단련에 도움 되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캐디가 있을뿐더러 최근 전동 카트 구입에 160억 원을 들인 소식이 전해지며 비난까지 일었다.


군 골프장에 부정적인 한 병장 전역자는 "테니스장, 농구장, 축구장같이 골프장보다 작은 부지로도 충분히 체력 단련이 가능하다"라며 "골프장 유지비가 연 1000억 원이라는데 병사 수통이나 교체해 달라"라고 전했다. 골프장 유지 보수 비용과 면적, 이용 가능 인원을 고려해 체력단련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군 관계자는 충분히 운동이 된다는 입장이다. 노캐디가 가능할뿐더러 원칙상 전동카트는 골프백 이동용이라 직접 필드를 걸어 다녀야 한다는 것. 관계자는 "18홀 돌면 10km 이상 걷는다"라며 건강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 밝혔다. 사실 확인을 위해 군 골프장과 연락을 취했지만 관계자는 대답하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했다. 

국방에 젊음 바친 대가

군 골프장에 대한 비난 여론에 군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군인 연봉과 연금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에서 군 골프장은 군에서 제공하는 몇 안 되는 복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군인 월급은 일반 중소기업과 비슷하거나 많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각종 수당을 포함한 하사 평균 연봉은 약 2928만 원이다. 관사와 연금까지 고려하면 어지간한 중소기업보다 낫다는 평가다.


중령 전역한 한 예비역은 군 골프장을 두고 체력 단련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복지라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춘을 헐값에 바친 병사 처우를 고려하면 편향된 복지라는 비난도 제기된다. 병사들이 6.25전쟁 시절 물통을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군 골프장을 향한 비난 속, 군 골프장 대신 민간 골프장에서 군인 할인받는 방안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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