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에서 버섯이 자란다고요? 물 많이 쓴 입주자 잘못입니다"

조회수 2020. 8. 8.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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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를 향한 청약 열기가 뜨겁다. 과거라면 기사까지 떴을 세 자릿수 경쟁률이 기본이 된 상황이다. 이처럼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주한 새 아파트는 말 그대로 새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신축 아파트 싱크대에서 신기한 것이 발견되고 있다.


이것을 발견한 한 아파트 주민은 아파트 커뮤니티에 이것으로 농장을 차릴 것이라는 글까지 올렸다. 새 아파트에 농장이라니 비난이 예상됐다. 그러나 아파트 주민들은 오히려 동조하고 나섰다. 알고 보니 하도 많이 발견되어 농장 차려도 될 것 같다는 분노 섞인 글이었던 것. 대체 이것이 무엇이고 왜 신축 아파트에서 발견되는 걸까. 그 이유를 조금 더 알아본다.

요즘 신축에 흔한 '이것'

싱크대에 버섯이 피었다. 자꾸 버섯이 자란다는 제보에 싱크대 리폼 업체가 해당 아파트를 찾았다. 원인은 싱크대 원홀수전 누수, 이미 싱크대 안쪽 나무 밑판은 썩고 버섯 곰팡이로 가득했다. 업체는 "생각보다 흔한 일"이라며 능숙하게 누수를 잡고 나무 밑판을 교체했다.

버섯이 발견되는 건 싱크대뿐만이 아니다. 사실 가장 많이 발견되는 건 욕실이다. 경남 진주시의 센트럴 웰가는 버섯 덕분에 공중파까지 탔다. 입주 1년이 채 안 됐지만, 욕실에 버섯이 핀 세대가 80세대가 넘는다. 한 입주자는 "자꾸 문틀이 검어져 확인차 문틀을 뜯었다. 5~6cm 크기 버섯이 나왔다. 제거했지만 이미 8번이나 같은 자리에서 자랐다"라고 밝혔다. 악취까지 났다. 커뮤니티에서는 차라리 버섯농장을 짓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왔다. 

발생 원인은?

새 아파트에 갑자기 웬 버섯일까. 원인은 간단하다. 부실시공이다. 건설 업계 관계자 또한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공장에 '올려치기'와 '내려치기'가 있다면 건설 현장에는 '따라잡기'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잡기는 가장 빠르게 작업한 동을 따라잡는 행위를 뜻한다. 

가장 작업 속도가 빠른 동을 따라잡기 위해 속도가 느린 동의 작업은 다소 소홀히 진행될 수밖에 없다. 특히 습식 욕실을 주로 사용하는 한국은 욕실 방수작업이 필수다. 때문에 약 1.2m 정도의 욕실 벽체 방수를 권장한다. 또 원칙적으로 욕실에 사용되는 마감재와 소품은 모두 방수 제품이어야 한다. 문틈처럼 습기가 침투할 여지가 있는 곳은 방수 실리콘으로 틈을 메꿔야 하나 '따라잡기' 과정에서 누락되는 일이 많다.  

왜 하필 버섯일까

욕실과 싱크대에 버섯이 자린 이유는 간단하다. 습하기 때문이다. 소재도 문제가 됐다. 버섯이 자란 아파트는 공통적으로 마감재로 MDF를 사용했다. MDF는 나무를 갈아만든 소재다. 버섯 농장에서는 축축하고 어두운 곳에 갈린 나무를 바지통에 넣어 버섯을 배양한다. 때문에 이들 싱크대나 욕실에 사용한다면 방수처리가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건축업계 전문가는 "버섯이 피려면 축축한 나무가 있어야 한다."라며 버섯 아파트가 명백한 시공하자라고 주장했다. 물을 사용하는 욕실과 싱크대에 나무 소재를 쓰며 제대로 방수처리하지 않은 건 건설사가 상식이 없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욕실 문틈에 실리콘이 발라져 있지 않은 점과 방수처리 제대로 되지 않은 MDF 소재 마감재를 사용한 점을 주원인으로 지적했다. 

건설사의 대응은 이렇다

입주민이 부실시공을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 건설사는 사용자 생활습관으로 책임 회피에 나섰다. 욕실 버섯으로 보도된 흥한 주택종합이 대표적이다. 관계자는 "주민이 욕실에서 물이 많이 튀게 사용해서 물이 문틀 틈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썩은 부분만 보수해 주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문틀 교체와 방수 실리콘 처치에 크게 못 미치는 대응이다.


주택법에 따라 아파트 건설사는 하자 보수 의무와 손해배상의무를 진다. 하자 아파트 주민들은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하자의 경우 민사소송으로 진행되는데다 하자의 입증을 아파트 입주자가 해야 한다. 하자 종류와 규모를 입주자가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설 감정을 별도의 돈을 들여 시설 감정을 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2019년 동안 아파트 하자는 총 1만 1785건 접수됐다. 연평균 4000건이다. 2020년 상반기에만 2211건 접수됐다. 덕분에 노난 건 점검 대행 시장이다. 홈 체크, 우리 홈 등 사전점검 대행업체가 크게 증가했다. 건설 하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낸 격이다.


아파트 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버섯 등 아파트 하자가 선분양 제의 폐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단 지은 다음 피해를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는 것이다. 덕분에 후 분양제를 원칙 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 또한 후 분양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중소 건설사의 경우 초기 자금 마련이 부담될 수 있어 의무화까지는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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