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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앞 펜스 설치로 논란된 해운대 해리단길, 1년 지난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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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 부산 해리단길 한 카페 앞에 펜스가 들어섰다. 가게를 꽉 막았다. 검색해서 찾아오지 않으면 가게가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이 항의했으나 펜스에는 '이 토지는 사유지로서 원상복구 및 건축공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라는 내용과 '펜스 및 게시물 훼손 시 민형사상 책임을 묻습니다'라는 문구가 달렸다.


해당 사건은 해리단길 알박기 사건으로 알려졌다. 카페 주인이 SNS에 올린 글이 일파만파 퍼져 공중파 뉴스까지 보도됐다. 업체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상황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해리단길 알박기 사건'은 점차 사람들 뇌리에서 잊혀갔다. 반년 이상 지난 지금, 근황을 알아본다.


해리단길 알박기 논란

해리단길은 2015년부터 개성 있는 카페가 들어서며 인기를 끈 지역이다 그중에서 해리단길의 유명 가게 호시츠네, 하라네코, 모루과자점이 입점한 우일맨션 앞 28㎡ 면적에 펜스가 설치됐다. 펜스 높이가 성인 남자 가슴 정도로 높아 뒤에 있는 상가를 대부분 가렸다. 사건 초기 세입자를 내쫓으려는 건물주의 횡포라는 설이 있었으나 해당 펜스 공간은 우일 맨션 건물주 땅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우일 맨션에 입주한 상인들은 큰 영업 피해를 봤다. 시야가 가려진 데다 영업 여부조차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워 손님이 급감했다. 본래 문 열 공간도 없었지만, 사정 끝에 출입문 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인근 상인들은 수년간 방치됐던 땅에 갑자기 펜스가 들어선 것을 두고 알박기의 일종이라 주장했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수년간 인도로 사용된 땅이었다. 그러나 해당 부지가 경매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경매에 오른 해당 부지는 2019년 9월 테라 건설에 매각됐다. 테라 건설은 부지를 매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당 부지에 펜스을 설치하고 경고 문구가 달린 현수막을 달았다.

알박기 VS 정당한 권리

해당 사건을 두고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주장과 알박기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상인 측은 알박기로 보았다. 우일 맨션 건물주가 임대수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펜스 부지 소유업체가 제안하는 금액에 맞춰 매입할 수밖에 없어 알박기와 수법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반면 테라 건설은 "좁은 공간이라도 창의적으로 얼마든지 지을 수 있다"라며 맞섰다. 광진구 아파트 알박기 사례도 있다. 삼각형 모양에 토지 면적이 5평 밖에 되지 않아 실패한 알박기로 언론매체에 보도됐다. 그러나 현재 해당 부지에는 3층 협소주택이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는 "행리단길 부지가 이보다 더 넓고 땅 모양이 좋아 무작정 알박기라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논란의 땅, 지금은

해당 사건이 화제가 되자 테라 건설이 직접 해운대구청을 찾아 펜스 철거 의사를 밝혔다. 여론이 악화되고 국회의원까지 나서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한 국회의원은 해당 부지를 담보로 3.6억 원 대출해 준 수협을 두고 불법 특혜 대출이라며 수사를 요구했다. 건축 허가 재량권을 쥔 해운대 구청장까지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 밝혀 사실상 백기를 내걸었다는 평가다.


테라 건설은 해당 부지가 사유지임을 표기하는 조건으로 가림막과 기둥을 철거했다. 해운대 구청은 국회에 사유지라는 이유로 공공성 있는 장소에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 자투리 부지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없도록 법 제도 정비를 국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알박기의 처벌 수위

알박기는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 수법이다. 전통 알박기는 개발사업 부지 내 땅을 매각하지 않고 버티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었다. 십 년 전만 해도 부동산 서적에 어김없이 투자 방법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지금은 알박기에 대한 처벌과 차익에 대한 추징금에 이어 사업 지연에 따른 대출이자까지 배상해야 한다.


한 예로 알박기로 4배 수익을 낸 울산 동구 알박기 일당은 징역 3년에 추징금 8.5억 원을 선고받았다. 용산 재개발 아파트에서 알박기로 사업을 지연시킨 일부 조합원은 사업 지연에 따른 대출 이자를 배상하란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해리단길 펜스는 개발사업 부지가 아닌 데다 인도로 방치됐던 부지에 대한 권리를 매입 후 행사하려던 것으로 알박기라 단정 짓기 어려웠다.

해리단길 알박기와 함께 논란이 됐던 엘시티 알박기 펜스도 사라졌다. 다만 해리단길과 달리 엘시티는 알박기 400㎡ 대의 부지를 매입했다. 펜스를 설치했던 우신건설은 해운대구의 중재와 비난 여론에 협상에 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가는 16억 원 이상 80억 원 이하로 정확한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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