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다산 택배사건 2년 후.. 아파트 주민과 택배사는 이렇게 됐습니다

조회수 2020. 8. 3.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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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져 나오는 택배들

기다림을 즐겁게 만드는 그 이름, 택배. 코로나 사태로 택배 사용량이 급증하는 요즘,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택배가 사라진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불편한 상황이다. 2년 전, 남양주 다산 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택배 차량 출입 제한으로 인해 단지 내에 택배들이 쌓이게 되었던 ‘다산 신도시 택배 대란’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그라드는 듯했지만, 최근 증가하는 택배 소비량과 공원형 아파트로 인해 아파트와 택배사와의 갈등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2년 전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해 보고,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지 살펴보자.

2년 전 커뮤니티에서 화제, 다산 택배 대란 사건
주인을 찾는 택배가 쌓여 있다

‘택배 대란 사건’의 발단은 단지 내에서 택배차의 후진으로 인한 사고 발생이었다. 이 아파트는 차 없는 공원형 아파트로 설계되어 지상에 주차장이 따로 없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은 높이 제한을 두고 있었기에 택배 차량은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단지 내에서는 배송 기사가 직접 카트를 끌고 다녀야 했는데, 이것이 너무 고된 일이었기 때문에 택배 기사들은 배송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단지 앞에는 주인을 찾는 택배 박스가 쌓이게 되었다.

아파트에 붙은 안내문이 화제가 되었다.

또한 해당 아파트에 붙은 안내문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온라인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입주민 전체의 생각은 아닐 텐데 누구의 생각인지 궁금하다”, “택배사에서 거부하면 될 일인데 물류 쪽 대우가 좋지 않다고 보인다”, “아파트의 품격과 가치는 택배차가 안 다닌다고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 이후 택배사와 주민들이 절충한 내용
실버 택배 요원들/연합뉴스

논란 이후 아파트 측에서는 ‘택배차들이 인도로 다니는 것을 금지한 것뿐’이라고 말하며 지하주차장 출입이 가능한 저상 차량 도입을 요구했다. 하지만 저상 차량을 운행하려면 트럭 한 대당 300만 원가량의 개조 비용이 든다. 또한 택배 기사들이 허리를 더욱더 숙여 물류를 꺼내야 하는 불편함도 따른다. 국토부에서 공원형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를 높이는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예외 조항에 막혀 한계가 있었다.


끊이지 않는 갈등에 실버 택배를 도입하자는 절충안도 제시된 바 있다. 아파트 입구까지 택배차로 배달 후 단지 내에서 실버 택배 요원이 각 세대로 택배를 배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실버 택배 도입에 세금이 투입되고, 특혜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 방법 또한 무산되었다. 지금까지도 배송 기사들은 카트를 이용해 일일이 택배를 배달하고 있다.

또다시 일어나는 택배 논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7월 1일, 2년 전의 사건이 되풀이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았고, 그에 대항해 3개의 주요 택배 업체 기사들이 배송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택배 기사들은 실버 택배, 거점 확보 등의 절충안을 제시하며 회의까지 거쳤지만 아파트 측에서 거부했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황당함을 숨기지 못했다. 택배 기사에게 손수레를 빌려 겨우 물건을 옮기기도 하고, 큰 물건은 옮길 수 없을 것 같다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한 주민은 “몇 달 전부터 차량 출입이 안 된다고 안내했는데 당일 갑자기 이러는 게 어디 있느냐"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문제는 논란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 있었다. 2년 전 갈등이 현재 진행형이었던 것이다. 제대로 된 절충안을 찾지 못한 탓에 택배 기사들은 여전히 카트를 끌며 배송을 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택배 물량은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하는 중이다. 한 택배 기사는 “택배 대란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 코로나19로 물량이 감당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특정 아파트만의 문제일까?
공원형 아파트의 모습

이런 문제를 해당 아파트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산신도시 내의 여러 아파트 단지들이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아파트의 ‘지상 공원화’ 때문이다. 지상 공원화를 표방하는 아파트들의 경우 지하주차장만을 만들고 단지 내에는 차량 출입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다산신도시 이외에도 차 없는 아파트 단지가 서울, 부천, 대전 등에도 생겨나면서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출처: 50플러스 부산포털
스마트 카트 도입

이러한 와중에 해결점을 찾은 사례도 존재한다. 같은 다산신도시의 자연앤롯데캐슬 아파트는 택배 거점 장소를 만들어 갈등을 해결하고자 했다. 실버 택배와 비슷한 방식으로 기사들이 지정된 구역에 택배를 가져다 놓으면, 단지 안에서는 별도의 직원들이 각 가정에 택배를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한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또한 cj대한통운에서는 배송직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스마트 카트 3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무인택배함

택배 문제의 또 다른 해결 방안으로는 무인 택배함을 배치하는 등의 방법도 있다. 하지만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물건의 경우 택배함 보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택배 전쟁이 아직 현재 진행형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아파트와 택배사 간 다시 한번 충분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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