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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촌스러운 도색' 혹평 쏟아진 아파트

조회수 2020. 6. 24.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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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진

2019년 건설업계엔 리브랜딩이 한창이었다. 브랜드의 명성은 유지하되,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는 따라가기 위한 건설사의 전략이다. 하지만 부영그룹은 이러한 열풍을 따라가지 않았다. 심지어 입주민들이 부영그룹의 로고 교체를 꾸준히 요구해왔음에도, 기존의 '원앙'로고를 고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단지 역시 이와 비슷한 디자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독특한 외관으로 화제를 모은 이곳은 어디일까?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촌스러운 도색으로 창원 주민 원성까지

디자인을 향한 의견이 분분한 단지는 창원시에 자리한 '마린애시앙' 아파트다. 총 4,298세대로, 경상남도 내에서도 최대 규모다. 물론 단지 내 시설 또한 대규모인 건 마찬가지다. 내부에는 축구장 3개 면적의 대형 중앙광장과 16개에 이르는 공원, 그리고 소나무와 종려나무 등으로 이뤄진 조경 시설이 즐비하다. 헬스장, 북카페, 강의실 등의 커뮤니티 시설은 덤이다. 전체 가구 중 40% 이상이 분양되면 초등학교와 병설 유치원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러한 시설을 갖추고 있음에도 마린애시앙을 향한 혹평은 끊이질 않았다. 노란색, 초록색 등 형형색색으로 뒤덮인 단지의 모습이 주변과 전혀 조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소 빽빽한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마치 '성냥갑' 아파트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그간 교체 요구가 끊이질 않았던 '사랑으로' BI가 사용되어, 입주민들마저 외관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부영 그룹은 해당 디자인을 통해 '세련되고 산뜻한 이미지를 연출하고자 했다'고 밝혔지만, 그 의도는 수요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다소 부족했던 듯하다.

전 가구 모두 미분양 굴욕

마린애시앙은 미분양 단지로도 유명하다. 부영 그룹은 지난 2016년 5월 마린애시앙 선분양을 실시했다. 그러나 전체 4,298세대 중 177가구만 계약 체결이 완료되면서 대규모 미분양 굴욕을 겪고야 만다. 게다가 이듬해 부영그룹이 국토교통부에 단지 분양률을 43.9%라고 거짓으로 신고해, 결국 177가구의 분양 계약마저 해지하게 되었다. 전 가구가 모두 미분양된 채 단지가 건설된 것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부영그룹의 미분양 사태의 원인을 '높은 분양가'로 꼽았다. 분양 당시 창원은 지역 경제의 축이었던 조선업과 기계 산업의 침체로 경기가 위축되고 있었다. 하지만 성산구 유니시티가 100 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부영그룹은 이러한 청약 과열 현상에 편승해 3.3㎡당 분양가를 평균 980만 원으로 책정한다.


부영그룹의 판단은 완전히 빗나갔다. 마린애시앙이 위치한 마산 합포구는 이미 주택 시장이 냉각된 상태였기에,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곧 분양률 4.1%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불러오고 만다.

2번째 분양 성적도 글쎄···
후분양 소식이 전해지자, 마린애시앙 분양홍보관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후 2019년 12월 부영그룹은 재분양에 도전했다.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후분양 방식으로, 부영은 분양성적 재고를 위해 이름 변경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존 '마산 월영 사랑으로'라는 단지명은 현재의 '창원 부영 마린애시앙'으로 바뀐 상황이다.


파격적인 할인 혜택도 주어졌다. 부영은 분양가를 기존 평균 980만 원에서 880만 원으로 10%나 낮췄다. 최초 분양과 달리 1,000만 원 상당의 발코니 확장과 에어컨도 기본 옵션으로 제공된다. 또한 분양가의 50%만 납부해도 입주가 가능하도록 했는데, 잔금을 완불할 때는 3%의 추가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가 있다. 

(좌) 2016년 분양 당시 홍보관 앞에 모여든 사람들, (우) 마린애시앙 공급 기자간담회에서 후분양 소식을 밝히는 최양환 부영주택 사장

안타깝게도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1순위 청약 결과, 4,284가구 모집에도 286명의 지원자만 신청해 또 한 번 미달에 그쳤다. 공급 물량의 1/10도 채우지 못한 셈이다. 2순위 청약 역시 저조한 성적을 면치 못하면서, 1·2순위를 합쳐 불과 390명의 신청자만을 얻게 된다. 현재까지 해당 단지는 홍보를 통해 입주민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월영동은 창원의 구도심 중 하나로, 지역 일대에 구축 아파트가 즐비하다. 그 속에서 신축 아파트 단지의 희소성은 유달리 돋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지 규모가 워낙 커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까지 꽤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연 마린애시앙이 특색 있는 외관으로 수요자의 눈길을 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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