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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걱정하지마'라며 건설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임대주택 어디?

조회수 2020. 5. 21.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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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gimpo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아파트 천지다. 하지만 이 중 '내 집' 하나 없다는 사실은 매번 사람들을 서글프게 한다. 심지어 부동산 가격이 나날이 상승하는 바람에, 10년을 바싹 일해도 내 집 마련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무주택자들의 서러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출처: skyedaily

안타깝게도 본래의 취지와 달리, 임대주택을 향한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 사업성이 낮아 주로 공공기관이 건설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임대주택은 다소 낮은 품질이라는 오명을 얻으며 사람들에게 외면받아 왔다. 그런데 최근 임대주택의 위상이 바뀌고 있다. 민간기업이 임대주택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서다. 건설사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주택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출처: idtc
중산층 저격하는 퀄리티

2015년 박근혜 정부는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뉴스테이' 정책을 도입했다. 민간 자본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임대주택보다 고품질을 자랑한다. 임차인은 최소 8년의 기간 동안 연 5% 이내의 상승률로 제한된 임대료를 납부하며 거주할 수 있다. 청약 통장도 필요 없어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뉴스테이 참여 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

기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각종 혜택도 주어졌다. 단지를 고급화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늘리고, 택지 확보를 위해 LH의 장기 미착공 부지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취득세는 50%, 소득세와 법인세는 75%까지 감면하는 세제 혜택을 도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임대 주택 규제 중 임대 의무 기간과 임대료 상승 제한만을 남기는 모습을 보인다. 리스크가 줄어든 덕분일까. 건설사들은 하나둘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한다. 

'브랜드' 등에 업은 임대주택
(좌) 리마크빌 관악점, (우) 리마크빌에서 열리는 원데이 클래스

실제로 수많은 건설사는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물론, 새로운 브랜드까지 론칭하며 뉴스테이 정책에 불을 지폈다. 최초의 브랜드 임대주택은 KT 에스테이트의 '리마크빌'로 알려져 있다. 리마크빌은 KT 그룹이 내세운 곳답게 KT의 인터넷과 와이파이, IPTV를 기본으로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컨시어지 서비스와 원데이 클래스까지 제공하며 입주민의 생활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앞장선다.

대형 건설사 역시 임대주택 사업에 열을 올리며, 임대주택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도화’로 국내 1호 뉴스테이를 선보였다. 해당 단지는 대림산업이 시공부터 관리까지 도맡은 것은 물론, 민간 분양 아파트와 다를 바 없는 구조를 도입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임대료 상승률을 3%로 책정하며, 주택 시장 안정화에 큰 힘을 보탠다.

출처: mediapen
롯데캐슬 뉴스테이 '문래 롯데캐슬' 견본주택 상담창구에 모여든 사람들

이외에도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굵직한 대형 건설사들의 임대주택사업 참여가 줄을 이었다. 이들이 내세운 임대주택은 민간분양 아파트와 다를 바 없는 커뮤니티 시설을 자랑한다. 또한 건설사의 규모만큼 입주자의 안정성도 보장할 수 있어,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한다. 

입주율 낮아 실효성 의문
제도권 임대주택의 주변 시세대비 임대료 수준

뉴스테이 정책 덕분에 실제로 많은 기업이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면서, 임대주택 공급이 촉진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기업형 임대주택은 초기 임대료 산정에 제한이 없어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도 한다.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주변 시세가 임대주택보다 더 떨어지기도 했다. 임대주택의 가장 큰 무기인 '저렴함'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출처: zienheim

건설사 입장에서도 임대주택이 골칫거리로 떠오른 건 마찬가지다. 주변 시세를 고려해 초기 임대료를 저렴하게 책정했건만, 미입주를 해소하지 못해 적자만을 안겨줬다. 대우건설의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는 2018년 영업손실만 43억 3,473억을 기록하기도 했다.

10년 공공임대 주택은 분양전환을 앞두고 LH와 입주민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임대료 상승률에도 제약이 있기에 사실상 건설사가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건설사는 8년의 임대 기간이 끝나면 분양 전환을 택할 수밖에 없다. 투자비를 회수하고 이익을 남기는 데 가장 쉬운 결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존 세입자들이다. 이들에겐 분양 우선권에 대한 혜택이 따로 주어지지 않아, 사업자가 임대료를 올리면 이를 따르거나 집을 나가는 방안이 최선이다. 결국 건설사와 입주자 간의 분쟁이 생겨나고, 서민의 주거 안정성은 다시금 위협받게 된다.

결국 뉴스테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라는 정책으로 변화되었다. 해당 정책에는 기존에 없었던 초기 임대료 제한 조건(주변 시세의 최대 95%)이 도입되었다. 뿐만 아니라 일반 공급은 시세의 90~95%, 특별 공급은 70~58% 이하로 공급하도록 설정함으로써 공공성을 강화한다.


하지만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역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주변 시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새로 도입된 규제의 효과를 가늠할 수 없어서다. 게다가 공공성 강화로 건설사들의 참여도 저조해지는 중이다.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 지금, 문제가 되는 부분들이 개선을 통해 주거복지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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