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신축·리모델링은 많이 하지만 재건축은 기피하는 이유

조회수 2020. 2. 12.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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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기존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잇달아 제동을 걸었다. 정부는 고강도 규제를 발표하며 도시정비시장을 위축시켰다. 그래서인지 반대로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 가로주택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다. 이렇게 규제에도 인기가 여전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지만, 과거부터 재건축 소식이 뜸하기로 유명한 건물이 있다. 바로 오피스텔이다.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 받았던 오피스텔은 왜 재건축 소식을 듣기 힘든 걸까?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얼마되지 않은 오피스텔 역사

오피스텔의 역사는 성지건설이 1985년 마포 성지빌딩을 분양하면서 시작됐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을 적용받아 업무시설로 분류되어 주택으로 포함되지 않는 다는 이유로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오피스텔의 공급이 규제가 약했던 2000년대 초, 중반에 오피스텔이 쏟아지면서 30년 이상 된 오피스텔을 찾기 어렵다.


부동산 114의 조사에 의하면, 2019년까지 전국 오피스텔 수는 60만 1,273실이다. 이 중 2000년 이전 공급된 오피스텔은 4만 9,000실로 전체의 8%가 2000년대 이전에 공급된 오피스텔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적인 재건축 연한으로 판단되는 1990년 이전 준공된 오피스텔은 3,559실밖에 되지 않는다. 노후 오피스텔이 전체 오피스텔의 0.59%에 불과해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례를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오피스텔 재건축이 없는 이유

규제가 까다로워 재건축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피스텔 재건축은 아파트와 달리 규제 정도가 덜하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적용 받을 경우, 소유자 80%의 결의만 받으면 재건축 진행이 가능하다. 또한 오피스텔 재건축 관련 법 조항은 3개밖에 없어 절차도 비교적 간편한 편이다.

출처: 서울시 재정비촉진지구의 경우, 상업지역 주거비율과 용적률이 대폭 상승했다.

오피스텔 재건축이 흔치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용적률'때문이다. 상업지구에 위치한 오피스텔은 일반 주거 지역보다 대지지분은 적은 반면, 용적률은 600~1000% 수준으로 높다. 재건축을 하더라도 더이상 용적률을 늘리는 게 불가능한 것이다. 건물주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없으니, 재건축을 섣불리 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출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재건축 오피스텔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수요의 대부분은 아파트에 몰려 있다. '토지'라는 내제가치를 지닌 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환골탈태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아파트는 입지가 완벽하지 않은 단지더라도, 재건축으로 엄청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재건축 오피스텔을 통해 얻는 임대 수익과는 견줄 수 없는 금액이다. 앞으로도 아파트의 인기는 계속될 예정이기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재건축이 앞으로도 드물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신축보다 나은 구축 오피스텔

신축 오피스텔의 낮은 임대수익률도 오피스텔의 재건축에 영향을 준다. 직방의 조사에 의하면, 기존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신축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공급 과잉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공실 우려로 인해 월세 가격을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사한 입지에 위치한 오피스텔이라면 신축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이 기존 오피스텔 임대수익률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구축 오피스텔에 대한 임차인의 선호도도 증가했다. 신축 오피스텔은 임차인이 부담 가능한 월세의 마지노선이 구축 오피스텔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다. 공실에 대한 우려 탓이다. 반면 연식이 있는 오피스텔은 월세가 비교적 저렴하다. 게다가 공급 과잉이 일어나기 전, 이미 입지 조건이 뛰어난 곳을 선점해 신축보다 입지 여건도 좋다. 이러한 구축 아파트의 인기 역시 오피스텔 재건축이 뜸한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출처: 1988년 ‘현대골든텔’에서 ‘아크로텔’로 재건축 된 모습. 강남 오피스텔 중에서는 첫 재건축 사례다.

물론 오피스텔 재건축 사례도 있다. 서초구 '아크로텔강남역'은 2016년 재건축을 통해 높은 사업성과 투자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처럼 낮은 용적률과 입지 여건이 뛰어난 오피스텔이 곳곳에 숨어있다. 이러한 점들을 잘 고려한다면 어렵다고 소문난 오피스텔 투자 성공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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