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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다르다" 당장 상가를 팔아야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조회수 2019. 10. 27.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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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는 폭탄은 돌릴 수 없다"

부동산 폭락 이야기가 나오지만 적어도 서울 아파트는 한동안 건재할 예정이다. 서울 아파트는 공급만큼 수요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가격이 조금 내려도 수요가 많아 회복이 빠르다. 또한 가구당 인구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인구가 같아도 서울 내 부동산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긴 쉽지 않다. 그러나 서울이라 해도 폭락하는 부동산이 있다. 바로 상가다. 왜 상가 부동산 투자가 위험한지 조금 더 알아보자.


1. 온라인, 모바일 시장의 강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소비 트렌드가 변화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주 소비층은 30~50대다. 이 중에서도 강한 구매력을 가진 4050의 온라인 구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대비 3년간 주요 상품군에서 40대는 45%, 50대 이상은 88% 이상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2000년 15.5%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2017년 28.6%까지 상승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1인 가구의 74.2%는 외식보다 배달음식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전문 업체는 위치와 매장 크기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선호한다. 비싼 가격에 1층 상가를 매입했지만 정작 지하상가만 임대가 되는 이유다.


출처: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 브랜드 SSG

주요 유통 대기업인 현대, 신세계, 롯데그룹 또한 오프라인을 줄이고 온라인 쇼핑 사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007년 15조 7655억 원에 불과했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도 2016년 64조 9133억 원까지 상승했다.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2. 고점에 다다른 상가 임대료

반면 상가의 분양가, 매매가, 임대료는 현재 고점에 위치해 있다. 상가 부동산은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과 함께 상승했다. 퇴직 후 월급 없는 이들이 자신을 고용하기 위해 창업을 지속해온 것이다. 기존 상가의 임대료 상승은 이 같은 수요가 뒷받침된 덕분에 가능했다. 그동안 임대료를 높여도 임차인이 계속 들어오니 대출받아 비싼 상가를 매입해도 대출이자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2015년부터 시작된 베이비붐의 퇴직은 2023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마무리는 상가 임차인 공급의 감소를 의미한다. 세 번 유찰되어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세종 상가나 임대료를 50% 삭감한 위례 상가는 상가 부동산의 붕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다. 


3. 불황과 저성장

IMF는 2019년 한국의 성장률이 2%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기존 2.6%에서 0.6%나 하락한 수치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2년 이후 3%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와중에 꾸준히 우상향하던 실질소득과 실질 근로소득 또한 2017년 이후 급락했다.


2017년 하위 20%의 실질소득은 146만 990원에서 11년 새 118만 1050원으로 19.2% 하락했고, 실질 근로소득은 2017년 66만 1520원에서 2018년 41만 600원으로 37.9% 하락했다. 실질소득은 물가 변동을 빼고 계산한 소득액으로, 하락률의 차이는 물가 상승이 소득 상승보다 높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소득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자영업자의 실질소득 또한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상가 임대료는 매 분기 3%대의 상승을 이어왔다. 부동산 상승에 따라 상가 가격이 높아지면서 상가주는 대출을 많이 받아야 했고, 대출이자가 증가하면서 임대료 또한 높아져야 했다. 임대료가 높으니 임차인은 상품 가격을 높였다. 반면 소비자의 소득 증가는 이 같은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했다. 


4. 빠르게 변화하는 상권

강남의 핵심 상권은 유지되고 있지만 주변부부터 서서히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1%에 불과했던 논현역 인근 상가 공실이 2019년 9.3%로 증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논현역에서 신논현역으로 이동하는 대로변의 공실도 눈에 띄게 늘었다. 강남 상가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역 인근은 사람을 붙잡아두지만 논현역 같은 인근 지역은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 들어가려는 사람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핵심 상권이 축소되는 가운데, 경리단길 등 소위 '반짝'상권은 빠르게 죽어가고 있다. 반짝 상권은 본래 비싼 임대료를 피해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생겨난다. 이전에는 이동한 상권이 부흥하고 다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때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현재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기도 전에 시들해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인스타그램 등으로 유행이 빠르게 전파되고, 소모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속화되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인스타그램 열풍이 남발됨에 따라 '핫 플레이스'에 대한 관심도 감소하는 추세다. 문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부동산이 따라잡지 못한다는 점이다. 과거 반짝 상권이 되면 시세차익 및 높은 임대료를 얻을 수 있었으나 거래나 임대료 인상 전에 상권이 이동하고 있다.


상가 전문가는 "단지 광고 등에 혹해 상가를 매입한 분들이 많다. 매몰비용으로 여기고 파는 결단이 필요하다. 소위 말하는 '버티기'라는 삼성전자 같은 우량 상품일 때나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아파트와 핵심 상권의 가격은 유지될 것이지만, 그 외 상권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 상황이다.


글 임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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