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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깎이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업체가 만들어 대박난 50억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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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공업 출신 남편과 개발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 5개

거래 업체가 샘플제품 들고가 그대로 베끼기도

손톱깎이로 시작해 발각질제거기로 50억 대박

[스타트업 인물탐구_2편]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는 라벨 붙은 상품 중 세계 시장을 석권한 상품이 얼마나 될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가 단연 1위인 분야가 있다. 바로 '손톱깎이'이다. 국내 손톱깎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82%나 된다. 전 세계에 돌아다니는 손톱깎이 5개 중 4개가 국내 상품인 것이다.


여기 업계 1위인 쓰리세븐을 맹추격하는 업체가 있어 화제이다. 독일의 헹켈(Zwilling Henckels)과 스위스의 빅토리눅스(VICTORINOX) 등 세계 유수 바이어에게 손톱깎이를 수출 중인 국내 업체이다. 2002년에 창업해 미국, 독일, 중국 등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이미용 업체로 성장한 보카스(BOCAS)의 김경희 대표를 만났다.  


◎ 아내는 디자인, 남편은 엔지니어링

이 업체는 엔지니어 출신의 개발자인 남편 한정식 대표와 아내 김경희 대표가 함께 운영한다. 한 대표는 재료공학 전공으로 현대 중공업 사업파트에서 일하였다. 김 대표는 전자공학 전공후, 상업과 산업디자인을 함께 공부하여 디자이너로 일했다. 당시 삼성, LG, 동서식품 등 다양한 업체의 제품 디자인을 담당했다. 이미용업계의 관련 제품 업무가 들어왔을 때, 개발 과정에서 많은 클라이언트의 제품들이 상용화가 안 되는 것에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직접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


처음 만든 360도 회전날 손톱깎이는 재미 삼아 만든 것이다. 원래 손톱깎이는 100년 동안 변함없는 형태였다. 하지만 '원하는 각도로 날을 쉽게 돌릴 수 있어 편안한 자세로 손발톱을 깎으면 좋겠다'라는 발상에서 시작했다. 조그만 금속날을 별도로 만들어 손잡이와 레버를 붙이면 회전 가능한 손톱깎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저는 디자인만 알았지, 생산 공정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제가 낸 아이디어에 대해 엔지니어였던 남편이 금속재료 등의 가공 기술을 담당해 줬어요. 막상 해보니까 디자인보다 엔지니어링이 큰 몫을 차지했죠. 수많은 아이디어를 냈지만 만들 수 없었던 게 태반이었어요. 싸우기도 엄청 싸웠죠. 디자인대로 만들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하니 참 달랐어요.”


◎ 2년 시행착오 끝에 고정관념 깬 손톱깎이 개발

2002년에 나온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개발된 것은 2004년. 기존 생산설비로는 원하는 날을 만들 수 없어 기계설비까지 직접 제작했다. 꼬박 2년의 시행착오 끝에 손잡이 아래에 붙은 손톱깎이 날이 원하는 각도로 쉽게 회전되는 상품이 나왔다. 비로소 손톱, 발톱을 편하게 깎을 수 있는 회전형 손톱깎이가 탄생된 것이다. 김 대표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에, 한 대표의 금속재료 가공 기술 등이 결합한 산물이었다. 디자이너와 재료공학자의 의기투합이 시너지 효과를 낸 셈이다. (제품 참고 클릭)


제품만 개발되면 술술 풀릴 줄 알았던 사업은 녹록지 않았다. 판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바이어를 찾아 직접 뛸 수밖에 없었다. 당시 바이어들은 손톱깎이 제조업체들이 밀집한 중국만 찾았다. 김 대표는 “제품만 좋으면 저절로 팔릴 줄 알았는데, 판로 개척과 영업마케팅이 그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당시 국내에서의 손톱깎이에 대한 인식을 간과했었다. 한국에서는 손톱깎이를 판촉물 또는 홍보물로 인식하고 있었다. 돈을 주고 구매하는 제품이라고 사람들이 생각지 않았다. 인식을 바꾸기엔 너무나 어려웠다. 우선 가격이 책정되지 않았고, 고객들은 돈을 주고 손톱깎이를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에 익숙지 않았다. 해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 3일 동안 매일같이 부스오픈시간에 찾아가

2006년, 한 대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달랑 샘플만 들고 세계 최대 규모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미용 용품 전시회로 향했다. 기대를 안고 참가한 해외 전시회지만 막상 와보니 새로운 업체에게 눈길을 주는 바이어들은 많지 않았다. "답답하고 속상한 시간이었죠" 김대표는 가만히 앉아 기다리지 않았다. 부스 오픈시간에 맞추어 쌍둥이칼로 유명한 독일의 헹켈 부스로 매일 출근 도장을 찍었다. 상담을 요청했지만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우선 여기 한번 앉아보세요" 3일째 되는 날, 어렵사리 헹켈 담당자와 마주 앉을 수 있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신개념 손톱깎이에 헹켈 담당자들은 그 자리에서 2천 개를 주문했다. 기본적인 양산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해보기 위한 ‘테스트 오더’였던 셈이다. 헹켈과 거래를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다른 업체들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뒤이어 스위스의 빅토리녹스에도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헹켈과의 인연은 매년 200만 개 이상을 수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헹켈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공급받아 자신의 브랜드를 붙여 세계 120개국의 유통망을 통해 보카스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헹켈 공급 비중은 보카스 전체 매출의 1/4을 차지한다. "지금도 헹켈 담당자들은 '손톱깎이계의 삼성’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워줘요." 안정적인 매출처인 헹켈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직접 발로 뛴 김 대표의 영업 덕분이었다.


◎ 4배가량 비싸지만 매년 25만 개 팔려

회전형 손톱깎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대만·중국 등에서도 잇따라 특허를 획득했다. 2007년 대한민국발명대전에서 국무총리상, 2009년에는 금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을 평가받아 차세대 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손톱은 곡면인데 왜 손톱깎이 날은 수평일까?’라는 의구심에서 시작해 날이 손톱 등의 곡면과 일치하도록 아크 형태의 날로 만든 아크날 손톱깎이를 출시했다. 또한 깎인 손톱이 흩어지지 않게 날 아랫부분을 볼록한 형태로 만든 펠리컨 손톱깎이도 생산했다. 이 제품들 또한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특허를 획득했다.


제품은 꾸준히 팔렸다. 2006년 이후 매년 2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수출 대상국도 2006년 3개국에서 현재 20개국으로 늘었다. 이 회사의 손톱깎이 가격은 일반적인 제품보다 4배가량 비싼 8000원. 단순 계산으론 이 손톱깎이를 매년 25만 개씩 판매했다는 얘기다.


이후 제품의 품질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힘썼다. 손톱깎이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날의 강도와 절삭력에 집중했다. 열처리용 마르텐사이트계 스테인리스강만을 사용하여 특히 절삭력을 높였다. 스테인리스 특수강으로 만들어 수명을 10배가량 늘렸다. 대다수의 제조사들이 제조원가의 절감을 위해 철판을 사용하거나 크롬도금을 사용한다. 이 또한 남편의 현대 중공업 사업부의 경험으로 가능했다.


◎ 손톱깎이로 시작해 발각질제거기로 50억 대박

사실 손톱깎이는 제조업에서 특별한 상징성을 갖는 아이템이다. 손톱깎이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프레스·도금·열처리·연마 등 30여 공정을 거쳐야 한다. 종합 기술력의 산물인 셈이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제조설비 등 축적된 기술과 특허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어필될만한 아이템을 물색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발각질제거기다. 시중에 있는 발각질제거기를 테스트했지만 언제나 1%의 부족함이 있었다. 정말 제대로 된 거 만들어내자는 마음으로 시장조사부터 시작했다. 발각질제거기의 날 부분 연구에 힘썼다. 각질이 제거되면서도 피부 표피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았다. 234개의 초미세 안전 절삭 날로 특허도 획득했다. (제품 참고 클릭)


국내 시장에 내어놓았을 때 반응은 뜨거웠다. 물에 불릴 필요 없이 마른 상태의 발에 사용 가능한 점과 육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뛰어난 절삭력이 통한 셈이다. 고객만족도에서도 단연 앞섰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비롯해 신라면세점, 신세계 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아임 쇼핑 등에 입점하였다. 발각질제거기 덕분에 보카스는 작년 매출액 50억을 달성했다.


◎ 거래 업체가 샘플제품 들고 가 그대로 베끼기도

연구 끝에 따끈따끈하게 발각질제거기샘플이 나온 날이었다. 사무실에 방문했던 거래 업체에서 아내에게 가져다주고 싶다며 샘플을 들고 갔다. 샘플을 그대로 베껴 생산하기 시작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지 얼마지않아 뷰티 박람회에서 마주쳤다.


김대표는 "조용히 불러서 어차피 제품이 생산되었으니 우리에게 로열티를 지급하고 당당히 판매하라고 제안했죠. 저는 이런 문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중국에서 카피되는 건 몰라도 우리나라안에서 이렇게 카피하는 것은 제살 깎아먹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대답 대신 특허무효소송 소장이 날아왔다.


현재페이지1/총페이지2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고 승소했지만 반소가 이어져 현재진행형이다. "송사에 시달리는 건 원치 않지만 이 역시 사업의 한 부분이라 감내하고 이겨내고 있다"며 "시장에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바이어가 찾으면 찾을수록 그런 일은 더 빈번하게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 세계 어디에서든 제품을 볼 수 있는 게 꿈

매년 뷰티박람회를 꾸준히 나가고 있다. "저희가 독일에 철로 만든 제품을 판다는 것은 한국에서 외국인이 김치 파는 것만큼 힘든 일이었죠. 작은 손톱깎이 하나에 아이디어를 더하여 손톱깎이를 개발한 만큼 앞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고 싶습니다. 세계 어딜 가든 저희 제품이 보였으면 좋겠어요"


EDITOR - 잡컴퍼니 김승희

Photo - 잡컴퍼니 이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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