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45년 고민끝에 이탈리아 1호 매장을 만든 이유
조회수 2019. 3. 15. 11:28 수정
‘스타벅스’의 초록색 로고는 전 세계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스타벅스가 세계 최고의 커피 브랜드 자리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여태껏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그 흔하디흔한 스타벅스가 단 한곳도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스타벅스가 이탈리아에 착륙하였다. 상당한 고심 끝에 ‘이탈리아 진출’을 추진한 스타벅스이며 밀라노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이탈리아에도 초록색 물결이 넘실거리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강남역에서는 한 블록마다 볼 수 있는 스타벅스가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인 밀라노에는 여태 없었던 것일까?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인의 자존심이라고도 불린다. 이탈리아에서는 일반 가정집에서도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해 하루에 에스프레소 세 잔씩은 꼭 마신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정도로 에스프레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탈리아인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세기 초반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커피 추출 방식이 에스프레소이다.
그러다 보니 이탈리아인들에게 아메리카노는 익숙하지 않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가 너무나 썼던 미국인들이 이를 희석시켜 탄생시킨 커피이다. 실제로 에스프레소에 따뜻한 물을 부은 것이 아메리카노이다. 결국 에스프레소에서 파생된 커피이지만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이탈리아였기 때문에 스타벅스의 이탈리아 진출은 매번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커피의 본고장’ 이탈리아는 스타벅스가 가장 진입하고 싶었던 시장 중 하나였다. 이탈리아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욕심을 계속해서 드러냈던 호와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이다.
스타벅스는 77개국에 약 2만90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에 매장 하나를 내지 못했다. 워낙 이탈리아인들의 태도가 완강하여 그 계획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9월 6일자부터 밀라노의 스타벅스 1호점이 드디어 영업을 시작했다.
스타벅스가 오랜 고민 끝에 큰 결심을 내린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탈리아 현지의 반응은 다소 비관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설문조사 결과, 87%가 스타벅스 진출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스타벅스 진출에 대해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처럼 보인다. 청년층은 보다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 그나마 희망적이다.
스타벅스는 우선 ‘고급화’전략을 내세워 이탈리아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고자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두 군데 밖에 매장이 없었던 리저브 로스터리 프리미엄 매장을 이번 밀라노에 오픈한 것만 봐도 스타벅스의 큰 포부를 느낄 수 있다. 리저브 로스터리는 로스팅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스타벅스만의 프리미엄 매장 중 하나이다.
또한 스타벅스는 밀라노 매장의 크기와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에도 남다른 공을 들였다고 한다.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 매장’이라고 불릴정도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장엄한 매장 크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이탈리아 현지 느낌을 살린 고풍스러운 외관에 모던한 내부 인테리어까지 관광명소가 되기에도 충분해보인다.
특히나 매장 인테리어에서 스타벅스 특유의 느낌을 지운 것이 이탈리아 현지인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전략책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밀라노 매장에서는 이탈리아 제과 브랜드인 Rocco Princi와 제휴하여 현장에서 화덕으로 정성스럽게 구워진 빵도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프라푸치노 종류를 판매하지 않는 등 이탈리아 적응 전략을 펼치고 있는 스타벅스이다.
다행히도 오픈 첫 날부터 일주일이 지날 때까지 스타벅스 앞은 여전히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적어도 이탈리아인들의 관심을 사는데는 성공한 듯 싶다.
매장의 위치적 이점도 크다고 하니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스타벅스 이탈리아 1호점이다. 과연 스타벅스가 이탈리아 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사람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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