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전염병에 대처하는 7가지 유형

조회수 2021. 2. 11.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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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피' 사건에 나타난 전염병 대유행시 사람들의 행동패턴

많은 유저들이 동시에 접속해서 상거래, 전쟁 등 다양한 상호작용을 이루는 온라인 게임, 특히 MMORPG는 가상의 세상이라고 치부하기엔 현실과 너무도 닮아 있다. 게임세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해프닝들은 종종 현실세계의 주목을 받고 연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게임 속 사건 중 현실에서 가장 크게 이야기 된 것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에서 벌어진 ‘오염된 피 사건’이다. 2005년 9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북미 아즈샤라 서버에서는 전염병이 번져 유저 대부분이 죽임을 당하는 이른바 오염된 피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BBC와 CNN등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많은 학술논문의 인용자료로 쓰였다. 미국 테러정보연구센터는 이 사건에서 유저들이 보인 행동이 테러리스트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연구모델로 삼았으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연구를 위해 제작사인 블리자드에 자료 일체를 요구했으나 블리자드는 단순한 버그일 뿐이라며 자료 제공을 거절했다.

오염된 피 사건의 원인은 단순한 게임 내 버그였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게임 속 ‘줄구룹’이라는 특정 지역에는 ‘학카르’라는 보스몬스터가 있었다. 이 보스몬스터는 유저의 체력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히고(일명 디버프) 주위 유저에게 피해를 전염시키는 오염된 피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원래 이 디버프는 줄구룹을 빠져 나오면 해제되게끔 설정되어 있었으나, 사소한 프로그램 오류로 디버프가 해제되지 않았고, 도시 전체에 오염된 피가 전염되기 시작했다.


얘가 문제의 '학카르'다

전염률은 100%. 백신 같은 건 없었다. 유저의 체력을 순식간에 깎는 ‘오염된 피’는 대도시 인구 전체를 몰살시키기에 충분했다. 레벨이 높은 유저들은 스스로 치유하며 버텼지만 레벨이 낮은 유저들은 감염 후 몇 초 만에 죽임을 당했다. 오염된 피는 여러 대도시를 넘나들며 대유행하기 시작했고 게임 속 주요 대도시들은 ‘시체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뭐 얼마 안 죽은 거 같이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끔찍하다

이 사건은 블리자드 측이 버그를 수정하고 게임서버를 리셋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염된 피’가 대유행하는 동안 유저들이 보인 행동이 실제 전염병이 유행할 때 보일 수 있는 행동과 유사했다는 점이다.

학카르 (바이러스)



사냥꾼의 펫(전염원)



도시의 NPC (슈퍼감염자)



플레이어 (2차 감염자)

만약 전염병이 유행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까? ‘오염된 피’ 사건에서 나타난 7가지 유형을 통해 예측해보자.




1. 고독사형


홀로 구석에서 죽음을 택하는 유형. 혹시나 자신의 병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까 걱정하며 조용히 죽을 장소를 찾아 다닌다. 치료할 능력 없는 대다수의 유저들이 이런 죽음을 택했다.




2. 나이팅게일형

출처: 영화 '타워'
재난영화에 등장하는 클리셰, 꼭 한명이 죽어야 더 큰 재앙을 막을 수 있다.

다른 유저들을 살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치유마법을 쓰는 유형. 아무리 힐을 쏟아 부어도 살릴 수 없다는 걸 잘 알지만, 그들은 ‘힐러’라는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했다. 재난영화에서 종종 이런 유형의 헌신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3. ‘나 혼자 산다’형

죽어가는 사마리아인을 외면한 제사장

다른 유저는 등한시하고 자신만 치료하는 유형. 그래 봤자 조금 더 수명이 연장될 뿐이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누가 이기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얄밉지만 이해할 수 있는 유형




4. 물귀신형

출처: 워킹데드
너도 죽어라!!!

자신만 죽을 수 없다며 전염병을 전파하는 유형. 꾸역꾸역 다른 도시까지 건너가서 병원균을 전파하거나 아직 감염되지 않은 유저들을 보면 적극적으로 다가가 비벼댔다.




5. 선동가형

출처: 영화 '화려한 휴가'

시시각각 상황을 전파하며 위험을 알리는 유형. ‘어느 쪽으로 가시면 죽어요’, ‘지금 여기가 제일 안전해요’ 라며 곳곳에 전파한다. 물론 잘못된 정보를 알면서도 퍼 나르거나 광역 어그로를 끌기 위해 악의적으로 왜곡해 전파하는 유형도 섞여 있다




6. 사기꾼형

출처: 영화 '연가시'
백신 팔아요~~~~

난리통에 가짜 백신을 판매하는 유형. 사람들이 눈앞에서 죽어 나가도 꿈쩍 않고 자기 실속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는 유형이다. 저레벨 혹은 신규 유저들에게 생소한 물약을 들이대며 ‘이 물약을 마시면 오염된 피가 해제된다’며 고액을 요구하는 방식의 사기를 치고 다닌다. 가뜩이나 절망적인 상황에 혼란만 더 가중시키는 존재들이다.




7. 지도자형

출처: 영화 '화려한 휴가'


혼란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앞에 나서는 유형. 감염된 피 사건 당시 몇몇 유저들은 저레벨 캐릭터들을 감염지역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대피시키고 안전 지역 앞에서 감염자가 오지 못하게 통제하며 힐러들을 모아 체력이 떨어지는 유저들을 집중적으로 치유하도록 지휘했다. 이들은 ‘의지가 있으면 회복된다’는 말 대신 행동을 보이며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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