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 대선의 숨겨진 다섯 가지 사실

조회수 2020. 11. 6. 10: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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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는 그렇게까지 틀리지 않았다.

1. 오하이오는 이제 스윙 스테이트가 아니다


초반 선거에서 플로리다가 제법 쉽게 트럼프에게 넘어가며 잠시 눈길이 쏠렸던 곳은 2004년 선거 판세를 결정했던 오하이오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오하이오마저 8%p 차로 여유롭게 바이든을 따돌렸다.


이는 오하이오의 인구 구성 문제에서 기인하는 바가 큰데, 오하이오의 인구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블루컬러 노동자들이 제조업 쇠락으로 인해 줄어들고, 농업 종사자의 비중이 높아지는가 하면 총인구 숫자 역시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정체 중이다. 이 때문에 오하이오의 교육 및 소득 수준 등은 미국의 평균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이는 위스콘신, 미시건 등 주요 러스트 벨트가 보여 주는 공통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즉 오하이오가 슬금슬금 공화당 성향으로 물들듯이 향후 러스트 벨트는 꽤 오랜 기간 스윙 스테이트스러운 존재로 민주당을 괴롭힐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무튼, 조 바이든은 1960년 존 F. 케네디 이후 60년 만에 최초로 오하이오에서 패하고도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




2. 텍사스와 조지아는 10년 내 Lean D 로 바뀐다


하지만 잃는 것이 있다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민주당은 러스트 벨트를 장기적으로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지만 반대로 새로운 산업이 진입하는 곳은 점점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곳이 텍사스와 조지아다.


텍사스의 경우 이번에 트럼프가 약 5.9%p 차로 승리하긴 했으나, 2016년 힐러리와의 대결 때의 표차인 9%p 를 4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였다. 아마 이번에 2018년 중간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베토 오로크가 상원 출마를 했다면 공화당은 텍사스에서 상원을 빼앗길 수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베토의 불출마가 아쉽다.)


한편 조지아는 현재 개표가 95% 진행된 와중에 애틀랜타와 그 주변 카운티에서 바이든 몰표가 쏟아져 나와 트럼프 대통령을 잔뜩 긴장케 하고 있다. 조지아 역시 남부 레드 스테이트의 핵심이었던 와중에 빠른 속도로 블루화됐다는 특징이 있다.


텍사스와 조지아의 이런 변화는 사실 공화당의 자업자득이기도 한데, 공화당 주지사들이 주 경제를 발전시키려 적극적으로 각종 외국 기업들의 사업장을 유치한 결과, Minority 들과 청년층 유입이 많아지고 이들이 결국 기층에서부터 정치 구조를 뒤흔든 것이다.

출처: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민주당 대선 후보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 여론조사는 그렇게까지 틀리지 않았다.


16년 트럼프 당선 당시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는지, 미국의 여론조사 업체들이 또 다시 틀렸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러나 잘 보면 전부 다 틀린 것은 아니며 사실상 영판 다른 결과가 나온 곳은 플로리다 정도이다.


오하이오는 본디 여론조사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Lean R 성향이 점차 강해지는 곳이어서 트럼프가 여론조사부터 지속적으로 5%p 이상 리드하던 상황이었고, 플로리다 같은 경우 바이든이 근소하게 앞섰으나 실제 선거 결과 약 3%p 차로 밀렸다.


그 이외 러스트 벨트는 여론조사 예측보다는 다소 격차가 좁혀졌지만 바이든이 탈환해 왔고, 펜실베이니아는 거의 1%p 안쪽의 경합, 노스캐롤라이나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이번 미 대선에서 여론조사가 그렇게까지 틀린 것은 아니다.


사실, 선거인단의 숫자만 놓고 보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 바이든이 남은 5개 주를 싹쓸이하면 선거인단 321명을 확보하게 되는데 이 경우 결과만 생각하면 바이든 압승이다. 즉 미국 대선에서의 압승과 참패는 선거 과정이 아닌 선거인단 숫자로 결정이 되다 보니 이러한 착시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여론조사가 틀린 것이 있다면 바이든이 ‘쉽게’ 낼름 압승할 것이라 예측한 점 정도이다.




4. 히스패닉은 언제나 민주당의 친구가 아니다


마이너리티가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미국 선거에서는 하나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그 상식에 균열이 발생했다. 히스패닉이 대거 공화당 성향으로 Shift 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실제로 투표 종료 후 뉴욕타임스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Majority 히스패닉 카운티의 투표 성향은 61% 민주당에서 51% 공화당으로 무려 12%p 가 한꺼번에 이동하였으며, 줄잡아 36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소위 ‘Cuban Neighborhood’ 들은 14%p 가 공화당 성향으로 이동했다.


때문에 쿠바계 라티노의 지지를 제대로 얻지 못한 바이든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 힐러리보다도 못한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고 이는 플로리다의 상실로 이어져 대선의 장기화를 초래한 직접적 요인이 됐다. 바이든 캠프의 전략적 실패다.


이는 현재 주로 미 남부와 플로리다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히스패닉 메이저리티 카운티가 우리 생각보다 상당히 보수적이며, 또한 이들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은 쿠바 또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중남미 독재 국가에서 이민을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트럼프의 공산주의 타령이 아주 잘 먹히는 코호트이기도 하다.




5. 민주당은 이겨도 이긴 선거가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많은 언론사들은 D/D/D (대통령, 상하원 모두 민주당) 또는 R/D/D (대통령만 트럼프, 상하원은 모두 민주당) 을 예상했다. 사실 RDD의 경우 트럼프는 재선 임기의 절반을 식물 대통령으로 보내야 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공화당의 상원 수성이 예상되고, 민주당은 하원에서 18년 중간선거 때 따냈던 의석들을 줄줄이 상실하면서 그 누구도 재미를 보지 못하는 선거가 돼 버렸다. 현재 민주당은 하원에서만 6석을 잃었고, 상원은 49:51 로 공화당이 우세를 지킬 전망이다.


생각 외로 민주당은 자신들이 무엇을 잘 하고 잘못 하고 있는지를 똑바로 계산하지는 못하는 듯 하다. 샌더스나 AOC가 하자는 대로 겉으로 멋져 보이는 정책만 수행하는 민주당이 됐다가는 10년 내로 민주당은 캘리포니아 자민련으로 추락하게 될 것이다. 플로리다에서는 블룸버그가 벌금까지 대납한다며 호언했으나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결국 민주당은 바닥 민심을 아직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속수무책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오하이오를 보고서도 아무 생각이 없다면, 텍사스에 아무리 유색인종 청년층이 늘어난들 무슨 상관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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