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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독박육아 중인 여자보호자가 강형욱 말에 눈물 쏟은 이유

조회수 2020. 10. 14.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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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육아의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매우 흡사하지 않은가.

동거 중인 두 명의 보호자와 두 마리의 반려견. 언뜻 보기엔 괜찮은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 보호자를 정해 한 마리씩 전담해서 양육하면 되니 말이다. 그리하면 산책을 시키기도 수월하고, 배변 훈련 등을 진행하기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언제나 '독박'을 쓰는 누군가에 의해 굴러가기 마련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를 찾아온 사연도 마찬가지였다.


웰시 코기(Welsh corgi) 로키(9개월, 수컷)와 프렌치 불독(French Bulldog) 시져(9개월, 수컷)는 활발해도 너무 활발했다.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많은 견종들이기도 했지만, 다소 정신사나울 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다. 집 안에는 개들이 물어뜯은 흔적이 가득했다. 보호자들은 중간 수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다행히 사람에 대한 입질은 없었다.

출처: KBS '개는 훌륭하다'

"장난이 싸움으로 쉽게 연결이 돼요. 6개월에서1년 정도 후에는 모든 것이 싸움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요." (강형욱 훈련사)


문제는 로키와 시져가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놀잇감을 가지고 놀다가 신경전이 벌어졌고, 이후 싸움으로 번져 육탄전이 벌어졌다. 결국 유혈사태가 발생한 후에야 다툼은 끝이 났다. 시져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본 여자 보호자의 얼굴에 수심이 어렸다. 같은 시기에 함께 입양해 잘 지내오던 로키와 시져는 한순간에 앙숙이 돼 격렬히 싸워댔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


여자 보호자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생각에 산책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었다. 왕복 1시간 코스에 냄새를 맡는 시간까지 더해서 한 마리당 총 2시간이 걸렸다. 두 마리를 '혼자' 산책시켰으니 총 4시간이 필요했다. 강형욱 훈련사는 "산책 지옥에 빠졌"다며 보호자의 열의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보호자는 지금과 같은 일상에 지쳐 있었다. 이른바 '독박 반려견 육아'가 버거웠던 것이다.


혼자 두면 외로울까봐 두 마리를 동시에 입양했지만, 그 때문에 양육의 고충은 훨씬 더 커졌다. 게다가 남자 보호자는 '약속'과 달리 사실상 반려견 양육에 뒤짐만 지고 있었다. 산책도 한 달에 세 번 정도밖에 동행하지 않았다. 그마저도 여자 보호자가 채근해야 겨우 따라나설 뿐이었다. 남자 보호자는 입으로는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출처: KBS '개는 훌륭하다'

보호자들과의 상담을 시작한 강형욱 훈련사는 의견 대립이 생긴 게 언제쯤이냐고 질문했다. 남자 보호자는 3개월 차부터 바로 드러난 것 같다고 대답했다. 처음엔 제법 훈육에 참여했던 남자 보호자는 강압적인 방식으로 배변 훈련을 했고, 그럼에도 배변 실수가 잦자 화를 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했다. 이후에는 점차 손을 떼게 됐고, 일을 한다는 핑계로 아예 방관하게 된 것이었다.


흥미로운 건 두 사람이 하는 고민의 지점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여자 보호자의 고민은 현실적이었던 반면 남자 보호자는 '독박' 양육을 하고 있는 여자 보호자의 고충을 듣는 게 힘들었다. (요가 강사인 여자 보호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강제 휴업 중이었다.) 남자 보호자는 사전 촬영 후 약속햇던 산책도 생활 패턴을 바꾸기 힘들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다. 이어지는 건 변명이었다.


"반려견들이 당장 바뀌지는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보호자들이 행복할 수 있는 딱 하나의 방법은 말하는 걸 실천하는 거예요." (강형욱 훈련사)


전반적인 사정을 눈치챈 강 훈련사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지 않느냐'고 질문했고, 여자 보호자는 밀려오는 서운함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건 반려견 양육에 대한 문제이지만, 실상 현실 속 육아의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매우 흡사하지 않은가. 강 훈련사는 당장 반려견의 변화를 바라기보다 우선 말뿐인 남자 보호자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못박았다.


그때 로키가 시져의 목줄에 입질을 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시져가 그에 반응하자 로키는 시져를 물어버렸다. 갑자기 공격을 한 것이다. 강 훈련사는 재빨리 둘 사이에 개입해 싸움을 말리려 했다. 큰 싸움으로 번지진 않았지만, 좀처럼 흥분 상태가 가라앉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잠잠해질 수 있었다. 여자 보호자는 이런 상황이 하루에 10번 이상 벌어진다고 했다.

출처: KBS '개는 훌륭하다'

그렇다면 이 싸움의 원인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본 여자 보호자는 자신이 시져를 챙길 때 다툼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아마도 부러움 또는 질투가 이유였던 셈이다. 강 훈련사는 지금 만난 게 천만 다행이라며 3개월 뒤에 만났다면 고민이 아니라 선택을 해야 했을 거라며 보호자를 안심시켰다. 아직 어린 로키와 시져는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우선, 주 보호자를 정해야 했다. 그리되면 두 반려견이 사이도 훨씬 좋아진다고 조언했다. 관계 개선을 위해 개별성을 강화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간식을 이용한 켄넬 훈련을 통해 각자의 공간에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 또, 상호 작용 훈련과 스트레스 완화 훈련까지 진행됐다. 집 안의 물건을 뜯는 로키와 시져의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였다. 나쁜 기억을 없애줌으로써 더 이상 물어뜯지 않게 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얘네들이 알아요. 남자 보호자가 이 집을 리드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개들이 리드하고 있는 사람이 산책에 참여할 때 정말 기뻐해요." (강형욱 훈련사)


로키와 시져의 나쁜 습관들을 고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로키와 시져의 싸움은 질투심을 자극하지 않으면 해결될 일이었고, 배변 실수는 산책을 자주 함으로써 풀어나갈 수 있었다. 집 안의 물건을 뜯는 습관도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자 고쳐졌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남아 있었다. 그건 남자 보호자의 소극적인, 사실상 무관심한 반려견 양육 태도였다.


강 훈련사는 끝으로 또 한번 강조했다. 남자 보호자에게 산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개들도 집을 리드하고 있는 보호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보호자와 함께 산책을 할 때 정말 기뻐한다고 설명했다. 강 훈련사의 조언이 통했을까. 다행히도 프로그램 말미에는 남자 보호자가 산책에 참여하는 영상이 담겨 있었다. 이렇듯 반려견 양육에 있어서도 보호자 간의 상호 협력은 더없이 중요하다.


by 버락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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