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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아빠보다 엄마들을 더 힘들게 할까?

조회수 2020. 9. 22. 12: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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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이 여성 노동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는 아빠들보다 엄마들을 힘들게 한다.” 라는 명제는 과연 참일까 거짓일까. 코로나로 인해 양육 실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저 명제는 그렇게 규명하기에는 간단치가 않다. 비대면 교육으로 인해 여성 노동의 문제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대면 교육과 여성 노동 문제는 과연 어떠한 흐름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NYT 는 이를 아래와 같이 추적한다.

1. 비대면 교육은 사실상 ‘수업’ 의 기능을 제외한 모든 생활 관리가 교사에게서 부모로 이관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결국 수업 참여도 역시 부모의 케어가 결정하게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가 그 역할을 담당하느냐이다.


2. 실제로 미국에서는 2020년 초 기준 약 785 만 명의 성인 여성이 리테일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데,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대면 리테일의 일자리는 무려 65% 가 감소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타 업종 대비 현저히 낮은 노조조직률
(2) 상당수가 Part-Time Job 으로 구성
(3) 싱글맘의 비중이 높은 편

3. 한편 미국 싱글맘의 경제 활동 참여율은 지난 1990년 이후로 급증해 약 80% 수준에 이르렀으며, 미국내 한부모 가정 역시 80% 가 여성이 가장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실질적 결혼 상태가 아니지만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은 대다수가 여성이며 또한 이들 대다수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4. 그러므로 팬데믹 과정에서 이러한 환경에 처한 여성들은 사실상 그나마 높지도 않은 소득과 자녀의 비대면 교육에 대한 케어 중 하나를 양자택일할 상황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NYT 의 케이스를 살펴보면 많은 여성들이 근무 시간을 스스로 축소하고 있다.


5.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과연 미국에서만 발생할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 어제부로 등교를 시작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실제로 현장 교사들의 견해에 의하면 경제 활동과 양육 중 양자택일을 강요당하거나 전자를 택하는 가정의 경우 학업 성취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6. 즉 학업의 격차라는 것이 단순히 소득으로 인한 사교육의 여부로만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소득이 낮은 계층은 일자리 안정도 역시 낮기 때문에 사실상 몇 푼 되지 않는 소득마저도 포기해야 할 환경에 내몰려 있고, 소득이 높은 계층은 일자리도 보전하며 교육도 이전과 같이 수행하기 때문에 생활관리 차원부터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7. 결국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도 및 그 이후 약 3-4년간의 대입 수능 난이도 문제까지 이어지게 된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로 이러한 격차들이 대입까지 이어져 결국 비가역적 사회 격차로 그 흉터를 남길 수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들은 과연 마데카솔과 후시딘으로 회복될 수 있는 문제일지 우려스럽다. 실제로 교육 현장에 종사하는 지인의 경험에 의하면, 한 학기 내내 비대면으로 삼각함수를 가르쳤지만 실제로 등교를 하니 sin/cos/tan 의 철자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즉 학습이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비대면의 한계를 반드시 인식해야만 한다. 경기 침체는 재정과 금융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사회적 격차는 한번 그 흉터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한 계층의 평생을 지배하게 된다. 실제로 비대면으로 수업을 한다 한들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가 구글 행아웃 접속이 가능하기나 하겠는가.


결국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인프라망의 결함이나 그간 숨겨져 왔던 사회의 상처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낼 때가 됐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고 우리는 이제 확진자 수로부터 다른 것들로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됐다는 뜻이다.



by 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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