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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본 세상이 엉망진창인 이유

조회수 2020. 8. 20. 10: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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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범죄, 테러, 납치 등 폭력 사건이 실제보다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범죄, 테러, 납치 등 폭력 사건이 현실보다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지 궁금한 적이 있나요? 왜 사회에 대한 신뢰는 점차 낮아질까요? 왜 사람들은 겁에 질려 있을까요?

심리학과 컴퓨터 과학 분야의 사회과학 전문가가 위 질문에 대해 대답합니다. 그것은 과거 사회에서는 유용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문제시되는 편향 때문이라고 말이죠.


이는 한때 우리를 위험에서 구했던 본능이기도 하지만, 현재엔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전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모두를 비관론자로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 주문을 깰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지적, 사회적 편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와 편향을 강화하는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의 알고리듬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


1973년 심리학자 에이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의 저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이 처음 설명한 가용성 편향은 최근에 들은 정보의 사건이 실제보다 더 흔하게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사실 이는 삶의 결정을 적은 정보에 기반해 내릴 땐 유용한 편향이었죠. 하지만 이제 우리는 정보의 소방호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보가 흘러넘친다는 얘기죠.


가용성 편향은 '해변에선 익사할 확률이 더 높음에도 사람들은 왜 상어의 공격을 두려워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비행기 사고로 죽을 확률이 훨씬 더 높음에도 테러를 더 무서워하죠. 실제로는 그들이 길을 걷다가 죽임을 당할 확률이 몇 배나 높습니다.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라고도 알려진 이 편향은, 아이들이 지켜보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노는 것을 부모들이 두려워하는 이유입니다. 현재가 미국에서 아이로 살아가기에 가장 안전한 시기임에도 말이죠.

출처: L.M._Glackens

1800년대 후반 황색 저널리즘 내지는 선정적 저널리즘이라고 불리는 보도 행태가 나타난 이래론 미디어가 이 편향에 큰 영향을 행사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아동의 독립성을 옹호하는 비영리단체 렛그로우의 대표 리노어 스커네이지(Lenore Skenazy)는 아동 유괴, 상어의 습격,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우리의 뒷마당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 것은 인터넷이라고 말합니다.



극단 편향(extremity bias)


생각의 전파를 연구하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교수 조나 버거(Jonah Berger)는 우리는 군중 속에서 또 다른 사회적 편향을 가진다고 말합니다. 청중을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 극단적인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경향을 극단 편향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이야기는 은은하게 빛나지만, 부정적인 이야기는 고대 구전 전통의 과장된 이야기처럼 무시무시하죠.


온라인에서 이러한 경향은 심해집니다. “온라인의 거대한 청중을 사로잡기 위해 우리는 극단적인 이야기를 공유해 관심을 얻고자 합니다”라고 버거 교수는 말합니다. “과장된 표현들이 증가하는 것을 보세요, 사건들은 '그냥 흥미롭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긍정적, 부정적 반응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더 멀리 퍼져나갑니다. 예를 들면 모르는 사람에게 납치당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우리는 분노와 독선의 감정을 동시에 가진다고 스커네이지는 말합니다. 우리는 격분한 만큼 사건에 대한 경보음을 울리며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는 “분노와 선의 이중고죠.”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우리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관점과 일치하는 정보를 찾고자 하는 경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죠. 이것이 확증 편향입니다. 역설적이게도 확증편향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정보 조작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진화해온 결과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구글이 본인에게 비판적인 뉴스 기사를 더 눈에 띄게끔 했다는 주장으로 보수 진영을 자극했습니다. 바로 이 사건으로 확증편향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구글은 자신들의 검색 결과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았다고 밝혔죠.

출처: 연합뉴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듬은 우리를 여러 집단으로 묶은 뒤 우리가 기존에 흥미를 느꼈던 것과 더 일치하거나 덜 일치하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수백만의 사람들이 현실에 대한 관점이 일치하지 않는 집단들로 나눠지고 양극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납치가 증가한다거나 백신이 자폐증의 원인이 된다는 부정확한 정보가 에코체임버(echo chamber)* 중 하나를 오염시키게 되면 이제 해당 정보가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확인은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에코 체임버 : 특정 성향의 개인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인터넷 사이트 역시 그 성향의 사용자에게만 매력적인 콘텐츠를 계속 제공함으로써 서로 간의 메아리만 들을 수 있는 확증편향 상황 (주간조선 기사 "필터버블의 덫")



알고리듬의 영향


사용자의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는 알고리듬은 우리의 편향을 이용하거나 또는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그 편향을 부추깁니다. 둘 중 어떤 식이라도 정신 건강 문제나 정치적 극단화 등을 만들어냅니다.


최종적으로 우리는 만든 사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실이 아닌 것을 믿게끔 최적화돼 있는 시스템을 가지게 됩니다. 페이스북, 구글과 유튜브의 모회사인 알파벳, 다른 기술 관련 기업들이 역사상 가장 크고 널리 퍼지고 수익성이 있는 오해를 생산하는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의 최고 책임자 마크 저커버그는 2017년 한해를 페이스북의 여러 문제를 고치는 데 쓰겠다고 약속했었죠. 또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시간이 "잘 쓰이게끔" 만드는 것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은 러시아가 페이스북을 이용해 2016년 미국 대선에 지장을 준 것과 같은 조작에 플랫폼이 덜 취약하게 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조치의 영향과 상관없이 사람들은 페이스북에서 더 적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콘텐츠 관리를 보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유튜브는 사람들이 속보를 검색할 때 권위 있는 뉴스 출처를 먼저 보이게끔 만들겠다고 했죠. 또한, 최근 오보(혹은 가짜뉴스)를 올리는 계정들을 중지시켰습니다. 이런 조치가 사용자들의 서비스 이용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심하는 사람들은 이 칼럼 자체도 인지 편향의 결과라고 주장할지 모릅니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는 “어느 때보다 지금 시계열 데이터로 증명되지 않은 관찰에 대해 항상 의심하고 있습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의 산물이거나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좋은 소식은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신경 윤리학자 피터 라이너가 말한 것처럼 인지 편향에 대해 아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편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앎으로써 우리는 스스로 면역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Christopher Mims)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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