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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백종원 초라하게 만든 사장님의 '덮죽' 노트

"갑자기 내가 초라해지는데? 해줄 게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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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골목식당'

"죽이요? 괜찮겠는데요?"


모든 건 백종원의 한마디에서 비롯됐다. 물론 백종원은 여러 선택지 가운데 제법 괜찮은 답쯤으로 여겼던 것이지만, 지난 1년 동안 열정을 쏟았던 돈가스를 포기하고 새로운 목표를 찾고 있던 수제냉동돈가스집 사장님에게는 오롯이 매달릴 돌파구가 됐다. 덮죽은 그에게 죽은 돈가스를 대신해 온 마음과 정성을 쏟을 무언가였고, 고단한 삶을 지탱할 동아줄이기도 했다.


지난 주에 방송된 수제냉동돈가스집은 돈가스보다 음료가 많이 팔리는 곳이었다. 애초에 동생들이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퓨전주점을 차렸다가 실패하고, 이후 브런치카페로 바꿨다가 그마저도 시원치 않아 돈가스집으로 변경된 가게이다보니 그 정체성이 모호했다. 당연히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급기야 아버지가 갑상선 암을 앓으면서 사장님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사장님은 돈가스를 통해 성공하고 싶었다. 허나 돈가스를 파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이라는 걸 뻔히 알고 있는 백종원은 그런 사장님의 의욕이 염려스러웠다. 그래서 차라리 잘하는 것, 그러니까 음료 쪽이 낫지 않겠냐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장님은 쉽사리 고집을 꺾지 않았다. 돈가스 하나만 바라보고 쏟은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리라.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사장님은 돈가스를 통해 성공하고 싶었다. 허나 돈가스를 파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이라는 걸 뻔히 알고 있는 백종원은 그런 사장님의 의욕이 염려스러웠다. 그래서 차라리 잘하는 것, 그러니까 음료 쪽이 낫지 않겠냐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장님은 쉽사리 고집을 꺾지 않았다. 돈가스 하나만 바라보고 쏟은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리라.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백종원은 사장님에게 손님 30명을 한꺼번에 받아보라는 미션을 줬다. 방송이 되고나면 손님이 몰릴 게 분명한데, 이를 미리 경험해 보도록 한 것이다. 아마 의욕만으로도 장사를 할 수 없다는 걸 가르쳐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사장님은 한번 해보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이윽고 제작진이 투입됐고, 사장님은 차분히 돈가스를 튀겨나갔다. 그러나 장사는 사장님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30개의 돈가스를 튀기기에 소형 튀김기는 한계가 있었다. 한 두개씩 튀기던 평소와 달리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손이 부족해서 국은 제때 서빙되지 못했고, 밥솥의 밥은 금세 바닥이 났다. 음식이 나가는 속도는 현저히 떨어졌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해야만 했다. 제작진이 참여한 모의 상황이었기에 망정이지 진짜 손님들을 받았다면 아찔한 상황이었다.


결국 30인분의 돈가스를 모두 제공하는 데 2시간이 훌쩍 넘게 소요됐다. 사장님은 좌절감을 느낀 듯했다. 이후 제작진과의 대화에서 사장님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했다. 백종원의 말처럼 돈가스는 무리였다. 사장님은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할 수 없어서 행복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사장님은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메뉴를 고민해야 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촬영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물론 제작진이 사장님과 꾸준히 통화를 하며 연락을 이어갔지만, 백종원의 구체적인 솔루션이 진행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장님 입장에선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었던 백종원은 소수의 제작진과 함께 포항으로 향했다. 물론 큰 기대를 했던 건 아니었다.


"갑자기 내가 초라해지는데? 해줄 게 없으니까"


그러나 촬영을 할 수 없었던 지난 3개월은 사장님에게 전화위복으로 작용했다. "뭔가를 하게 되면 되게 정성껏 해요"라던 사장님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예고도 없이 나타난 백종원을 반갑게 맞이한 사장님은 노트 3권을 내밀었다. 그건 무려 100여 가지의 레시피가 빽빽히 담긴 연구 노트였다.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백종원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장님은 '덮죽(소라 돌문어 덮죽, 시금치 소고기 덮죽)'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다. '덮밥'을 변용한 아이디어였다. 백종원이 '죽도 괜찮다'고 얘기한 이후부터 줄곧 매달린 끝에 개발한 메뉴였다. 생소한 메뉴에 낯설어하던 백종원은 덮죽을 맛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의 솔루션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수준급 결과물을 만들어낸 사장님의 노력에 감탄한 것이다.

분명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이 중단된 3개월은 사장님에게 위기였다. 기존 메뉴인 돈가스를 포기해야 했고, 기뜩이나 적었던 매출은 더 떨어졌다. 그러나 사장님은 좌절하기보다 자기 개발에 매진했다. "오히려 나는 더 생각도 많이 하고 요리 연습도 할 수 있었"다는 사장님의 태도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서둘러 솔루션이 진행됐다면 얻지 못했을 값진 경험이었다.


<골목식당>에 출연하는 사장님들은 대개 백종원에게 의존하려고 한다. 쉽게 말해 떠먹여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백종원은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해야만 초심을 지켜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제냉동돈가스집 사장님은 덮죽을 개발하며 백종원을 놀라게 만들었다. 백종원을 초라하기 만들 정도의 노력, 이런 사장님만 있다면 <골목식당>도 걱정이 었을 것이다.


by 버락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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