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짐머만(Jonathan Zimmerman)은 그의 저서 “Too Hot to Handle: A Global History of Sex Education”을 통해 성교육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1. (공교육 과정에서의) 성교육은 성병을 막기 위해 처음 도입

현대 공교육에서 성교육이 처음 도입된 건 20세기 초 미국에서였습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공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던 미국은 각종 사회 문제를 공교육을 통해 미연에 방지하고 해결하자는 믿음에 근거해 공중보건 분야에서 큰 우려를 자아내던 성병(sexually transmitted disease) 예방을 목표로 성교육을 도입했습니다. 1920년에 이르면 전체 고등학교의 40%가 성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동물과 식물이 어떻게 번식하는지에 관한 내용을 가르치거나 질병을 예방하는 전반적인 교육의 일환으로 성병 예방 수칙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20년 뒤 설문조사에서 당시 고등학생의 8%만이 성교육을 통해 섹스와 성에 대해 실질적으로 배웠다고 답했습니다.

2. 성교육을 맡는 교사들에게 따르는 부담, 위험

일반 교사들은 다른 과목과 달리 성교육을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갖은 선입견이 심했던 과거에는 특정 교사들은 성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노처녀 교사는 (아마도 성 경험이 많지 않을 거라는 이유로 성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 아직 결혼을 안 한 여교사도 (혼전 순결이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던 풍토 탓에) 안 된다, 동성애자도 안 된다는 식이었죠. 결혼 전에 성관계를 갖는 것이나 올바른 피임법을 가르쳤다가 동네에서 쫓겨난 교사들의 사례도 과거에는 심심치 않게 있었습니다.

3. 성교육이 폭동으로 이어지기도

1933년 멕시코 정부는 모든 공립학교에 성교육 의무화 법안을 발의합니다. 그러자 일부 국민들이 성교육 의무화는 공산주의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나섰고, 고등학생 세 명이 멕시코시티 광장에서 성교육은 자신들의 또래 여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거라며 시위를 벌이다 체포됩니다. 이들은 또래 학생들에게 등교 거부를 제안하며 단식에 돌입했고, 이를 둘러싼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기도 했습니다. 성교육 의무화가 공산주의 정책이라는 건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련 공산당도 1930년대 들어 성교육 지침을 모두 폐지하고 학교에서 성교육을 금지시켰기 때문입니다.

4. 제대로 섹스와 성을 처음 가르친 나라는 스웨덴

197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나라의 성교육은 결혼과 엮여있었고, 성병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있었습니다. 자유로운 성의 개념을 성교육에 처음 반영한 나라는 스웨덴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나라들입니다. 특히 1956년 처음 성교육을 공교육 과정에 도입한 스웨덴은 1964년에 혼전 순결을 장려하는 내용을 빼버립니다. 대신 섹스와 성에 대한 관념은 각각의 사회와 공동체마다 다르다는 설명을 달았습니다. 이런 발상은 지금은 상대적으로 당연시될지 몰라도 당시로썬 가히 혁명적인 변화였습니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스웨덴이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적으로 상당히 난잡한 나라라는 근거 없는 비방을 일삼기도 했습니다.

5. 학생들은 여전히 다른 곳에서 성에 눈을 뜬다

성교육을 둘러싼 논쟁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비슷한 양상을 띕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어린 나이에 너무 적극적으로 많은 걸 알려주면, 학생들이 이를 직접 실험해보고자 할 것이니 교육 내용을 신중히 선택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스웨덴처럼 성교육이 잘 이뤄지는 나라를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 학생들이 성과 섹스에 눈뜨는 건 성교육을 통해서가 아닙니다. 여러 설문조사와 연구 결과들은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또래집단 사이에서, 또는 미디어를 통해 성을 배우는 경우가 학교에서의 성교육을 통해 배우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문: V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