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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5 가지 사무실 공간

개방형 사무실, 나만 불편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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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개방형 사무실이 유행입니다. 구글, 페이스북 등 IT 기업에서 개방형 사무실을 도입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에서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제는 개방형 사무실을 도입하는 것이 "혁신" 지향적인 기업이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칸막이를 없애고 넓은 책상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일할 수 있는 사무실. 어떻게 보시나요? 왠지 더 화기애애하고 밝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개방형 사무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회사들도 개방형 사무실이 직원들의 보다 활발한 의사소통을 유도하고 긍정적인 분위기와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존 높은 칸막이 아래 고개를 떨구고 자기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부서간의 단절을 유발하고 협력을 저해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개방형 사무실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합니다. 최근 신생 IT업체들의 자유롭고 인간적인 업무 분위기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개방형 사무실이 연상되면서, 개방형 사무실이 곧 자유롭고 인간적인 업무 분위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국에서는 10년전부터 IWP(Integrated Work Place)라는 이름으로 개방형 사무실이 도입되기 시작했는데요, 직원들의 좌석을 지정하지 않음으로 해서 자택근무 및 외근인력으로 인해 낭비되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초기의 주요 목적이었습니다. 실제로 IWP를 도입한 회사들이 10~35%의 사무실 임대비용을 줄이고 불필요한 회의 등으로 소모되는 잉여시간이 줄었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방형 사무실을 오래 전에 도입한 회사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개방형 사무실이 회사의 단기적인 비용절감과 효율성 향상에 기여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직원들이 정말로 이를 통해 행복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업무효율성이 정말 개선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사실 개방형 사무실이 이렇게 활발하게 도입되기 이전에 모든 직원들이 개방형 환경을 편하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분명 개방형 환경에서 더 활기차게 긍정적으로 일하는 직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환경을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하는 직원들도 있을 수 있거든요. 열린 사무실 공간보다 오히려 높은 칸막이 아래에서 조용히 집중할 수 있을 때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직원들도 있거든요.

시험기간의 대학 도서관을 떠올려 보시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요. 모두들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공부하는 모습은 다 다르죠. 어떤 학생은 주변에 책을 성벽처럼 가득 쌓아놓고 귀마개를 한 채 공부하고 있고, 어떤 학생은 굳이 사람들 북적이는 휴게실 소파에 앉아 공부를 합니다. 이처럼 사람마다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거나 일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적합한 업무환경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개방형 사무실이 반드시 최선의 대안이 아닌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입니다. 열린 공간에서 동료 직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이 모든 직원들에게 더 높은 업무 효율과 만족을 가져다 준다고 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자기만의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하고 또 그러한 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높은 칸막이가 있는 전통적인 사무공간이 누군가에겐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업무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 사무실 공간. 즉, 직원의 성향이 외향적이냐 내향적이냐에 따라 거기에 맞는 사무실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무시되어왔던 "내향적" 또는 "내성적"인 직원들을 위한 최적의 사무실 공간 설계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조용히 자기만의 공간에서 일에 집중하고 싶어하는 내성적인 사람들. 이들을 위한 사무실은 어떤 모습일까요?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사무실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성적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말이 없고 자기 일만 묵묵히 하는 사람들이 저평가되어 왔습니다. 외향적이고, 자기주장을 할 줄 알고, 회의시간에도 항상 자기 의견을 주도적으로 내는 사람들이 리더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되어 왔었죠. 심지어 회의시간에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회의에 관심이 없거나 자기 의견을 낼 수 없을 만큼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간주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내성적인 사람들은 회의시간에 말하기보다 남들 의견을 듣는 것에 더 신경을 쓰죠. 말 한마디 꺼내기 전에 더 많이 속으로 생각하고 정리하는 것인데, 이를 생각이 없는 것으로 오해하다 보니 내성적인 사람들은 그동안 많이 억울함을 겪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내성적인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책이 재작년 미국에서 발간되어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바로 수잔케인(Susan Cain)이 집필한 입니다. 내성적인 사람의 대표자인 수잔은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로펌에서 일하면서 내성적인 사람들의 억울함을 절실히 경험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토의해야 하는 로펌에서 그녀가 겪었을 어려움들이 특히 컸을 것입니다. 수잔은 자신과 같은 내성적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세상에 이해시키고 어떻게 "외향적인 사람이 주도하는 세상"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수잔의 책은 외향적인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왜 내 친구는 퇴근 후에 술자리에 가려고 하지 않는지, 왜 내 친구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벙어리처럼 아무 말을 하지 않는지.이런 의문에 대해 수잔의 책은 명쾌한 답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잔의 책은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사무실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게 되었고, 결국 수잔과 사무실 설계회사가 손을 잡고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사무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내성적인 사람을 위한 사무실 프로젝트, "Office for Introverts"를 통해 드디어 5개의 사무실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친환경 사무실 디자인업체인 Steelcase에서 수백 명의 내성적인 사람들과 인터뷰하고 그들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 나오게 된 5가지 사무실의 모습은, 공개가 되자마자 인터넷상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고 하네요. 특히 그동안 개방형 사무실에서 소음과 간섭으로 고통 받던 내성적 사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번 같이 들여다 볼까요?



첫 번째 공간: Be Me


미국 사무노동자 3,9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0%의 응답자들이 자신의 일터에서 혼자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40%는 그런 장소가 전혀 없다고 답했습니다.


수잔은 내성적인 사람들에겐 ‘회복의 공간(Restorative niche)’이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힘든 일이 있을 때, 사람들과 파티를 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힘을 되찾는 반면,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파티는 힘든 일의 연속일 뿐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과 재미있게 파티를 즐긴다고 해도 그것이 바로 힘을 되찾는 일은 아닙니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자신만을 되돌아볼 수 있는 조용한 공간에서 비로소 진정한 회복을 할 수 있습니다.


Be Me라고 이름 붙인 이 사무실 공간은 직원들이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회복의 공간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두 번째 공간: Flow


사무실에서 일 하는 사람들은 11분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방해를 받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옆자리 동료가 말을 건다든지, 전화가 온다든지 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리고 한 번 집중력이 흐트러진 후 원래의 집중력을 되찾으려면 23~25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한 시간 동안 제대로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단 22분밖에 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외부 자극에 더욱 민감합니다. 주변의 대화나 전화벨 소리에 더 많이 방해 받고, 한 번 방해 받으면 원래 흐름으로 돌아오는데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Flow 라 이름 붙인 두 번째 공간은 방음기능이 강화된 개인 업무 공간입니다. 책상 위에는 전화기도 없지요. 가장 최신의 방음시스템으로 밖에서 싸움이 나더라도 들리지 않습니다. 조명도 책상 위에 집중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직원이 더욱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세 번째 공간: Studio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책상에서 나오는 일이 없다고 하지요. 운동을 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걷거나 등 움직이는 가운데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농구나 테니스 등 단체 운동을 하면서 그러한 아이디어의 에너지를 얻지만, 내성적인 사람은 조깅, 요가 등 혼자 하는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습니다. Studio라는 공간은 보시다시피 요가 매트가 깔려 있는 개인 운동 공간입니다. 쇼파에 앉아 혼자 음악을 듣거나 요가매트 위에서 스트레칭을 할 수 있습니다. 조명, 음악소리 등을 사용자가 직접 다 조정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벽면 스크린을 통해서 요가 강습도 받을 수 있습니다.



네 번째 공간: Green Room

설문조사 결과 31%의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사무실이 아닌 공간에서 처리한다고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보다 심리적으로 편한 공간을 찾아가서 중요한 업무를 처리한다는데요, 그래서 상당수의 직원들이 사무실의 빈 회의실을 두고 근처 카페에서 미팅을 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고 합니다.


Green Room은 보통의 회의실 보다 편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미팅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소파가 90도 모양으로 꺾여 있는데요, 이는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 보다 대각선으로 바라볼 때 사람들은 더욱 편안한 감정을 갖는다고 합니다. 정면으로 마주볼 때보다 측면에서 더 공식적인 느낌이 줄고 부담감도 덜하다고 하네요.



다섯 번째 공간: Mind Share

우리가 회사에서 미팅을 한다고 하면 보통 5~6명의 사람들이 회의실에 모여있는 모습을 흔히 떠올리죠. 그런데 절반 이상의 미팅은 일대일 미팅이라고 합니다. 둘이서 옆에 앉아 실무적인 미팅을 하고 바로 결정을 내리는 미팅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죠. 큰 테이블에 빔프로젝트가 있는 회의실 보다는 옆에 나란히 앉아 컴퓨터를 이용해 바로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Mind Share라는 공간은 바로 이러한 일대일 미팅을 위한 최적의 공간입니다. 테이블도 모서리가 직각이 아니라 면으로 되어있어 쉽게 옆에 붙어 노트북을 같이 들여다 볼 수도 있고요, 큰 스크린보다는 작은 스크린을 일부러 설치하여 보다 친밀하게 회의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반대편 벽을 꽉 채운 화이트 보드는 서로 보드마카를 들고서 머릿속 생각들을 펼쳐보일 수 있는 도구입니다.


이 다섯 가지 공간을 함께 설계한 Steelcase와 수잔은 내성적인 사람을 위한 네 가지 디자인 원칙을 세웠다고 합니다.


첫째. 방해 받지 않고 혼자 있을 수 있는 권리

둘째. 주변 환경(소음, 빛)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

셋째. 부드럽고 편안한 자극

넷째. 남들에게 보여지지 않을 권리


이 네 가지 디자인 원칙을 통해 내성적인 사람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한 수잔과 Steelcase는 이를 바탕으로 사무실뿐 아니라 내성적인 학생들을 위한 교실 그리고 집도 곧 설계하여 소개하려고 한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의 학교 교실만큼 내성적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은 공간도 없는 것 같아요. 빨리 내성적인 학생을 위한 교실도 소개가 되어 학교 현장에 보급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5 가지 사무실 공간, 어떻게 보셨나요? 회사가 직원들의 성향과 특성에 맞는 최적의 업무 공간을 만들어주려고 하는데 더욱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무엇보다 그동안 외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공간에서 스스로를 학대하고 자책했던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방해 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물론 이런 5가지 사무실이 보급되고 실제로 경험할 수 있을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도 사무실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을 수많은 내성적 사람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큰 목소리로 세상을 바꾸는 동안 내향적인 사람들은 변화된 세상을 조용히 설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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