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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을 강제로 여행보내는 회사

돈까지 줘가며 여행 휴가를 다녀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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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을 한번 상상해볼까요? 


어느 날 회사에 출근했더니 호랑이 같은 보스가 자기 자리로 오라고 합니다. 아차! 지난번 보스가 마무리 하라고 했던 보고서 마감이 어제까지였네요. 아 그리고 지난달 실적 데이터도 오늘 나왔네요. 혼날 일 투성이 입니다. 혼날 각오를 하고 보스 사무실 문을 두드립니다. 들어와 앉으라는 보스의 목소리에 냉기가 가득합니다.


아무개씨. 올해 벌써 11월인데 왜 아직 여행 휴가를 안 쓰신거죠? 회사의 방침을 어기시면 안됩니다. 이번 주말까지 비행기 티켓 예매하시고 저에게 보고하세요


그리고는 보스는 200만원짜리 여행상품권을 건내 줍니다. 혼난 것 같으면서도 혼난 게 아닌 기분이겠죠? 여행 휴가를 돈까지 줘가며 다녀오라는 이상한 회사. 꿈속에서나 있을법한 곳일까요?

미국 남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ThinkPARALLAX 라는 회사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11명의 직원들은 의무적으로 여행휴가를 떠나야만 합니다. $1500의 여행자금을 받고서 기존 정기 휴가 외 별도의 유급 휴가로 말이죠. 혹시 이 회사가 여행관련 회사라 일로써 출장 간 것 아닐까요? 이 회사는 여행사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마케팅 회사랍니다. 단,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여행장소가 본인이 살면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어야 함.


둘째 가족, 친척, 친구 등 아는 사람이 살고 있는, 편한 지역(Comfort zone)이 아니어야 함.

셋째 9월에서 12월 안에 꼭 다녀 와야 함.


올해부터 시행된 이 정책으로 인해 ThinkPARALLAX 직원들은 세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어디를 갈지 행복한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직원들이 다녀온 여행지는 매우 다양합니다. 유럽에서부터 페루의 마추피추까지, 여행을 다녀온 직원들이 사무실에 모여 얼마나 신나게 수다를 떨었을지 상상이 됩니다. 아직 못 다녀온 직원들도 상사의 재촉을 받으며 여행가방을 꾸리고 있다고 합니다.


근데 가장 큰 궁금증이 남아있네요. 도대체 이 회사는 왜 직원들에게 돈과 추가 휴가까지 줘가며 여행을 보내려는 걸까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행을 다녀온 직원을 통해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난생처음 마추픽추에 다녀온 ThinkPARALLAX의 프로젝트 매니저 애나(Anna)는 이번 여행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전 익숙한 곳을 벗어나 위험을 감수해보고 내 주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가졌어요. 잉카민족이 깊은 산속에 거대한 마추픽추를 세운 것을 보면, 제 일도 반드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회사 창업자 벤들러씨는 애나의 여행경험이 곧 업무 실적으로 연결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애나가 마추픽추를 다녀온 것은 그녀가 그 동안 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도 못해봤던 일입니다. 이는 곧 일에서도 그런 불가능을 이겨낼 거라는 가능성을 경험한 것이지요"


밴들러 사장의 말에서 느껴지듯이 ‘직원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주는 것은 곧 더 나은 업무성과로 이어질 거라는 믿음’이 이런 꿈같은 이야기를 가능하게 한 것 같습니다. 여행을 통해 익숙한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한 직원이 너 높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업무성과를 이뤄낼 거라는 믿음이죠.


회사에서 최소 여덟 시간을 앉아 같은 환경을 매일매일 경험하는 직원에게서 창의적인 업무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직원에게 창의력을 늘 요구합니다. 그래서 책도 많이 읽을 것을 권유하고 새로운 사람도 많이 만나보라고 하죠. 근데 이해할 수 없는 건 사무실에서 책을 읽고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좋게 보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책을 읽어도 퇴근하고 집에 가서 읽고 사람을 만나도 신성한 사무실이 아닌 퇴근 후 밖에서 보라고 합니다. 직원의 창의성이 필요한 것은 회사인데, 회사는 창의성을 가르는데 필요한 투자를 직원들 부담으로 지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볼 때, Think PARALLAX 사의 여행휴가제도는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여행이 창의성을 기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인정한 것도 반갑고, 창의성을 기르는데 필요한 투자를 회사가 부담한다는 것은 더욱더 반가운 일입니다. 여행휴가를 다녀온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높아진 애사심까지 고려하면, 이 회사는 여행휴가정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을지 상상이 됩니다.


물론 ‘우리 회사도 직원들에게 경비를 대주면서 해외여행 보내준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텐데요. 20주년 근속기념 여행이나 최고실적달성 기념 여행은 좀 다른 성격의 여행이라고 생각됩니다. 목적자체가 많이 다르지 않을까요? 회사가 필요한 직원의 능력을 회사가 직접 비용까지 부담해서 키우겠다는 목적과 직원의 애사심을 고취시키고 그간의 고생을 보답하는 의미의 여행은 많이 달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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