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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이 파양을 권유했던 진짜 속내는?

'당신은 정당한 보호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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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열자마자 개들이 쏟아져 나왔다. 짖고, 뛰고, 싸우고.. 한마디로 난장판이었다. 상황을 파악하려던 제작진은 그대로 얼음이 됐다. 집 안으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통제되지 않은 반려견 6마리가 만들어내는 무질서는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충격을 안겨줬다. '아, 이게 바로 다견 가정의 현실이구나.' 문제가 무엇이든 간에 이 상황에서 솔루션이 가능할지 의문스러웠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6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녀 보호자가 출연했다. 이들은 어쩌다가 반려견을 6마리나 기르게 된 걸까.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을까. 딸 보호자는 맨 처음 뽀미(암컷, 12살)를 입양했는데, 2년 후 뽀미가 왕자(수컷, 10살)와 공주(암컷, 10살)을 낳았다고 했다. 새끼가 태어났으니 어쩌겠는가. 여기까진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후 딸 보호자는 SNS를 통해 번식장에 있는 쿠키(수컷, 9살)를 발견했다. 처음엔 임시보호만 하려고 했지만, 결국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 이것이 다견 가정의 일반적인 루틴이다. 한번 집 안에 들이면 내보내는 건 정말 어렵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딸 보호자는 파양돼 버려진 초코(수컷, 7살)와 밍크(암컷, 3살)까지 데리고 왔다. 무려 6마리,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표출된 문제는 한 두개가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뽀미는 보호자에게 입질을 했다. 얌전히 있다가 갑자기 공격하는 식이었다. 급기야 반려견들끼리 싸움도 벌어졌다. 밍크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으면 공주와 왕자가 달려들었다. 그런가 하면 초코는 공주를 괴롭혔다. 이런 구도는 반려견들 사이에 사슬처럼 이어져 있었다. 마치 화풀이 대상이 필요한 듯했다. 만연한 불안이 서로를 고통스럽게 했다.


한편, 반려견들은 분리불안을 겪고 있었다. 보호자가 외출을 하기만 하면 하울링이 시작됐다. 한 마리가 하울링을 하면 다른 반려견들도 따라서 울어댔다. 보호자를 찾으며 짖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반려견들은 집의 공간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식탁까지 점령하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보호자들은 주방 구석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고 할까.


보호자는 총체적 난국 같은 느낌이라며 강형욱 훈련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반려견이 많은 탓에 양상은 복잡해 보였지만, 사실 문제의 핵심은 간단했다. 그건 바로 '규칙의 부재'였다. 이번 케이스는 애정만 넘치고 규율이 없는 다견 가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강 훈련사가 지금껏 출연했던 무지막지한 반려견들과 달리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라고 얘기했던 건 그 때문이었다.

“지금 이 개들한테 거절 훈련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거절이 정당한지 생각을 해 봐야 돼요. 나는 거절하는 정당한 보호자인가? 기본적인 산책, 반 부는 것,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을 하지 못하는 보호자는 개들에게 규칙을 가르쳐 줄 수 없어요. 쑥스러운 거예요.”


강 훈련사는 애정만 주는 보호자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단순히 사랑만 많이 주면 반려견들이 알아서 행복하게 클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못박았다. (엄밀히 말하면 그 사랑도 반려견들에게 충분히 골고루 배분될 수 없다.) 강 훈련사는 '거절'을 가르쳐야 한다면서 전제 조건을 달았다. 규칙을 가르쳐 주기에 앞서 내가 보호자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은 보호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서 규칙을 가르치는 건 '쑥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공주와 왕자가 밍크를 괴롭히고, 초코가 공주를 못살게 굴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그건 보호자가 제대로 놀아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제때 충분한 산책을 하지 못하니 스트레스가 쌓였고, 집 안에서 해소되지 못한 욕구들이 괴롭힘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결국 보호자의 잘못이었다.


“제가 왜 가끔 어떤 보호자들에게 파양하라고 하는지 아세요? 마음은 충만한데 행동은 하지 않아요. 꾸역꾸역 살게 하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해요. 하겠다고 해 놓고선 안 하고, 그러면서 사랑한다고만 하고, 어떻게 훈련사가 파양하라는 말을 하냐고 말하고.. 실천하지 않는 보호자들을 볼 때마다 정말 지긋지긋해요. 그래서 이렇게 말해요. 그냥 다른 데로 보내요.”


강 훈련사는 딸 보호자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부드럽지만 강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실천하지 않는 보호자들을 볼 때마자 정말 지긋지긋하다고 털어놓았다. 개를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으로서 마음은 충만한데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보호자들이 얼마나 미웠을지 짐작이 되는 대목이었다. 그가 일부 보호자들에게 파양을 권고하는 건 그 때문이었다. 경험상 결과가 눈에 훤했을 테니까.


아마 지난 주 방송(코비와 담비)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으리라. (다행스럽게도 코비와 담비의 보호자는 강 훈련사의 조언을 받아들여 담비를 좋은 곳으로 입양보내기로 결정했다.) 강 훈련사는 다견을 반려하려면 강력한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딸 보호자는 강 훈련사의 지시에 따라 차근차근 훈련을 이어갔다. 6마리의 반려견들은 각자의 독립적인 공간에 머물면서 안정을 되찾아갔다.


보호자가 반려견에게 애정을 쏟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애정은 모든 관계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정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오히려 그보다 중요한 건 규칙인지도 모르겠다. 규칙이 없는 게 행복한 걸까? 강 훈련사는 절대 아니라고 강변했다. 규칙 속에서 안정이 싹트고 균형이 이뤄진다. 그리고 그런 규칙은 보호자가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가르칠 수 있다는 걸 이땅의 수많은 반려인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by 버락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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