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하는 시간 줄일 수 있는 신박한(?) 방법 한 가지

조회수 2020. 6. 7.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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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이 있는데 자꾸 딴짓하게 된다면.

동기

출처: ⓒMBC

<방해받지 않는 방법(Indistractable)>의 저자 니르 이얄(Nir Eyal)은 딴짓(distraction)이란 원래 하고자 했던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행동이라 말했습니다. 딴짓의 반대말은 집중(focus)이 아니라 계획된 행동(traction)입니다. 어떤 중요한 일을 두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있다면, 당신은 딴짓을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토요일 저녁에 게임을 할 생각이었다면, 그때 게임은 딴 짓이 아니라 계획된 행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분 전환(diversion)이란 주의(attention)를 다시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때문에 기분 전환을 잘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미루기(procrastination)는 우리가 원래 하려던 일 대신 딴짓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들이 왜 일을 미루는지, 그리고 왜 일을 미루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이 있습니다. 


1930년대, 심리학자들은 쥐를 이용해 여러 실험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쥐가 어떤 막대를 누르면 무언가 보상을 주는 것입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쥐가 예상치 못한 보상을 받았을 때 이 행동을 더 자주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곧, 보상이 랜덤하게 주어질 때 쥐들은 이 습관을 끊기 더 어려워했습니다. 


이는 뇌를 흥분시키는 도파민이 보상이 주어질 때만이 아니라 보상에 대한 예측이 있을 때도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쥐뿐 아니라 인간에게서도 발견됩니다. 우리 또한 랜덤한 보상을 즐깁니다.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은 누가 득점을 하고 누가 이길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낚시의 즐거움은 내가 물고기를 잡게 될 것인지에 있습니다. 뉴스를 읽는 것은 지난 시간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기 위해서이며, 라디오를 들을 때 우리는 다음 곡이 어떤 곡일지를 기대합니다. 술집을 갈 때는 누구를 만나게 될지, 쇼핑할 때는 어떤 물건을 득템하게 될지 기대합니다. 


이 시대는 이러한 랜덤한 보상을 손끝으로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많은 스마트폰 앱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해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끝없이 화면을 스크롤 하게 만듭니다. 어떤 이들은 설탕이나 마약보다도 스마트폰에 더 중독돼 있습니다. 

랜덤한 보상을 즐기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상황에서, 이러한 랜덤한 보상이 주어지는 행위는 특히 우리를 강력하게 붙잡게 됩니다. 우리는 끝없이 한 번만 더 클릭하고 조금만 더 화면을 스크롤 하며 이를 놓지 못합니다.


우리가 계획하는 일들, 곧 공부나 일, 가사 노동 등은 즉각적인 보상을 주지 않습니다. 공부와 일에 대한 보상은 먼 미래에 주어지는 반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은 당장 우리에게 보상을 줍니다. 내가 쓴 글에 누군가 ‘좋아요’를 눌렀는지, 인스타그램에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올라왔는지를 우리는 끝없이 궁금해합니다. 


미루기를 피하기 위해 나와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기술 중에는 흔히 포모도로 기법(Pomodoro Technique)이라 불리는 시간 관리 기술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매 30분을 25분간의 집중시간과 5분간의 휴식 시간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25분간의 집중시간에는 원래 하기로 한 일 외에는 이메일을 보는 등의 다른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25분 동안 집중하는 일은 곧잘 해 왔습니다. 하지만 5분 동안의 휴식을 어떻게 가져야 할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보통 그 5분의 시간 동안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 ‘슬롯머신’을 돌렸습니다. 뉴스 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돌아다니며 흥미로운 것을 찾았습니다. 물론, 엄격하게 5분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한 가지 이유는 5분짜리 타이머가 없었기 때문이지만, 어쨌든 나는 종종 그 시간을 넘겼습니다. 


한때 소셜미디어를 끊으려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나는 끊임없이 이번만은 그 규칙의 예외가 될 수 있다는 그런 이유를 찾고 있었습니다. 


나는 휴식 시간을 더 체계적으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주 약간의 기분 전환만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려는 내 욕구를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만족시키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그 시점의 나 자신이 이성적 판단을 하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사람들은 미래의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미래의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며, 더 인내심이 있으며, 일을 미루지 않으며, 운동을 즐기며,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우리는 늘 지금 이 순간을 살 뿐이며, 절대 그 미래의 자신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러한 비이성적인 현재의 자신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미래를 위해 결정을 미리 내리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을 여유가 없는 월말보다 여유가 있는 월초에 자동으로 빠져나가도록 만들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에게 갈 돈을 써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휴식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내기 위한 방법으로 위의 사실들을 이용해봅시다. 나는 약간의 기분전환을 원하지만, 인터넷의 심연에 너무 깊이 빠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마 이를 위해 여러 규칙을 정하고 이를 엄격하게 지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그 규칙들을 피하기 위한 온갖 이유를 또한 만들어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이런 면에서 쥐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도파민을 끝없이 원합니다. 나는 앞서 설명했던 랜덤한 보상에 대한 기대를 이 휴식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시도

간단한 ‘랜덤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첫 시도: 내가 휴식 시간을 보내는 여러 방법을 종이에 써서 커다란 유리병에 넣었습니다. 페이스북, 링크드인, 트위터, 유튜브, 팔굽혀펴기, 지역 뉴스, 전국 뉴스, 기술 뉴스, 브라우저 탭 정리, 몽상 등을 각각의 종이에 썼습니다. 더 자주 했던 방법들은 여러 장의 종이에 썼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 4번 페이스북에 접속했다면 네 장의 종이에 이를 써넣습니다. 


이 랜덤 기계를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25분간의 집중시간 후, 5분의 휴식 시간이 되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감고 유리병 안에서 종이 하나를 뽑은 후 그 종이에 쓰인 방법을 실행합니다. 


결과: 결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글을 쓰지도 않았겠지요.) 이제 휴식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전에는 휴식 시간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하며 이것저것 건드렸다면, 이제는 한 가지 확실한 보상을 얻습니다. 그리고 보상이 하나뿐이기 때문에, 그 휴식 시간을 더 알차게 보냅니다. 물론, 이 종이를 뽑는 행동 자체가 흥분을 가져다준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입니다. 


개선: 며칠 뒤, 랜덤기계를 업그레이드했습니다. 내가 그렇게 많은 종류의 보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규칙을 추가했습니다. 우선 오전에는 8개의 집중시간 동안 집중해서 프로그래밍하며, 휴식 시간에는 랜덤기계가 아닌, 6면체 주사위를 굴렸습니다. 이 주사위의 숫자에는 다음과 같은 보상을 대응시켰습니다. 1. 스트레칭, 2. 요가 자세, 3. 폼 롤러, 4. 생각하기, 5. 페이스북, 6. 랜덤기계에서 뽑기. 이는 스트레칭과 폼롤링을 다른 기분 전환보다 자주 하기 위한 것입니다. 8번의 집중시간 이후의 휴식 시간에는, 이전의 랜덤기계로 가서 보상을 뽑았습니다. 


이 두 번째 방법으로 나는 랜덤한 보상을 받으면서도, 딴짓을 더 덜 하게 되었습니다.

참고

며칠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한 그런 보상의 경우, 나는 그 종이를 며칠 동안은 유리병 밑에 넣었다가 다시 며칠 동안은 넣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나는 대충 하루에 필요한 종이의 약 두 배 정도의 종이를 사용했고, 따라서 매일 그 모든 보상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별문제는 없었습니다. 트위터를 하루 안 한다고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한 번 뽑은 종이는 그날은 다시 넣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보상을 쓴 종이가 여러 장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만약 같은 보상을 연속으로 뽑은 경우, 나는 종이를 한 번 더 뽑았습니다. 그리고 남들과 같이하는 기분전환 행위에 대해서는 이 랜덤 기계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결과

출처: ⓒMBC
물론 로또 추첨과는 다른 느낌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휴식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게 됐고, 집중 시간으로도 더 빨리 돌아오게 됐습니다. 하루 중의 딴짓 시간도 더 줄어들었습니다.


랜덤 기계를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나를 흥분시킵니다. 나는 더 즐겁게 그 보상을 활용합니다. 랜덤기계는 마치 그 보상을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며, 또 매번 종이를 뽑을 때마다 일종의 서스펜스를 느낍니다. 


무엇을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지 않기 위해 늘 같은 옷을 입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소한 결정은 기계(이 경우, 유리병)에 넘기는 것이 낫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이런 사소한 결정은 대부분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따라서 여기에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습니다. 랜덤 기계는 마치 개인 비서가 나를 위해 대신 결정을 내려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는 롤러코스터와 비슷합니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지만, 가는 동안 나는 스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내가 뽑은 종이가 내가 원하던 보상이 아닐 땐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종이에 쓰인 보상이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내가 하길 바랐던 그 행동임을 되새기며 즐기려 노력합니다. 


이는 초콜릿과 비슷합니다. 남은 초콜릿이 적을수록, 초콜릿은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결론

랜덤 기계가 휴식 시간을 보내는 최선의 방법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주 동안, 나는 휴식 시간에 대한 아무런 계획이 없을 때보다, 혹은 매우 엄격한 규칙을 적용했을 때보다 훨씬 나은 시간을 보냈고, 그래서 앞으로 한동안은 이 방법을 계속 사용할 생각입니다.

원문: 엑셀러리티, Arne Jenssen

* 외부 필진 뉴스페퍼민트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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