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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여부 알려주는 '이 계산법'을 맹신하면 안 되는 이유

수학공식 너머의 이야기 : <세상의 모든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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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호의 폭발은 고무링 때문에 일어났다?

1986년 1월 28일, 미국에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공중 폭발하면서 7명의 승무원이 전원 사망하는 우주계획 역사상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다. 최고의 기술과 천문학적 비용이 집약된 곳이 바로 미국우주항공국일 것이다. 그런 곳에서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일까?


재해 연구가들은 챌린저호 폭발사고 같은 대참사의 이면에는 대개 ‘실패 사슬’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실패 사슬이란 일련의 사건이나 상황이 얄궂게도 한꺼번에 겹쳐 일어나 비극을 낳는 것을 말한다. 거기에는 부품 결함, 기계 오작동, 사람의 과실, 특이 기상, 소통의 부재(또는 잘못된 소통) 등이 두루 포함된다. 이런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또는 연속적으로 일어나면 참사로 번질 수 있다. 반대로 실패의 고리 중 하나만 빠졌어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경우도 많다. 당시 조사위원회 소속이었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은 TV 카메라 앞에서 작은 고무 오링을 소형 죔쇠에 끼워 얼음물에 담갔다가 꺼내 오링을 빼내는 실험을 했다. 


오링은 본래의 동그란 모양으로 냉큼 돌아가지 못했다. 이 얼어붙은 작은 오링 하나가 챌린저호를 폭발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실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 오링은 챌린저호 실패 사슬의 여러 고리 중 하나다. 당연히 사건이 일어나는 데는 더 많은 사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 번에 일어난다. 그럼에도 실험으로 증명된 오링 하나는 눈에 보인 사슬인 만큼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존 헨쇼의 책 <세상의 모든 공식>에서 다룬 방정식은 오링이 왜 제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했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오링의 소재인 고무는, 외력을 가해 일어난 변형이 외력을 제거하면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는 성질을 가진 고분자 화합물이다. 이런 성질이 나타내는 거동을 탄성이라고 한다. 그런데 똑같은 실험을 낮은 온도에서 하면 결과는 달라진다. 좀처럼 제 모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는 고무의 유리전이온도보다 훨씬 낮은 온도라서 고무줄의 고무 성분이 ‘유리질’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방정식은 탄성중합체의 거동이 가장 ‘가죽 같아지는’ 온도, 즉 유리전이온도를 구하는 공식 중 하나다.

재료의 온도가 유리전이온도보다 낮을 때는 재료가 유리처럼 변해서 구슬 수준의 반동력을 보이고, 유리전이온도보다 높을 때는 고무처럼 변해서 고무공 수준의 반동력을 보인다. 하지만 유리전이온도에서는 재료가 가죽처럼 변해서 탄성이 최저가 된다. 챌린저호의 발사 당시 약 -1°C였던 낮은 기온 때문에 오링의 가죽질 거동을 극대화해 외력에 반응하는 속도가 느려져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데 오래 걸렸다. 만약 그날 온도가 높았다면 오링은 제대로 복귀를 했을 테고, 인류의 우주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다단계의 창시자, 찰스 폰지

1920년 보스턴에서 짧지만 굵은 유명세를 누렸던 찰스 폰지. 그의 이름을 찾으면, 인물에 대한 설명보다는 다단계 사기가 먼저 검색된다. 요즘에야 흔하게 회자되는 다단계이지만 당시만 해도 그의 사기행각은 전대미문의 대형 사건이었다.

다단계 금융사기를 뜻하는 폰지 사기Ponzi scheme의 원리는 간단하다. 합법적인 고수익 사업이 있다며 몇 사람을 꼬드겨 투자금을 받아낸다.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약속에 투자자들이 넘어온다. 정작 투자대상이 될 사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이다. 사기꾼은 계속 투자자를 모아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투자수익금을 지급한다. 초기 투자자들이 떼돈을 벌다는 소문이 퍼지면, 판이 점점 키질 수밖에 없는데, 결국 더는 추가로 투자금을 모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피라미드는 자체의 무게로 붕괴하고 만다. 왜 이렇게 되는지는 다음의 방정식으로 간단하게 입증된다. 

어떤 폰지 사기꾼에 2명의 최초 투자자가 걸려들었다. 이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려면 4명의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 이들 모두에게 수익금을 배급하려면 8명이 더 필요하다. 그다음 투자자의 수는 16, 32, 64…로 늘어나야 한다. 이렇게 진행하는 수열은 등비수열의 일종이다. 이 공식으로 투자자를 구해보면 초기 투자자에서 20세대만 내려와도 투자자 수가 52만 4,288명이 필요하다. 이렇게 황당한 확장세가 전제조건이니 어찌 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몸매를 가르는 척도, BMI

언제부터인가 날씬한 것이 아름다움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뚱뚱하면 왠지 느리고 게으른 사람으로까지 치부되기도 한다. 도대체 마른 것과 뚱뚱한 것을 나누는 기준이 뭘까? 이 기준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 것이 바로 BMI 공식이다. BMI 공식은 벨기에의 통계학자이자 천문학자이며 수학자인 아돌프 케틀레에 의해 1870년 처음 만들어졌다.

케틀레는 사람을 몸무게만 가지고는 적당한지 판단할 수 없어, 키를 반영한 공식을 고안했다. 개인의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누면 개인별 키 차이가 나름 합리적으로 반영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BMI로 불리는 케틀레 지수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를 광범위하게 적용해 체중과 여타 인구통계학적 변수를 연계한 것들이 쏟아졌다. 체중과 소득의 관계, 체중과 교육 수준의 관계, 출생지별 체중 등등. BMI가 이렇게 남발될 만큼 정확한 것일까? 사실 케틀레의 BMI 공식에는 어떠한 이론적 근거도 없다. 단지 그저 그럴 듯한 비교치에 불과하다.

키가 약 1m 98cm에, 체중이 약 97.5kg인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의 BMI는 25쯤 된다. 이 수치는 정상과 과체중의 경계에 있다.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농구 황제로 불리는 사나이가 과체중이라는 뜻이다.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의 BMI는 26이다. 어김없는 과체중이다. 코트를 날쌔게 누비는 테니스 챔피언이 과체중이라는 말이다. 물론 같은 조건의 일반인이라면 과체중일 수 있다. BMI는 근육의 밀도를 잡아내지 못한다. 그럼에도 BMI가 남발되고 있는 건 통계 자료를 통해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는 그만한 게 없기 때문일 것이다.

* 외부 필진 여강여호 님의 기고 글입니다.


** 2016년 1월 22일 직썰에 게재된 글을 재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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