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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약하다?’ 삼시세끼에 손호준 없자 벌어진 일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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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5’ 4회 시청률은 11.37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유해진은 다재다능하다. 그런만큼 별명도 많다. 요즘 ‘부캐’가 유행인데, 마치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유산슬’, ‘유르페우스’, ‘라섹’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것처럼 말이다. 유해진이 배를 몰고 바다를 누빌 때 ‘마도로스유’가 되고, 죽굴도의 포인트에 서서 고독하게 통발을 던질 때는 ‘프로 통발러’가 된다.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물건들을 뚝딱뚝딱 제작하는 ‘유가이버’도 빼놓을 수 없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5’이 시작된 이래 유해진은 유독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뜰리에 뭐슬’(심지어 유해진은 작명 센스까지 뛰어나다!) 벽에 걸려 있는 ‘어류 자원’ 포스터가 무색하게 유해진은 번번이 낚시에 실패했다. 처음 며칠은 날씨가 좋지 않았고, 그다음엔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게스트로 공효진까지 찾아왔건만, 한 번도 제대로 된 어촌 밥상을 내놓지 못했다. 말 그대로 체면이 서지 않았다.


3주 만에 찾아온 죽굴도, 유해진은 다시 한번 기대감을 잔뜩 담아 통발을 던졌다. 지난번과 달리 미끼를 양파망에 넣어 물고기 들이 통발 밖에서 미끼를 뜯어먹는 일을 방지했다. 통발러로서의 할 일을 끝낸 유해진은 ‘유가이버’로 변신했다. ‘아뜰리에 뭐슬’에서 발견했던 낡은 풍로에 연통과 손잡이를 달아 신문물로 재탄생시켰고, 닭장에 작은 쪽문을 만들어 달걀을 쉽게 뺄 수 있도록 했다. 유해진의 섬세함과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제 남은 건 통발의 성공 여부였다. 포인트에 선 유해진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 보였다. 철저히 준비를 한 덕분일까. 통발을 올리던 유해진은 탄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도대체 뭐가 잡혔길래? 묵직했던 통발 안에는 대형 돌문어가 들어 있었다. ‘보릿고개’의 종결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아, 활짝 웃는 유해진의 얼굴이 어찌나 반갑던지. 이 맛에 <삼시세끼>를 보는 것 아니겠는가.

차승원은 한 가지만 판다. <삼시세끼>에 합류한 이래 그는 한결같이 ‘차줌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캐릭터만 수행한다. 요리하고, 또 요리하고, 다시 요리한다. 잠시 바다로 나가서 낚싯대를 잡아보기도 했지만, 차승원은 금세 알아차렸다. 자신에게 낚시에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는 “나는 밖으로 나오면 안 되나 봐”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재빨리 귀가를 선택했다. 그리고 다시 주방을 차지했다.


<삼시세끼>에 차줌마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당장 다들 끼니를 챙겨 먹지 못해 전전긍긍했을 게 분명하다. 차승원의 부재는 상상하기 힘들다. ‘어촌편5’의 경우 역할 분담이 워낙 철저히 되어 있는 편이다. 요리에 있어 차승원은 놀라운 재능을 지녔다. 재료가 많으면 많은 대로 풍성한 요리를 지어내고, 재료가 없으면 없는 대로 뚝딱뚝딱 요리해낸다. 신속하고 경쾌하다.


게다가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틈만 나면 김치를 담가 두는데, 차승원은 대답 없는 공효진과 손호준을 보채가며 김장에 돌입했다. 결국 지금 시간이 있을 때 서둘러 해놓아야 다음번에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인데, 차승원은 그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또, 텃밭을 뒤져 신선한 식재료로 여러 가지 밑반찬을 만들어 두기까지, 정말 살뜰한 살림꾼이 아닐 수 없다.


유해진이 돌문어를 들고 금의환향하자 차승원이 더욱 신이 났다. 친구의 어깨가 한껏 올라간 모습이 반가웠던 걸까. 드디어 솜씨를 발휘할 수 있게 돼 기뻤던 걸까. 제대로 된 어촌 밥상을 시청자들에게 자랑할 수 있게 돼 뿌듯했던 걸까. 차승원은 재빨리 문어 손질을 끝내고, 문어숙회와 문어 볶음을 완성했다. 푸짐한 저녁 식사를 만끽하는 차승원과 유해진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했다.

손호준은 어찌 보면 <삼시세끼> 가족 중에서 가장 존재감이 약해 보이기도 한다. 아무래도 차승원과 유해진이라는 큰 기둥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스케줄 때문에 하루 늦게 합류하기로 한 손호준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처음에는 ‘손호준 씨가 없다’며 장난삼아 그의 부재를 얘기했던 차승원과 유해진도 이내 그 빈자리를 크게 느끼기 시작했다.


당장 밥을 짓는 일부터 난항이었다. 언젠가부터 손호준이 전담해서 밥을 지어 왔기 때문이다. 든든한 주방 보조가 없자 차승원은 너무 바빠졌다. 식재료 손질부터 요리까지 모든 일을 하려고 하니 손이 부족했다. 말없이 꼼꼼하게 도와줬던 손호준의 부재가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또, 리액션의 구멍도 뚜렷했다. 유해진은 자신의 말(과 농담)에 100% 반응해줬던 손호준이 없자 아쉬워했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문어를 다 먹지 않고 남겨두기로 했는데, 손호준에게 문어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동생을 향한 형들의 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난 4회에서 손호준은 빠져 있었지만, 그래서 그의 빈자리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손호준의 공백을 느낄 수는 없었다. 세 사람은 한 명의 부재 속에서도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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