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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미가 '아이와 24시간 같이 있고 싶다' 말한 가슴 아픈 속내

조회수 2020. 5. 25. 1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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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가 아니다.
<가장 보통의 가족> 5회 시청률은 2.14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JTBC <가장 보통의 가족> 5회에 출연한 코미디언 안소미는 초보 엄마였다. (육아가 처음인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이) 여러모로 서툴렀고, 부족한 게 많았다. 안소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19개월 된 딸 로아에게 휴대전화로 영상을 시청하게 했다. 오은영 박사의 ‘매의 눈’이 그 장면을 놓쳤을 리 없다. ‘왜 그랬냐’는 질문에 안소미는 너무 피곤해서 좀 더 누워 있으려고 그랬다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오은영 박사는 안소미의 솔직함이 마음에 든다면서도 만 24개월이 되지 않은 아이에게 영상을 틀어주는 건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이유는 언어 능력이 발달하는 시기의 로아에게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미디어는 일방향이기 때문에 아이의 정서 발달에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일을 마치고 새벽에 귀가해 피곤했던 안소미의 사정도 이해가 되지만, 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었다.


한편, 남편은 전업주부로 생활하고 있었다. 원래 충남 당진에 있는 철강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지만, 부부 중에서 육아를 전담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했기에 과감히 퇴사를 결정했다고 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며 육아를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고, 아내의 일을 존중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섬세한 성격의 남편은 매우 꼼꼼하게 집안일과 육아를 수행하며, 안소미가 자신의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아이와 논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남편의 배려 덕분에 좀 더 잠을 잘 수 있었던 안소미는 거실로 나와서 로아와 몸으로 놀아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안소미는 딸과의 놀이에 금세 싫증을 느꼈다. 한 가지 놀이를 시작하면 1분을 넘기지 못했다. 급기야 로아가 가져온 책이 재미없다며 다른 걸 가져오라며 우는 시늉을 하기까지 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란 로아는 엄마를 안아주며 달래려고 했다. 다시 한번 오은영 박사의 레이더가 가동됐다.


오은영 박사는 로아에게 안소미는 롤러코스터 같은 엄마일 거라며, 감정 기복이 심한 엄마는 아이에게 큰 불안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19개월밖에 되지 않은 로아의 입장에서 감정이 죽 끓듯 변하는 엄마의 행동이 얼마나 당황스러웠겠는가. 그러면서 오 박사는 아이와 논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질문했다. 단순히 한 공간에 있다고 해서 놀아주는 것일까? 오 박사는 부모들이 착각을 꼬집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논다는 것은 생애 처음 만난 타인인 엄마, 아빠와 상호작용을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정서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깊은 만족감과 행복감을 경험하는 겁니다.”

그런데 영상을 시청할수록 안소미에게서 빈공간이 느껴졌다. 로아를 너무 사랑하고 있었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야 할까.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학습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안소미의 고백이 이어졌다. 그는 ‘지금, 로아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매일매일 붙어 있는 거요. 어딜 가든, 제 스케줄이 뭐든 맨날 제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안소미가 딸 로아와 24시간 떨어지고 싶지 않은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자신이 겪었던 엄마의 부재를 딸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소미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다른 친구들은 다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친구들이 놀리는 걸 듣고 엄마의 부재를 깨달았다. 안소미는 초등학교 때 할머니와 봉고차에서 살면서 폭죽을 팔아 생계를 유지할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했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엄마 안소미를 내면에서 깊이 압박하고 있었다. 자신이 육아에 서툰 것도 모두 과거의 상처 때문인 것처럼 느껴졌다.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에서도 부모님 대행 알바를 써야 했고,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도 친정엄마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껴야 했던 안소미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런데도 로아에게는 최고의 엄마가 되고 싶었다.

“소미 씨한테 남편과 로아는 처음 경험하는 가족이군요. 그렇군요. 너무 소중하군요, 그래서. 난생 처음 하는 거군요, 제대로 된 가족을.”

오은영 박사는 안소미가 처음으로 제대로 된 가족을 갖게 된 것이라며 안소미의 마음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성인이 된 이후에 아주 열심히 살아왔다며 칭찬했다. 또, 어른으로서 미안하다는 말도 건넸다. 그러면서 ‘좋은’ 엄마, ‘나쁜’ 엄마 같은 건 없다면서 ‘그냥’ 엄마가 존재할 뿐이고, 엄마가 된다는 건 그 자체가 훌륭한 일이라 덧붙였다. 안소미는 그 말에 큰 위안을 느꼈다.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안소미는 분명 서툰 엄마였다. 19개월 된 로아에게 치킨을 먹이는 등 아이들이 나이대별 특징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로아가 계속 울면서 보채는데 그 이유도 감지하지 못했다. 남편이 ‘졸린 거 같은데’라고 말한 후에야 아이가 우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은영 박사의 말처럼 공부가 필요했고, 육아 방식과 관련해 남편과 많은 상의가 요구됐다.


안소미는 육아에 욕심만 앞서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자책했지만, 그건 어쩌면 모든 부모가 겪는 과정일 것이다. 안소미가 누구인가. 힘겨웠던 과거를 용감히 이겨내고 치열한 삶을 살아왔던 그가 아닌가. 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칠 수 있을 만큼 사랑으로 가득한 그가 아닌가. 비록 조금 서툴긴 하지만, 분명 안소미는 로아에게 든든한 엄마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워킹맘 안소미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그가 평생토록 그려왔을 예쁜 가정을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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