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보고 칭찬이 절로 나온 이유

조회수 2020. 5. 17. 14: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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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 모든 시간에, 모든 관계에 정성을 다하는'

첫날만 해도 순순히 전복을 내주며 새로 온 손님들에게 만찬을 선사했던 바다는 웬일인지 얼굴을 싹 바꾸었다.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은 낚시하기 위해 배를 몰고 나섰지만, 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지는 통에 씁쓸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래도 통발에는 뭔가 걸리지 않았을까? 유해진은 잔뜩 기대하고 통발을 끌어 올렸지만, 거기에는 미끼로 넣어놓았던 고등어 조각만이 외로이 들어 있었다.


죽굴도에 난데없이 ‘보릿고개’가 찾아왔다. 물론 먹을거리가 전혀 없진 않았지만, 어촌에 와서 농촌 밥상을 차려 먹고 있으니 그리 볼 수도 있었다. 허나 조금 아쉽기는 해도 그 자체가 큰 걱정거리는 아니었다. 닭장에서 달걀을 꺼내고, 텃밭에서 채소를 뽑아 있는 대로 차려 먹으면 될 일이었다. 구황작물(고구마, 감자)로 레스토랑 놀이를 연출하며 유쾌하고 즐거운 저녁 식사를 했던 그들이 아닌가.

“왜 왔어? 너 왜 왔니?”

“독고진 씨~”

그런데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5’에 첫 번째 게스트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동백이’ 공효진의 방문으로 다들 마음이 급해졌다.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조금 대충 차려 먹어도 무방했지만, 손님까지 그렇게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죽굴도까지 힘들게 찾아온 공효진에게 제대로 된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싶었으리라. 그게 사람 마음이다.


우선, 배고픈 공효진을 위해 점심부터 차렸다. 아직 남아 있는 거북손으로 파전을 만들고, 상추와 깻잎을 뜯어 비빔국수를 만들었다. 조촐한 점심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다 함께 바다로 향했다. 다시 낚시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대안은 없는데 마음은 급했다. 게다가 조류가 거센 탓에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바다는 여전히 냉담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통발에는 아쉽게도 치어만 들어 있었다.

“무는 없나? 무조림 이런 거 맛있겠다.”

“그냥 무만 먹으면 이 다 빠져, 뜨거워서. (웃음)”

유해진이 바다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동안 차승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었다. 유해진이 빈손으로 귀가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공효진이 좋아하는 마늘종 볶음을 만들었다. 그래도 뭔가 성에 차지 않았는지 공효진에게 자꾸만 먹고 싶은 게 없는지 물었다. 공효진이 무조림과 뭇국을 얘기하자 있는 재료를 총동원해 요리를 시작했다.


생선 없는 무조림과 고기 없는 뭇국, 스페셜한 메뉴가 없는 밥상. 어쩌면 조촐할 수도 있었지만, 그들의 저녁 식사는 결코 가난하지 않았다. 거기엔 정성이 가득했다. 생선을 못 잡은 유해진은 못내 미안해했고, 차승원은 있는 재료로 최선을 다해 상을 차렸다. 공효진은 맛있게 식사를 하며 선배들의 마음을 가볍게 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던 저녁 식사는 어느새 농담과 웃음으로 가득 찼다.


다음 날 아침, 유해진은 바다로 나갔다. 생선 한번 먹이지 못한 채 공효진을 돌려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책임감을 느낀 유해진은 아침 식사마저 거르며 낚시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밥을 먹기 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가 나오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던 탓이다. 차승원이 그런 유해진을 그냥 두고 볼 리 없다. 당장 눌은밥, 김치찌개, 계란말이, 사과를 담아 도시락 배달을 보냈다.

도시락을 건네받은 유해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어찌 보면 그건 작은 일이다. 하지만 소소한 것들이 진한 감동을 주는 법 아닌가. 유해진은 지금껏 먹은 김치찌개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도시락을 보내준 이들의 정성, 그 따뜻한 마음이 김치찌개의 맛을 더욱 극대화했던 게 아닐까. 유해진과 차승원은 서로 겸연쩍은 하트를 보내며 마음을 주고받았다.


‘동백이’ 공효진의 출연에 힘입어 <삼시세끼> ‘어촌편5’는 시청률 12.18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2회 9.842%에 비해 껑충 뛰어오른 수치다. 이는 SBS <더 킹>과의 경쟁 속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더 값지다. <더 킹>은 6.3%(9회)까지 하락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은 납득할 수 없는 로맨스와 허술한 평행세계, 난잡한 PPL로 가득한 <더 킹>이 아니라 <삼시세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그건 <삼시세끼> 시리즈가 지닌 고유한 특성이기도 하지만, 유독 저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는다. 잔잔히 다가와 묵직한 파동을 남긴다. 왜 그럴까? 사소하지만 세심한 배려, 간단한 일에도 성실한 모습, 정성이 가득한 따뜻한 관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봄날처럼 녹이는 게 아닐까.

사실 저들은 현실 속에서 우리 시대를 빛내는 대단한 배우들이기도 하지만, <삼시세끼>에서 보이는 모습은 그런 휘황찬란한 것들은 아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고, 맡은 역할에 책임을 다하는 것 그런 성실함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작가 정지우는 『행복이 거기 있다, 한 점 의심도 없이』에서 ‘성실한 사람’이라 소개됐을 때 기분이 좋았다며 다음과 같이 썼다.

“나도 근래 누군가에게 정말 마음을 다해 칭찬을 할 때, 참 ‘정성스럽다’는 말을 쓰게 되었다. 당신의 정성이 고맙고, 그 정성이 훌륭하고 감탄할 만하다는 말을 쓰게 된다. 잘하는 거야 생각보다 그리 별게 아닐지 모른다. 정말 대단한 것은 늘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나를 믿어준 이들에게 결과보다는 정성으로 보답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렵다. 모든 일에, 모든 시간에, 모든 관계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성실한 사람", 참 좋은 말이다.” (p. 48)

<삼시세끼> '어촌편5'의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에게도 그 칭찬을 건네고 싶다. 그들이 정성스럽게 빚어낸 하루가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얘기해주고 싶다. ‘모든 일에, 모든 시간에, 모든 관계에 정성을 다하는’ 성실한 사람들, 그들의 <삼시세끼>가 오랫동안 계속됐으면 좋겠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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