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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달라진 것 없는데 더 재밌다 말 나오는 이유

정말 달라진 게 별로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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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를 가지고 돌아온 tvN <삼시세끼>는 언제나 조금씩 변화했다. 그것은 변주이기도 했고, 어떤 경우에는 진화였다. 나영석 PD는 영리하게 기존의 자산 위에 ‘플러스 알파’를 쌓아 왔다. 그런데 ‘어촌편5’의 경우에는 이전 시즌과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자연(섬) 속에서 자급자족으로 하루 세끼를 해결한다는 콘셉트도 변함없고, 멤버 구성도 과거의 한 시점을 그대로 옮겨왔다.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은 ‘고창편’을 기준으로 4년, ‘어촌편2’를 기준으로 5년 만에 다시 뭉쳤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2019년 <스페인 하숙>에서 호흡을 맞췄지만, 손호준까지 합류한 완전체는 상당히 오랜만이다. 허나 그건 이미 4년 전에 봤던 그림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막내 손호준이 37살이 됐다는 것만 강조될 뿐이다. 같은 구성원과 그들 간의 동일한 관계까지 어찌 보면 답습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연속성을 생각하면 그 역시 이상할 건 없다. 오히려 출연자 같다는 건 시즌제의 장점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번 시즌의 ‘플러스 알파’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나영석 PD가 준비한 히든 카드가 뭘까?’라는 질문이다. 어쩌면 유해진이 배 면허를 취득해 ‘마도로스 유’가 된 것일까? 그런데 배를 몰고 바다를 항해하는 장면은 이서진을 통해 이미 연출됐던 장면이 아닌가.

여전히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은 수렵과 채취를 통해 일용할 양식을 구한다. 그러나 궂은 날씨 탓에 낚시는 번번이 실패하고, 기대를 걸었던 통발은 매번 비어있다. 그나마 첫날에는 중노동으로 얻은 전복과 거북손이 있었지만, 날이 지날수록 그마저도 구하기 어려웠다. 급변하는 날씨는 쉽사리 식자재를 얻을 수 없었다. 결국 이들은 구황작물인 고구마와 감자로 저녁 식사를 대신하게 됐다.


어찌 보면 별 볼 일 없는 내용이다. 고구마와 감자를 굽거나 삶는데 무슨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있겠는가. 그걸 딱히 요리라고 하기도 민망하니 그냥 짧게 편집돼 넘어갈 가능성이 컸다. 그런데 차승원과 유해진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을 ‘레스토랑 놀이’를 통해 반전시켰다. 갑자기 종이를 찾던 유해진은 SP와 P가 있다면서 주문을 받아 적는 시늉을 하기 시작했다.


눈치 빠른 차승원은 SP가 Sweet Potato(고구마), P가 Potato(감자)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다. 고구마와 감자가 마치 스테이크라도 되는 양 ‘미디어 웰던’으로 요청하자 유해진은 그에 맞춰 합을 맞춰나갔다. 상황만 놓고 보면 식자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고구마와 감자를 구워먹는 것이었지만, 그것이 놀이가 되자 즐겁고 유쾌한 저녁식사로 탈바꿈됐다. 키친타월을 목에 두른 차승원이라니!


이 장면은 <삼시세끼> ‘어촌편5’의 ‘찐’매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원래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이 출연했던) <삼시세끼>의 매력은 ‘차줌마’ 차승원의 빛나는 요리 솜씨와 장난기, 유해진의 인간미와 언어유희(아재개그), 손호준의 예의 바름과 성실함이다. 이들 사이의 케미, 특히 차승원과 유해진이 만들어내는 상황극이 프로그램의 지분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적 구성이나 구성원 간의 관계, 환경 및 스케일, 볼거리 등 겉보기에 과거와 달라진 게 없는 <삼시세끼> ‘어촌편’이지만,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자그마한 변화들이 감지된다. 달리 말하면 같은 주방에서 같은 재료, 같은 조리 방식으로 요리를 했는데 맛은 한층 깊어졌다고 할까? 그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한 분야, 한 장르에 완벽히 숙련된 장인의 힘 아닐까?


다시 보고 싶었던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은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빙그레 웃음 짓게 만들었던 유머 감각도 여전하다. 게다가 더 여유 있고 근사해졌다. 농도가 깊어졌다고 할까? 또, 그들 간의 케미는 더욱더 쫀득해졌다. 보이는 그림 자체는 익숙하지만 그 편안함 때문에 자꾸만 시선이 간다. 한층 깊어진 저들이 주는 안정감, 그 단단한 관계가 위로되고 힐링이 된다고 할까.


나영석 PD는 이미 그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조합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걸 말이다. 달라진 게 없어 보이는 <삼시세끼>의 ‘플러스 알파’는 그 똑같은 인적 구성의 농도에 있었고, 시청자들 역시 그걸 편안하게 받아들일 거라는 걸 말이다. ‘뻔하다’, ‘지루하다’는 일부 부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여전히 <삼시세끼>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프로그램이다. ‘어촌편5’도 어김없었다.


<삼시세끼> ‘어촌편5’는 1회 9.27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고, 2회에서 9.842%로 상승해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어쩌면 <삼시세끼>야말로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했던 ‘평행세계’를 가장 영리하게 그려냈는지도 모르겠다. <삼시세끼>는 자기복제라는 비아냥에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가치를 증명해 보인 상징적인 예능으로 기억될 것이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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