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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에 ‘삼시세끼’ 꺼내든 나영석 PD의 한판승

여전히 ‘힐링’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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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딱 마늘쫑 먹을 시기예요.” (나영석)

“그래서 그런 노래가 있잖아. (웃음 꾹) 마늘쫑이 떙떙땡~ 은은하게 울린다.” (유해진)

“아니, 이 사람은 섬만 오면, (웃음) 섬만 오면, 섬만 오면.” (차승원)

손꼽아 기다렸던 <삼시세끼>였다. 2019년 산촌 편(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을 들고나왔던 나영석 PD가 어촌 편 시즌5로 돌아왔다. 멤버는 시청자들이 그토록 그리워했던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이었다. 무려 5년 만에 다시 뭉친 세 사람은 여전히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물론 차승원과 유해진은 tvN <스페인 하숙>(2019)에서 환상의 짝꿍으로 활약했다.) 


한때 ‘만재도’를 섭렵했던 그들이 이번에 찾은 곳은 전라남도 완도군에 위치한 ‘죽굴도’이다. 대나무와 동굴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죽굴도는 아무도 살지 않는 섬이다. 옛날에는 50여 가구가 살았지만, 지금은 이따금 섬을 찾는 세 집만 남아 있었다. 아무래도 험한 파도 때문에 거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참고로 죽굴도는 2017년 7월 KBS1 <인간극장> ‘죽굴도, 그대와 둘이서’ 편에서 소개된 적 있다.) 


죽굴도에 입성하기 전 차승원과 유해진은 알아주는 만담 커플답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차승원은 특유의 장난기로, 유해진은 전매특허인 언어유희로 서로를 맞이했다. 막내 손호준은 쉼 없이 이어지는 형들의 농담에 예전처럼 웃음을 빵빵 퍼뜨렸다. 웃음꽃이 핀 지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죽굴도에 도착한 그들은 4일동안 이어질 특별하고 설레는 일상을 떠올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들은 반갑게(?) 맞이한 건 악천후였다. 산뜻하지 못한 출발에 속이 상할 법도 한데, 차승원과 유해진은 ‘응, 이래야 <삼시세끼>야’라며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차승원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주무대인 주방부터 살폈다. 그리고 코트를 벗지도 않고 곧장 요리를 시작했다. 잽싸게 깍두기를 담그고 배추겉절이까지 준비했다.

점심 메뉴는 비 오는 날에 알맞은 수제비였다.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처음에만 해도 가랑비 수준이었던 비가 어느새 장대비가 돼 쏟아지고 있었다. 결국 장소를 옮겨 비를 피해가며 요리를 해야 했다. 허나 고생을 했기 때문일까.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아 먹는 차승원표 수제비의 맛은 일품이었다. 비에 홀딱 젖은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그 맛에 유해진과 손호준은 탄성을 내뱉었다.


저녁은 유해진과 손호준이 활약할 차례였다. 두 사람은 바닷가로 나가 무거운 바위들을 뒤집어가며 전복을 채집했다. 고된 작업에 허리가 아팠지만, 통에 가득 전복을 담아가는 두 사람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전복을 건네받은 차승원은 함박웃음을 짓더니 금세 손질해 애피타이저로 내놓았다. 밥상엔 메인 메뉴인 콩나물밥과 전복을 넣은 배추 된장국도 놓였다. 


그렇게 죽굴도에서의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유해진은 어김없이 아침 산책을 나갔다. 그는 11분 만에 섬을 한 바퀴 돌며 구석구석 관찰했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전날 먹고 남은 눌은밥과 전복 된장찌개로 간단한 아침상을 차렸다. 현실의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운 아침에 소탈하고도 정겨운 식사였다. 함께 음식을 나누고, 대화를 나눌 누군가의 존재가 더없이 따뜻했다.

“여기나 오니까 우리가 마스크 벗고 이렇게 생활하지. 요즘은 진짜 이런 게 너무 귀해지는 거지. 이렇게 나와서 그지? 이런 시간들이.” (유해진)

“난 요새 당신하고 더 나이 들기 전에 (사진) 한 장 남기면 좋을 거 같아서. 좋지 뭐, 안 그래?” (차승원)

“나는 더 나이 들고서..(웃음)” (유해진)

코로나19 시대에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제작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무인도에서 촬영이 가능한 걸 넘어 오히려 그게 최적화되어 있기까지 하다.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가. 복잡할 것도 없고, 어수선하지도 않다. 무언가 많은 게 갖춰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단출한 상황, 단순화된 상태에서 위로와 힐링이 자라난다. 어촌 편 시즌5를 통해 <삼시세끼>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 타이밍에 나영석 PD가 <삼시세끼>를 꺼내 드는 건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지난 3월 종영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최고 시청률 3.379%)에 대한 반응이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15분 남짓의 6개 코너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시도 자체는 참신했지만, 내용이 빈약하다는 혹평이 많았다. 시청률이 낮을 걸 각오했었지만, 결국 목표치(5%)에 도달하지 못했다. 


숏폼 형식은 유튜브 시대의 흐름엔 적합할지 몰라도, 나영석의 장점인 스토리텔링이나 캐릭터 간의 조합을 드러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다고 도전 자체를 평가절하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후속작으로 <삼시세끼>를 들고나오는 건 어찌 보면 ‘후퇴’처럼 보일 수 있었다. 그런데도 나영석은 시청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선택했고, 그 결과는 9.3%(닐슨코리아 유로 플랫폼 기준)로 대박이었다. 


<삼시세끼>로 돌아온 나영석은 여전히 건재했다. 혹자는 (나영석의 예능은) 뻔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알고도 당한다’는 어느 유도 선수의 기술처럼 나영석의 <삼시세끼>는 확실한 한판승을 거뒀다. 원래 가장 잘하는 것을 할 때 빛나는 법이다. 황금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이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여전히 집에 머물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이들도 많다. <삼시세끼>가 최고의 위로이자 힐링이 되어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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