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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김정은 위독설', 의심부터 해봐야 하는 이유

조회수 2020. 4. 22. 10: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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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로라면 누구는 죽었다 부활했다.

4월 21일 대한민국 언론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태에 빠졌다는 ‘위독설’을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 北, 김정일 쓰러지자 3년 대혼란… 김정은 공백땐 김여정이 나설듯 (조선일보)

- 윤상현 “며칠 전 평양봉쇄, 김여정 승격···北 이상징후 있다” (중앙일보)

- ‘김정은 중태 맞나’ 혼선 속… 지성호 “생명 위독해 통치 불가능” (세계일보)

언론들은 탈북민 출신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자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생명이 위독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치 김정은 위원장 위독설이 사실인 양 북한이 혼란에 빠지고, 그 대신 김여정이 일선으로 나선다는 예측까지 합니다.


사실일까요?

김정은 위원장 위독설의 근거는 한국 언론?

출처: ⓒ트위터 캡처
▲ 미국 언론 NBC 기자는 트위터에 김정은 위원장이 뇌사 상태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국내 언론들이 보도한 김정은 위독설의 출처는 미국 CNN이었습니다. 그런데 CNN은 보도 근거 중 하나로 한국의 온라인 신문인 데일리 NK를 들었습니다.

“Then Daily NK, an online publication based in South Korea that focuses on the north, reported that Kim had received a cardiovascular system procedure on April 12, and was being treated in a villa in Hyangsan County.” (CNN)

CNN은 데일리 NK가 4월 12일 김정은 위원장이 심혈 관계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데일리 NK에서 김정은 관련 4월 12일 보도는 찾지 못했습니다. 4월 20일 나온 “김정은, 최근 심혈관 시술 받았다…여전히 특각서 치료 중”이라는 보도뿐이었습니다.


데일리 NK 보도의 근거는 북한 내부 소식통입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시술을 누가 했고, 어디서 치료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전합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과 치료 내역을 상세히 보도했다는 그 자체에 의문이 듭니다. 이런 정보는 최강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미국조차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건강 이상설’ 보도를 믿지 못하는 이유

출처: ⓒ페이스북 화면 캡처
▲ 탈북자 출신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김 씨 일가 건강은 극비 중의 극비’라며 ‘그걸 알 능력이 있다면 정보기관에서 연봉 10억 주고 스카우트 제안이 올 것’이라며 건강 이상설 오보를 제기했다.

탈북자 출신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페이스북에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관한 글을 올렸습니다.


주 기자는 ‘김정은이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추정할 여지는 충분하지만 친절하게 뭣 때문에 쓰러졌다고 설명하는 정보는 믿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이유는 ‘김일성 때부터 김 씨 일가가 죽었다. 쓰러졌다는 수 없이 많은 오보들’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주 기자는 “진짜로 김일성과 김정일이 죽었을 때 그걸 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며 “김 씨 일가 건강은 극비 중의 극비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성하 기자의 주장처럼 한국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들의 건강은 정보기관에서도 쉽게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기사일수록 더욱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북한 오보에 대한 외신 기자의 일침

출처: ⓒ트위터 화면 캡처
▲ 영국 출신 프리랜서 기자는 현송월 처형 오보를 시작으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는 한국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코로나19 관련 한국 언론 보도를 가리켜 ‘참담하다’라고 평가했던 영국 출신 라파엘 라시드 프리랜서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기억하라, 처형됐던 북한의 팝 디바(현송월)가 돌아온 것을”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올린 링크는 조선일보의 현송월 처형 오보 관련 기사였습니다. 실제로 조선일보는 2013년 8월 29일 지면에 ‘김정은 옛 애인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라는 오보를 냈습니다. (관련 기사: 총살됐다는 김정은 옛 애인 ‘현송월’ 판문점에 등장


라시드 기자는 연합뉴스와 CNN 보도를 비교하는 트윗도 올렸습니다. 연합뉴스가 CNN을 근거로 보도했고, CNN은 미국 관료의 발언을 인용했지만, 누가 발언했는지 알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국내 언론이 출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기자가 기사를 쓰고 언론이 보도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철저한 검증입니다.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보도는 오보가 되고, 오보는 가짜뉴스가 되기에 십상입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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