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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기 싫어..' 일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생물학적 이유

조회수 2020. 4. 14. 11: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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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다고..!

누구나 자신의 일을 지루하게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한때 가득 찼던 열정은 모두 사라지고, 직장 생활은 그저 주말을 위해 버티는 시간으로 바뀌게 됩니다. 최근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직장인이 “자신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도, 열정적으로 대하지도, 그리고 최선을 다하지도” 않습니다. 특히 그중 17%는 자신의 일을 적극적으로 회피합니다.

출처: ⓒ드라마 <셜록>

이러한 반응은 일반적으로 노력의 부족으로 여겨집니다. 누구나 동기를 가지고 싶어 하며,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추구합니다. 그러나 직장이 이처럼 많은 이에게 지루하게 된 것은 동기의 문제가 아닙니다. 여기에는 생물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은 우리 뇌의 “탐색 시스템(seeking system)”이라 불리는 부위를 자극하지 못합니다. 


탐색 시스템은 세상을 탐험하고, 환경에 대해 배우고, 여기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자연적인 충동을 일으키는 시스템입니다. 탐색 시스템의 명령을 따를 때 우리 뇌에서는 동기 부여와 즐거움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며 우리는 이를 통해 탐색을 더 원하게 됩니다. 

출처: ⓒSBS
즉, 두뇌풀가동 상태에 돌입한다는 얘기다.

탐색 시스템은 우리 조상들이 아프리카를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이며, 우리를 새벽까지 취미에 몰두하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그리고 그저 흥미롭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가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계속 추구하는 것도 탐색 시스템 덕분입니다.


또한, 탐색 시스템은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그저 주어지는 먹이에 만족하기보다 자신이 스스로 먹이를 찾게 만듭니다. 탐색 시스템이 활성화될 때 우리는 더 큰 동기를 느끼며, 목적의식을 가지게 되고 열정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즉 탐색 시스템 덕에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날 직장은 어떻게 일에서 개인을 없앴나

탐험, 실험, 학습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개발된 능력입니다. 또한 업무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오늘날 직장이 개인들의 탐색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도록 구조화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산업 혁명으로부터 탄생한 오늘날의 경영 원칙은 일터에서 개인의 탐험과 학습 본능을 억누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19세기 후반, 공장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우리는 수천 명의 사람을 측정하고 관찰해 ‘관리’할 수 있는 관료제와 경영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경영자는 피고용인이 주어진 업무에만 충실하기를 바랐고, 이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하는 피고용인의 욕망을 억누르는 원칙들이 생겨났습니다.


이 원칙들은 생산성과 제품의 신뢰도를 높였지만, 피고용인의 자기표현, 새로운 시도, 학습 능력을 없앴고 또 최종 제품과의 연결고리 또한 없앴습니다. 


오늘날 직장에는 불행하게도 당시의 경영 원칙들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대부분 기업은 경쟁과 품질 보증을 강조하고 규제에 순응하는 것을 강조하며 피고용인이 자신의 역할을 넘어서서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거나 업무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최고경영자는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조직에는 표준화된 성과지표와 인센티브, 처벌, 승진 등을 통해 피고용인을 관리하는 철학이 이미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결과 조직은 피고용인들의 탐색 시스템을 비활성화시키며 오히려 공포 시스템을 활성화해 인식의 폭을 좁히고 복종을 강요합니다.

출처: ⓒtvN
결과는 와장창이다.

이런 조건에서 사람들은 더 조심하며, 더 근심하고, 더 경계하게 됩니다.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고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다 부질없는 짓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우울증을 경험하게 됩니다. 두통과 수면 장애, 나른함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신의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깊어질수록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점점 더 싫어집니다.

다른 길이 있습니다!

지루한 활동을 싫어하는 것은 우리 정신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입니다. 우리 몸이 우리에게 더 나은 일을 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탐험하고 배우는 것.


지루한 일을 할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능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명한 뇌 과학자인 자크 파크셉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탐색 시스템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 인간의 열정은 끝없는 불만족의 겨울 속에 갇힌다.” 


산업혁명 시기에 고용주들은 고의로 노동자의 탐색 시스템을 무력화했습니다. 과학적 경영은 피고용인에게 그들에게 주어진 일만 하도록 만들었고, 이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여겨졌습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조직은 더 높은 수준의 변화와 경쟁을 겪고 있으며, 그 변화의 속도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조직이 개인에게 혁신을 요구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조직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직원의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은 조직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바로 젊은 직원들입니다. 조직이 생존하고 적응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창의력과 열정을 살려야 합니다. 


즉, 직원들의 탐색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교수이자 컨설턴트로서 여러 조직을 연구했고, 이 문제를 해결한 조직들을 보았습니다. 이를 위해 전체 조직의 구조를 다 갈아엎을 필요는 없습니다. 리더들의 작은, 그러나 결정적인 넛지와 참견만으로도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경험하며, 목적의식을 느끼게 해줄 탐색 시스템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사람들의 탐색 시스템을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웹툰 <이말년 서유기>
지금부터 즐기는 자 모드에 돌입한다.

(1) 자기표현 : 동료들이 내가 언제 최선의 상태일 수 있는지 잘 안다면, 우리는 일터에서도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을 겁니다. 고용주는 피고용인이 자신의 강점을 잘 드러내게 만들어 그들의 업무를 그들의 장점에 맞게 재창조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리더들부터 솔선수범해 자신의 역할을 잘 드러내는 직책명을 만들고, 직원들 역시 자신의 업무를 조정해 직책명을 바꾸게 해야 합니다. 리더들은 팀원 각자가 자신의 강점과 그들이 팀의 의사 결정에 대해 가진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직장인이 그 직장의 규율 안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발휘해 의미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은 실험으로 증명된 사실입니다. 


(2) 실험 : 조직은 그 조직의 목적 내에서 구성원이 스스로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오늘날 대부분 리더가 자신의 직원들이 가졌으면 한다고 말하며, 대부분의 직원 또한 드러내고 싶어 하는 특성인 ‘유연한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이는 더 나은 제품이나 서비스로 이어질 뿐 아니라 구성원이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게 만듭니다. 


(3) 목적의식 : 목적은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리더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목적의식을 가지게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는 자신이 하는 행위의 이유를 이해하고 믿게 될 때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집니다. 목적의식은 자신이 속한 팀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무엇을 먼저 시도해야 할지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보너스와 같은 단기적이고 표면적인 보상보다 탐색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모두의 정서적, 육체적 건강에 훨씬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탐험과 실험이 장려되는 환경에서 일과 살을 구가할 때 더 행복하며, 더 건강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모두가 원하는 길 아닐까요?

원문: 쿼츠, Daniel M. Cable

* 외부 필진 뉴스페퍼민트 님의 번역 글입니다.


** 2018년 4월 14일 직썰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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