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에서 섹스는 얼마나 중요할까?

조회수 2020. 4. 11. 2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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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바꾸자 솔직한 결과가 나왔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결혼의 행복은 정녕 활발한 성생활에 달린 것일까요? 뻔한 얘기 같지만, 관련 연구의 절반 정도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결혼 후 오랜 세월 함께한 커플뿐 아니라,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부부들의 관계도 섹스에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반면, 나머지 절반 정도의 연구 결과는 일반 상식에 가까운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즉, 결혼에서 성생활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죠.


플로리다주립대의 린지 힉스는 이 문제가 세상의 다른 여러 문제처럼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심리학 연구의 설문지 문항들은 대부분 응답자에게 성찰의 시간을 허락하죠. 힉스는 생각 없이,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 답변을 얻을 수 있는 연구를 설계했고, 얼마 전 그 결과를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했습니다. 


힉스의 연구는 여느 관련 연구와 비슷하게 출발합니다. 결혼한 지 마 되지 않은 부부 120쌍을 대상으로, 모두에게 배우자와의 섹스가 얼마나 만족스러운지, 얼마나 자주 관계를 갖는지 등의 질문이 포함된 설문지를 채우도록 했습니다. (참고로 세간의 추측과는 달리, 섹스 빈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남편과 아내 간의 답변이 꽤 일치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힉스의 연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죠. 그녀는 이런 연구 결과가 양분되는 이유가 "사람들은 자신들의 성생활과 관계없이 자신과 배우자의 관계가 공고하다고 '믿고 싶어해서'" 혹은 "섹스 빈도 같은 것이 관계의 공고함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히, 그렇게 믿고 싶어 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 그런 것과 거리가 있죠. 


이를 확실히 구별하기 위해 힉스는 자동 태도 검사(automatic attitude test)라는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실험 대상자들에게 이미지를 보여주고, 그다음에는 '멋진', '뛰어난', '매력적인'과 같이 긍정적인 단어, 또는 '끔찍한', '불편한', '불쾌한'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보여주는 실험이죠. 그리고 반응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키보드를 사용해, 본 단어가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를 바로바로 선택하도록 합니다.  


긍정적인 단어에 빠르게 반응하고 부정적인 단어에 느리게 반응한다는 것은 실험 대상자가 직전에 본 이미지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부정적인 단어에 빠르게 반응한다면 실험 대상자에게 이미지는 부정적인 느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힉스는 통제군으로 이미지 없이 단어에 대한 느낌만을 고르도록 했고, 그다음에는 자신의 사진을 본 후, 또 배우자의 사진을 본 후 단어를 보여줬습니다. 

실험 결과 이제까지의 많은 실험과 마찬가지로, 성관계의 빈도는 자신이 생각하는 배우자와의 만족도와 그다지 상관 관계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배우자에 대한 '자동 태도' 즉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인 반응과는 상당한 상관 관계를 보였습니다. 주 2회 이상 관계를 갖는다고 답변한 사람들은 배우자의 사진을 본 후에 긍정적인 단어에는 빨리, 부정적인 단어에는 느리게 반응했습니다. 주 1회 이하로 관계를 갖는다고 답한 사람들은 반대였죠. 단어만 보았을 때, 또는 자신의 사진을 보았을 때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관계를 자주 갖지 않는 커플들이 섹스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걸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몇몇 경우에는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이 연구가 특히 중요한 건, 이건 단순한 성욕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고 결혼을 지속하고 싶다면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물론 힉스의 연구는 수많은 연구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재현된다면, 전 세계 결혼 상담사들은 그 내용을 참고해야 할 겁니다.

원문: 이코노미스트

* 외부 필진 뉴스페퍼민트 님의 번역 글입니다.


** 2016년 9월 28일 직썰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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