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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도 너무 이상한 자영업자의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수령 기준

1인 가구 기준 ‘연’소득 1,6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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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이 대강 발표됐다.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을 기준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현재 발표된 기준에 따르면, 직장가입자는 그렇다 치고 지역가입자 기준이 뭔가 이상하다. 1인 가구 기준 63,778원, 2인 가구 기준 147,928원, 3인 가구 기준 203,127원, 4인 가구 기준 254,909원… 어떻게 이런 숫자가 나왔을까.

출처©뉴스1

1인 가구 기준으로 지역가입자가 건강보험료를 6만 3천 원밖에 안 내려면, 재산이 0원이고 ‘연’소득이 600만 원이어야 한다. 월급이 아니고 연소득이다. 월소득 기준으로는 50만 원이다.


2인 가구 기준을 맞추려면 재산이 0원이고 연소득이 1,600만 원이어야 한다. 3인 가구 기준을 맞추려면 역시 재산이 0원이고 연소득이 2,600만 원이어야 한다. 물론, 재산이 있으면 이 기준은 더 낮아진다.


코로나19로 가장 힘들어하는 계층 중 하나가 자영업자다. 이 기준대로면 지역가입자인 1인 자영업, 가족 자영업들 안 그래도 죽기 직전인데 죽으라고 등 떠미는 격이다. 

2.


아마 ‘지역가입자’란 게 ‘직장가입자’와는 달리 굉장히 이질적인 정체성들이 모인 집합이라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닐까 싶다.


단순경비율을 적용받는 보험설계사의 경비율은 78%, 따라서 소득률은 22% 수준이라고 한다. 단순경비율이란 소득이 일정 수준 미만이라 장부를 기장할 만한 규모가 안 될 경우, 증빙자료를 갖추지 않아도 ‘그냥 이만큼은 경비로 인정해주겠다’하는 비율이다.


쉽게 말해 보험설계사가 6,000만 원을 벌면 4,680만 원은 비용으로 처리되고 1,320만 원만 소득으로 잡힌다는 얘기인데, 아무리 사람 만나고 하는 데 경비가 소요된다지만 택도 없이 말이 안 되는 숫자다. 게다가 단순경비율을 적용받는 기준도 소득 7,500만 원 이하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

출처©연합뉴스

사실 보험설계사뿐 아니라 프리랜서들이 대부분 경비율을 높게 적용받고 (보통 50% 이상인 듯?) 소득률은 그만큼 낮게 잡히는 듯하다. 실제로 비용처리할 게 적은 인적용역사업자들이 왜 이렇게 높은 경비율을 적용받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기준은 보험설계사 등 특수한 직종에 비해 훨씬 낮기 때문에, 영세 프리랜서들을 위한 혜택(?)이라고 하면 말이 되긴 한다.)


아마 인적용역사업자들이 보통 ‘사업자(=자영업자)’라기보다 ‘임금노동자(=월급쟁이)’에 가까운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는 한데, 같은 돈을 벌더라도 ‘사업자’는 4대보험 등에서 내야 할 돈이 ‘임금노동자’에 비해 훨씬 많다. 이 간극을 줄이려고 경비율을 높게 잡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3.


이 시점에서 ‘킹리적 갓심’을 펼쳐보자. 정부의 이상한 기준 설정은 이러면 말이 된다. 인적용역사업자들의 보험료 기준이 이상하다는 걸 ‘깜빡’ 잊고, 그냥 소상공인이랑 다 합쳐서 하위 70% 기준을 만들어버린 거다.


6,000만 원을 버는 보험설계사는 단순경비율이 적용돼 소득이 1,320만 원으로 잡힌다. 굉장히 이상하지만 제도가 이렇다니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없다. 이 보험설계사가 2~4인 가정의 가장이라면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출처©연합뉴스

그런데 이건 ‘특이한’ 경우다.


일반적인 소상공인이 매출이 6,000만 원인데 소득이 1,320만 원으로 잡혔다면, 이건 정말로 그 사람이 번 돈이 1,320만 원 정도라는 뜻이다. 비용이란 진짜로 사업 영위에 필요한 돈이니까 비용이다. 물건 떼어오고, 임대료 내고, 전기 쓰고 수도 쓰고 뭐 이것저것.


물론 비용으로 최대한 이것저것 떨구려고 노력할 테지만, 어쨌든 1,320만 원에서 그렇게 엄청난 차이가 나진 않는다.


즉 소상공인 가족은, ‘정말로’ 1인 가정 기준 600만 원, 2인 가정 기준 1,600만 원 ‘만’을 벌어야 긴급재난지원금 기준을 충족한다.


누구는 2인 가정 기준 6,000만 원을 넘게 벌어도 긴급재난지원금을 받는데, 누구는 1,700만 원만 벌어도 받지 못한다. 이 킹리적 갓심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정부가 일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했을까 당황스러울 정도다.


빨리 정부의 해명이 듣고 싶다. 정말로 엉터리 주먹구구식으로 일해서 이런 사달이 벌어졌는가? 아니면 자영업자들은 어차피 망해도 괜찮으니까, 이김에 구조조정 좀 하라고 등 떠밀려고 이런 기준을 만들었는가? 어느 쪽이든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

4.


솔직히 둘 다 말이 안 된다. 맨날 그 숫자 가지고 씨름하는, 한국에서 가장 유능한 집단 중 하나인 정부에서 고작 이런 실수를 한다는 게 너무 말이 안 되지 않나.


근데 그 말이 안 되는 기준이 공식적으로 발표가 됐다. 한경 등 몇몇 언론에서 자영업자 기준 이상하다고 때리는 중인데, 해명도 수정도 없었다. ‘킹리적 갓심’이 발동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외부 필진 임예인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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