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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재작년에 다친 발목을 다시 삐었다. 도무지 학교를 갈 수준이 아니었다. 당연히 움직일 수가 없어서 병원에 갔다. 다음 수업 날, 진단서를 제출하자 교수님이 어디가 아팠냐고 물어보셨다. 발이 삐어서 병원에 좀 다녀왔다 했다.

교수님은 이런 사소한 것은 병결로 치지도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서류는 참고해보겠다고 하셨다. 졸업반인데 정신 차리라는 말을 들었다. 아직, 내가 너무 어린가 보다.

사장님이 들어오셨다. 매우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알고보니, 오후 알바가 사고를 당해 갈비뼈에 금이 간 것이다. 놀란것도 잠시, 사장님은 오후 알바에게 인증샷을 요구했다. 잠시 후, 사진이 도착했다. 알바는 병원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오후 알바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수십번쯤 듣고 나서야 사장님은 전화를 끊었다. 결국 그 알바생은 다음 달에 잘렸다. 그 이후로, 몸이 아플때면 아픈 알바를 다그치던 사장님의 눈빛을 생각한다. 아마 이런게 사회 생활인가보다.

회사에 들어온 지 겨우 한 달이 넘었다. 출근하려고 겨우 옷을 입고 지하철을 탔다. 하지만 버틸 수가 없었다. 중간에 내려 화장실에서 토했다. 도저히 출근 시간까지 버티기 힘들었다.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근처 약국에 가서 진통제를 샀다. 이런 게 사회생활이구나. 다시 회사로 향하는 지하철로 발을 옮겼다. 주책 맞게, 자꾸만 눈물이 났다.

무언가 목덜미를 꽉 잡고 있는 기분이었다. 심장이 튀어나올 듯이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병원에 갈 수는 없었다. 대신해서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정말인지 힘이 들었다. 병원에 간다고 말하자 팀장의 비꼬는 답변이 돌아왔다.

병원에 갔다. 갑작스럽게 혈압이 높아졌으니 잠시 안정을 취하고 가라고 했다. 링거를 맞은 손으로 회사에 문자를 쳤다. 이상하게, 손가락이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은 개근상을 받은 친구를 칭찬하며 모두들 본받으라고 했다. 하지만 열이 39도까지 올라가도 학교에 오던 그 친구의 강박은 우리가 과연 본받을만한 종류의 것일까?

만약 아파도 참는 것이 사회 생활이라면, 나는 그런 예절은 지키고 싶지 않다. 정말로.

* 외부 필진 20timeline 님의 기고 글입니다.

** 2018년 1월 12일 글을 재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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