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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인 내가 ‘미스터트롯’에 푹 빠진 이유

시청률 1위, 인기 원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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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어두워진 분위기에도 트롯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목요일 밤을 책임지고 있는 TV조선의 <미스터트롯> 덕분이다. <미스터트롯>은 최근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트로트 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시청률 1위를 넘어 스러져가던 트로트 문화를 대중문화의 중심에 세운 트롯 시리즈, 그 인기 원인은 무엇일까?

노인을 위한 콘텐츠는 없었다

출처TV조선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바램-임영웅)

미디어의 주요 타깃층은 2049이다. 2049란 20살부터 49살까지를 의미하는데, 광고주가 주로 해당 나이대에 광고를 노출하길 원해 생긴 용어이다. 방송사는 광고를 배정받기 위해서 해당 연령층의 시청률을 별도로 분석한다. 이는 2049 위주의 대중문화를 조성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청년층의 은어를 남용하고 자막에서 별다른 풀이도 없이 이를 인용한다. 어느샌가 장년층은 옆 사람의 설명 없이 TV도 즐길 수 없는 처지에 이른 것이다. 덕분에 TV 시청은 50대 이상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활동이면서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만족도는 줄어드는 모순을 갖는다. (자료 출처: 국민연금조사원 20200125 발표)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마저 <전국노래자랑> 같은 장수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드물다. 예능과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2049이고, 장년층은 부수적 존재로 소비된다. 이러한 풍토는 대중에게 ‘노인이 된다는 건 인생의 전성기가 끝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준다. 그러니 ‘트롯’ 시리즈는 단비 같은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은 노년을 부정하거나 배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나이 듦’을 긍정한다. 늘 신조어에 대해 묻던 장년층이 설명의 기회를 얻었다. 이 노래는 어떤 사람의 노래였고, 이 노래가 나오던 시절은 어떤 때였다고.

트로트의 재탄생, 눈길을 끌다

출처TV조선

“그래 한때 삶의 무게 견디지 못해 긴 긴 방황 뛰어 내 인생에 태클을 걸지속에 청춘을 묻었다 (중략) 앞만 보고 마!” (태클을 걸지마-김호중)

<미스트롯> 열풍 이후 트로트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부분 특정 연령대에 호소하는 것에 그쳤다. 반면 <미스터트롯>은 2030 시청자까지 유인에 성공하며 예능계에 역사를 갱신하고 있다. ‘트롯’ 시리즈는 뭐가 달랐을까? ‘트롯’ 시리즈를 기획한 서혜진 국장은 SBS 시절 <송포유>,<스타킹> 등을 연출했다. 다양한 비연예인과 함께 프로그램을 꾸려온 경험은 출연자들의 간절함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신인선은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 무대에 에어로빅 공연을 접목했고, 나태주는 놀라운 태권도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도 흔들림 없이 노래한다. 기부금 팀미션에서 폴댄스를 선보인 ‘사랑과 정열’팀의 무대는 그 절정을 보여주며 시청률 30%를 이끌었다. 각 출연자의 장점과 가능성을 포착해내는 감각과 다양한 방식의 무대 구성에 대한 경험치가 빛을 발한 것이다. 정적인 이미지였던 트로트는 그렇게 모든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무대로 재탄생했다.

잊고 있던 우리 감성, 그 진한 힙(hip)함

유튜브 인기탭에 인기 아이돌 BTS와 미스터트롯의 클립이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20200227)

출처유튜브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트롯 신사단)

‘오그라든다’는 말이 주는 무안함에 진심 어린 말들은 내면 깊이 숨어들었다. 피상적이고 얕은 관계와 표현들이 대중문화를 점거하며, 어느새 깊은 감성이 담긴 노래나 시간을 들여 읽어야 하는 문장들은 양지에서 사라져갔다. 젊은 층의 감성을 대변하는 표현과 그들을 상징하는 아이돌이 주류를 차지하게 됐다. 그렇게 특정 연령대의 소리와 문장이 미디어를 독점하는 지금, 트로트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지위를 얻게 된다. 한 사람 뿐이라는 사랑 노래와 어두운 감정을 마주 보는 가사는 유행에 밀려난 지 너무 오래된 탓에 오히려 새롭다. 트로트가 가진 깊은 감성과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이 이제는 ‘개성’이 된 것이다. 그렇게 트로트가 가져온 우리의 진한 힙함은 대중문화에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다.


동네 식당가를 지나는 길,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려온다. 식당 안 작은 TV에서는 <미스터트롯> 무대가 빛나고 있다. 주름을 지우려 노력했던 세상에서, 주름에 빛이 들게 하다니. 배제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묘한 쾌감마저 든다. 우리는 얼마든지 좋은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 수 있다. 혐오나 배제로 점철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 차별을 일삼으며 ‘재미’를 핑계 삼는 이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 승리는 얼마나 값진가.

* 외부 필진 고함20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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