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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가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

조회수 2020. 3. 9. 12: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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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상생의 길을 택했다.

코로나19는 우리들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다수의 회사가 재택근무 및 유연 근무제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물론, 애초에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의 노동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말이다. 전국의 유·초·중·고는 개학이 2주 더 연기되면서 학부모들의 고충도 커지게 됐다. 마찬가지로 개강을 연기했던 대학은 이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할 예정이라서 등록금과 관련한 갈등이 불거지고 한다. 


그뿐인가. 예배, 미사, 법회 등 종교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지만 일부 교회는 예배를 강행하며 지탄을 받고 있)다. 결혼식과 돌잔치 등 가족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며 허전한 마음을 달랜다. 회식은 물론 사적인 모임의 경우에도 서로 자제하고 기피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들의 일상을 격리했다. 


소규모의 집단감염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기 시작하자 정부와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는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e)’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각종 행사와 모임을 취소하고 외출을 자제하자는 게 주요 골자이다. 서울시가 지난 3월 6~7일 (주)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만18세 이상 시민 1천 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94.8%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취지에 공감했다고 한다.

“이 방송분은 ‘코로나19’ 심각 단계 이전에 촬영됐습니다.”

삶의 모든 풍경이 달라졌듯이 예능의 풍경도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야외 촬영이 중단됐다. 이미 JTBC <한끼줍쇼>는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됐고, 그 외에 KBS2 <1박 2일>, MBC <끼리끼리> 등은 제작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현재로선 촬영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촬영분에 여유가 있는 프로그램들은 1, 2주를 더 버틸 수는 있겠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3사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관객 없이 녹화를 진행하고 있고, KBS1 <열린음악회>와 <가요무대>,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역시 무관객으로 촬영을 마쳤다. 한국인 입국 금지 국가가 늘어나면서 여행 예능의 제작은 올스톱 됐다. tvN <더 짠내투어>는 16일 방송 후 후속 촬영이 중단됐고, KBS2 <배틀트립>은 종방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웃음과 대리만족을 줬던 예능들이 멈춰서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은 헛헛할 수밖에 없다. 콘서트, 공연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TV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예능 PD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방법을 궁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MBC <놀면 뭐하니?>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김태호 PD 역시 기존에 계획했던 프로젝트(‘스마트유’)를 취소해야 했지만, ‘라디유스타’ 특집을 마련해 새벽까지 일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심야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2G’ 지석진, 지상렬과 조세호, 홍진영, 홍현희 등이 참여하면서 라인업이 갖춰졌고, 이들이 녹음한 ‘유재석의 두 시 밤새’는 11일 오전 2시~4시까지 MBC FM4U 91.9에서 청취할 수 있다. 유재석은 ‘유DJ뽕디스파뤼’라는 새로운 부캐를 얻었다. 

“공연이 연기된 것도 있지만 취소된 것도 많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뭘까 고민하다가 공연 준비하신 분들도 아쉽지만 공연에 가려고 팬분도 아쉬운 거 같아서..”

‘라디유스타’를 촬영하고 한 주가 지났지만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김태호 PD는 ‘방구석 콘서트’라는 기획을 제시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각종 공연이 연기 또는 취소된 현실 속에서 상심이 클 아티스트와 팬들을 동시에 위로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대중가요(혁오, 이승환, 지코 등)부터 뮤지컬(맘마미아), 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구석 콘서트’는 ‘상생’이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살얼음판 위를 걷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공연계를 위해 손을 내미는 동시에 공연을 감상하러 가고 싶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자제하고 있는 관객들의 손도 잡아주고 있다.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엇보다 이런 컬래버레이션이 가능한 까닭은 <놀면 뭐하니?> 특유의 유연성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놀면 뭐하니?>는 유고스타·유산슬·유라섹·유르페우스 등의 유재석의 다양한 부캐(보조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본캐의 활용 범위를 확장해 왔다. 다섯 번째 부캐 유DJ뽕디스파뤼가 가능했던 것도 그 때문이라 할 것이다. 온갖 것을 다 해도 무방한 상황을 설정해 놓았다는 점이 위기에서도 적응력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또, 정형화된 틀 없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했던 덕분에 ‘방구석 콘서트’라는 기획도 뜬금없이 느껴지기보다 자연스러운 변화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코로나19로 여러 예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놀면 뭐하니?>의 발걸음은 한결 여유로운 것처럼 보인다. 어떤 상황에도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 게다가 '상생'이라는 화두까지 던지고 있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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