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외신은 국내 코로나19 방역에 우호적일까?

조회수 2020. 3. 2. 16: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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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을 지켜보는 세계의 시선
출처: 연합뉴스

한국을 바라보는 외신의 시각은 갈수록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제사회와의 교류에서 가질 수 있는 지위와 국가 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벤트 또는 그 관계 자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해석들은 결국 한국과 타국 간의 관계에도 회귀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내 언론 일각에서 특정 프레임 및 가짜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트리며 신뢰를 잃는 동안 정부의 지지층에서는 국내에 우호적인 외신 내용이 공유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렇다면 ‘외신’으로 대변되는 세계의 눈은 과연 국내 방역 역량과 현황에 대해 실제로 우호적인가?


사실 실제로 꼭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이는 첫째로 한국에 대한 외신 기사를 리포팅하는 ‘사람’의 문제가 첫째이며, 또한 근본적으로 한국의 코로나19 사태를 프레이밍하는 외신의 틀 자체가 국내 언론과는 아예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상당히 많이 공유되거나 레퍼런스화되는 외신의 신종코로나 관련 기사는 아래와 같다.

- [NYT] In Coronavirus crisis, Korean city tries openness, a contrast to China

- [BBC] Coronavirus : Why did infections shoot up in South Korea?

- [FP] Cults and conservatives spread Coronavirus in South Korea

- [TIME] How South Korea’s Coronavirus outbreak got so quickly out of control

- [ABC] Why South Korea may have more coronavirus cases than the US

- [TAZ] Virus versus Rechtsstaat

우선 우리가 한 가지 유념할 점은, 한국에 대해 다루는 외신 기사들의 상당수는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 작성한다는 것이다. 소위 ‘검은머리 외국인’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 이외에도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외신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위 6개 기사 중 절반인 3개가 한국인에 의해 작성되었다.


특히 맨 위 NYT 기사는 최상훈 뉴욕타임스 서울지국장의 리포팅인데, 얼핏 위 기사만을 참고하면 한국 정부의 방역에 상당히 호의적으로 작성된 기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최 지국장은 유사한 시점에 문 정부의 방역 성공 메시지는 상당한 ‘Costly Error(대가가 큰 실책)’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메시지 관리 실패를 지적한 바 있기도 하다. (이를 두고 최상훈 지국장이 무슨 잘못된 언론인인 양 생각하는 분은 없길 바란다.)

출처: 뉴욕타임스 캡처

또한 포린폴리시에 기고된 글의 경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및 이에 따른 비이성적 공포 확산의 귀책을 신천지와 보수언론에 돌리고 있으나, 해당 아티클의 작성자는 박상윤 변호사라는 한국인으로 이분은 워싱턴DC에서 국제통상 및 법률 전문가로 활동하고 계시지만, 역시나 서구의 관념과 보건의식을 담은 방역 전문가로서의 견해라고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한국에 대해 다루는 외신이 무조건 서구 주류의 견해를 모두 수용하여 외부자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외신의 리포팅 퀄리티 자체는 신뢰도가 높지만, 항상 외신을 해석할 때에는 리포터의 백그라운드까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게을리하다 보면 각자의 진영논리에 맞는 보도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출처: 연합뉴스

두 번째로, 현재 세계가 동북아시아 3국 즉, 한중일의 방역에 대해 갖는 프레임 중 하나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에게 있어 동북아 3국은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특징을 지니는데, 첫째로는 통치 체제가 모두 판이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이와 함께 그 어느 나라도 실질적으로 ‘작은 정부’를 가져 본 적이 없는 나라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대통령중심제, 일본은 내각제, 중국은 과두정 권위주의 체제를 지니고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두고도 중국은 권위주의적인 통제와 봉쇄, 한국은 사회의 개방도를 유지한 채 방역으로만 총력전, 일본은 사실상 방임과 어중간한 방역 중 그 어드메께라는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세계에서는 이 3개 국가의 방역 전략 및 성패 여부가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벤치마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기본적으로 전염병 하나의 방역을 떠나 실질적으로 ‘체제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한 축으로 한 권위주의 동맹이 서구의 리버럴에 대한 공격 강도를 한창 높여 가는 요즘 권위주의적 통제와 사회의 개방 중 어떤 것이 결국 성공할 것인지와도 연결돼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서구 주류 외신이 실제로 국내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대할 때 현 정부에 다소간 우호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이러한 기저에서 발로하기도 한다. 한국은 동북아 3국 중, 아예 방임하는 것도 아니지만 열린 사회를 유지하려 애쓰면서 방역, 즉 정부 주도의 자원 배분을 통한 총력전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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