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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의 지석진-전소민 러브라인은 ‘전혀’ 웃기지 않았다

선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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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이 형이) 운전석에 자기 귀여운 사진을 하나 붙여놓고 옆에 소민이 사진을 붙여놨어.”

“진짜야? 석진 오빠 진짜 나 좋아해?”

지난 2월 23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한 장면이다. 저급하다는 말보다 더 적합한 표현을 찾기 힘들 만큼 눈살이 찌푸려졌다. 발단은 김종국이었다. 그는 지석진의 차에서 전소민의 사진을 발견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뜬금없는 ‘러브라인’이었다.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진 지석진은 손사래를 치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멤버들은 분위기를 계속 이상하게 몰고 갔다.


지석진의 차를 살펴보고 온 이광수는 “와… 이거 뭐야? 방송 나가도 돼?”라며 호들갑을 떨었고, 하하는 “어쩐지 샘 많이 내더라, 세찬이한테”라며 ‘양세찬-전소민-지석진의 삼각관계’에 쐐기를 박았다. 유재석은 “이 형 미친 거 아니야?”라며 지석진을 타박할 뿐 그 들뜬 분위기를 깰 생각은 없어 보였다. 송지효를 제외한 모든 남자 멤버들이 신이 나서 한마디씩 거들었다. 


전소민은 방송을 위해 애써 리액션을 하며 상황극에 참여했지만, 입가에는 씁쓸한 웃음만이 가득했다. 김종국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형, 얼마 전에 여자 백 샀어? 여자 명품 백 산 영수증이 차에 있던데?”라며 지석진을 추궁했다. 이 한심한 상황극은 4분 넘게 이어졌다. 제작진은 ‘지석진의 강력한 요청(?)으로 편집하지 않았다’며 맞장구를 쳤다.

방송에서 ‘러브라인’을 만드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50대 중반 남성과 30대 중반 여성을 엮는 건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게다가 그 50대 중반의 남성이 기혼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건 '불륜'이니까 말이다. 아무리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동료 사이에서 나온 장난이라고 하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것 아닐까?


<런닝맨>의 남자 멤버들은 지석진을 놀리며 웃음꽃을 피웠다. 지석진도 ‘금지된 러브라인’의 주인공이 되는 게 싫지는 않은 눈치였다. 제작진은 얼씨구나 하며 방송으로 내보냈다. 친분이 두터운 출연자들 사이에 벌어진 해프닝이라 정리하면서 말이다. 그 사이에서 (진심으로) 웃을 수 없었던 건 런닝맨의 여자 멤버인 전소민과 송지효, 그리고 게스트로 출연한 배종옥과 신혜선이었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재미를 위해 멤버들 간의 러브라인을 양산해 내는 <런닝맨>의 자체적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개리와 송지효의 러브라인이 김종국과 송지효, 김종국과 전소민 등으로 사람을 바꿔가며 진행됐고, 최근에는 새롭게 합류한 양세찬과 전소민의 러브라인이 자리 잡았다. 김종국은 여기에 지석진을 추가하는 삼각관계에 불을 지핀 것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의문이 든다. 저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재미의 정체는 무엇이고, 과연 그건 누구를 위한 것일까. 다수의 <런닝맨> 시청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과도한 러브라인에 계속 의문을 제기해 왔고, 이번엔 ‘금지된’ 러브라인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이런 장난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남자 출연자와 남자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제작진의 시대착오적 사고이다.


서울YWCA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을 기준으로 방송업 종사자 가운데 남성의 비율은 73.4%에 달했다. 여성의 비율은 고작 26.6%에 불과했다. 정규직 남성의 경우 66.6%였는데, 여성은 18.3%에 그쳤다. 결국 방송계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건 남성이고, 중요한 의사결정은 남성의 몫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니 저런 상황극이 ‘웃음’이라는 명목으로 통용되는 것은 아닐까. 


과거에도 이광수의 ‘꽃뱀’ 발언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 논란을 일으켰던 <런닝맨>은 입으로는 반성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게 없는 듯하다. 내부적으로 변화하기 힘들다면 외부에서 힘을 가하는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외부의 힘은 시청자들일 텐데, 시청자 의견으로라도 선을 넘지 못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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