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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핸섬 타이거즈', 서장훈 리더십에 실망한 이유

조회수 2020. 2. 17. 10: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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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급 선수는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

SBS <진짜 농구, 핸섬 타이거즈>(이하 <핸섬 타이거즈>)가 위기에 빠졌다.


전국아마추어리그 최강전을 목표로 달려왔지만, 여전히 승리로 가는 길은 요원해 보였다. 대회 출전을 코앞에 두고 펼쳐진 삼성전자반도체의 RED팀과 마지막 연습 경기, '핸섬 타이거즈'는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42 : 76의 완패를 당했다. 무려 34점 차의 패배였다. 선수들은 믿기지 않는 결과에 고개를 숙였고, 감독(서장훈)의 표정은 믿고 싶지 않은 결과에 싸늘하게 식었다. 좌절감이 코트 위를 뒤덮었다.


물론, 변명의 여지는 있다. 상대가 충분히 강했다. 개인기뿐만 아니라 조직력도 월등했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RED팀과 고작 한 달 남짓 함께 훈련한 ‘핸섬 타이거즈’의 격차는 컸다. 또, 평균 신장 185cm인 RED팀은 공수 양면에서 높고 단단했다. 게다가 핸섬 타이거즈는 부동의 에이스 문수인이 아킬레스 건초염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남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RED팀의 벽을 넘기엔 무리였다.

“상윤아, 스크린을 위에서 걸고 빨리 내려가 줘야지 자꾸 왜 똑같은 거를.. 너네 여러 번 하는데 계속 까먹어.”

“까먹는 건 아닌데 계속 사람이 잡혀서 그래요.”

“스크린 걸어서 제대로 가면 아까 찬스 나서 득점했어 안 했어?”

“진짜 안 하려는 게 아니라 하려고 하는데 안 되는 거예요, 감독님. 진짜로 안 되는 거예요.”

급기야 경기 중 작전 타임 시간에 서장훈과 주장 이상윤은 정면으로 충돌했다. 서장훈은 패턴 과정에서 스크린을 제대로 걸지 못한 이상윤을 질책했다. 쉬운 득점 찬스에서 실수로 놓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러자 이상윤은 “안 하려는 게 아니라 하려고 하는데 안 되는 거”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라고 왜 답답하지 않겠는가. 서장훈은 말없이 뒤돌아섰다. 이 장면은 현재 핸섬 타이거즈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애초에 선수 출신도 아닌 (그저 농구를 좋아하는) 연예인들로 구성된 팀을 꾸려놓고 아마추어 최강팀들과 비등한 대결을 펼치기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개인 기술은 턱없이 부족했고, 기본 중의 기본인 체력도 달렸다. 조금만 뛰어도 헉헉대는 선수들로 한 경기를 치른다는 건 무모해 보였다. 결국 속공과 패턴을 통해 약점을 메울 수밖에 없었지만, 단기간에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비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돌파구가 돼야 할 서장훈의 코칭 방식도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그는 전술을 설명하는 데 있어 매우 불친절했다. 농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출연자들로선 ‘이것도 몰라? 이건 기본이잖아’라는 눈빛을 보내는 서장훈이 당혹스럽기만 했다. 또, 서장훈은 선수들과의 소통에 있어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불만을 용납하지 않고,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스포츠계에는 ‘슈퍼스타급 선수는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선수 시절 최고의 위치에 올랐던 감독의 경우 선수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월등한 실력을 지녔던 만큼 자신이 가르치는 선수들을 보며 '왜 이렇게 쉬운 걸 못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품게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농구의 ‘국보’라고 불렸던 서장훈의 기준치를 핸섬 타이거즈 선수들이 만족시킬 리 만무하지 않은가.


웃음기를 쏙 빼고 진지하게 농구에 도전했던 <핸섬 타이거즈>는 안팎으로 고착 상태에 빠져 있다. 우선, 전국아마추어리그 최강전을 향한 도전의 과정이 아름답지 않다는 게 내부의 문제이다. 차라리 현실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서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출연자들도 지나친 부담감에 짓눌리지 않고, 진심으로 농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다음 주에는 무조건 뛰어야 되니까, 다음 주에 시합이야. 뭐, 어쩌려고 그래. 계속 이러면 컨디션도 안 좋고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좀 좋아지게 해, 빨리. 어?”

방송을 보면 농구하는 핸섬 타이거즈는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이건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한 농구의 인기를 끌어올리겠다는 프로그램의 목표도 퇴색됐다. 첫회 3.4%로 출발했던 시청률은 3.5%(2회), 2.6%(3회), 2.6%(4회), 2.6%(5회), 2.2%(6회)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제작진은 <핸섬 타이거즈>가 JTBC <뭉쳐야 찬다>가 되길 기대했겠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농구가 좋아서 출연을 결정했던 연예인들은 고된 훈련도 마다하않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도 서장훈은 계속해서 언짢은 표정을 하고 있다. 농구로 장난치고 싶지 않다던 서장훈의 자존심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의 리더십은 한국농구의 대중화에 기여하기보다 오히려 농구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잃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주엽은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을 농구 코트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올해 가장 인기 있는 구단은 단연 LG세이커스이다. 반면, 서장훈의 도전은 물음표만 남는다. 농구 인기를 부흥시키기에 서장훈이 보여준 리더십과 <핸섬 타이거즈>가 쓰고자 했던 스포츠 드라마는 시대착오적이었던 건 아닐까.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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