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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가 ‘얼굴 없는 코끼리’ 통해 전하려 한 메시지

인간은 동물과 공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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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상아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충격적이었고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도 들고, 그걸 모르고 지내왔던 저도 너무 부끄럽고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얼굴이 잘린 코끼리의 사체는 잔혹한 인간의 민낯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인간은 장식품 만들 때 필요한 상아를 얻기 위해,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코끼리를 죽였다. 밀렵꾼들은 총으로 코끼리를 쏘고 척수를 잘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얼굴을 도려냈다. 보츠와나에서 참혹한 광경을 마주한 박신혜는 “얼마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지 알고 나니까 더 충격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MBC 창사특집 UHD 다큐멘터리 <휴머니멀(Humanimal)>의 내레이션을 맡은 김우빈은 “코끼리는 뭔가 좀 돌 고통받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다”며 “더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아마 대다수의 시청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몰랐기에 더욱 놀랐고, 알게 된 후에는 고통스러웠다. 도대체 인간과 동물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태국의 코끼리들은 상아가 작은 편이라 밀렵의 대상이 되진 않았지만, 평생 관광 등에 이용되는 자유 없는 삶을 살아야 했다. 그러다 늙고 병들어 가치가 없어지면 버려졌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어미와 강제로 분리돼 끔찍한 학대를 당했고, 공연 등을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아야 했다. 코끼리들의 참혹한 실상을 마주한 유해진은 눈시울을 붉혔다. 더는 웃으며 코끼리들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죽임을 당하는 건 코끼리만이 아니었다. 북부흰코뿔소는 지구상에 단 두 마리만 남아 있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개체 수가 6천 마리가 넘었지만, 인간에 의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밀렵이 활개를 치면서 멸종 위기에 놓였다. 각질에 불과한 코뿔소의 뿔이 암을 치료하고 발기부전에 효능이 있다는 인간의 ‘잘못된’ 믿음이 코뿔소를 죽이고 있다. 코끼리와 마찬가지로 코뿔소 역시 얼굴까지 베어졌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늠름한 수사자 세실의 생명을 앗아간 건 트로피 헌터였다. 트로피 헌터는 보호구역 내에 있던 세실을 밖으로 유인한 후 사냥했다. 명백한 불법이었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상업적 목적이 아닌 사냥물 전시를 위해 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 헌팅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나미비아·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관광 산업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리비아 오프레 등의 트로피 헌터들은 사냥을 위해 자신들이 내는 돈이 아프리카의 지역 사회로 흡수되고 있을뿐더러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생 보전 연구가 브렌트는 헌팅 업체들이 자신들의 총수익 3%만을 지역 사회로 돌려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나이 든 수사자를 죽일 경우 새끼를 보호할 가장의 부재를 불러와 생태계를 교란한다고 설명했다.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돌고래를 참혹하게 사냥하는 일본 타이지 마을의 실상도 충격적이었다. 어부들은 배로 돌고래 떼를 구석에 몰아넣고 그물로 가둔 후 잔혹하게 죽였다. 새빨갛게 물든 핏빛 바다는 돌고래의 비명으로 가득했다. 잔인한 사냥 방법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타이지 마을의 어부들은 칼로 척수를 찌르고 상처 부위를 마개로 막아 출혈을 막는 방법으로 눈속임을 하고 있다. 


많은 수의 돌고래들이 사냥 과정에서 도망을 치려다 상처를 입기도 했다. 죽은 돌고래들은 고기로, 살아남은 돌고래들은 전 세계의 아쿠아리움으로 팔려나갔다. 아쿠아리움으로 간 돌고래들은 먹이를 먹기 위해 온종일 쇼에 동원됐다. 사람들은 눈앞의 돌고래가 어떤 경로로 그곳에 온 지도 모른 채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오직 인간의 쾌락을 중진시키기 위해 인간은 돌고래를 사냥했다.

“소수의 활동가에게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노력해 공존이라는 희망을 찾아 나가야 할 것 같아요.”

<휴머니멀>은 끊임없이 인간과 동물의 공존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4부까지만 해도 회의적인 느낌이 좀 더 강했다. 소수의 활동가들의 ‘땀’을 보여주긴 했지만 역부족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5부 ‘공존으로의 여정’에선 해녀와 돌고래가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모습, 탄광 발굴로 인해 폐허가 된 땅에 새싹이 돋아나자 인간이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주변의 땅을 관리해 주는 모습들을 통해 공존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여전히 극단의 인간이 존재한다. 쾌락과 이권을 위해 동물을 죽이는 인간과 그로부터 동물을 지키기 위해 땀 흘리는 인간 말이다. 대다수의 인간은 양 극단의 존재를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휴머니멀>은 몰랐기에, 생각도 못했기에 더욱 충격을 받았을 사람들에게 '공존'을 위해 우리가 함께 노력하자고 촉구했다. 어쩌면 자연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 손을 내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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