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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통과되자 “노무현 대통령 생각난다” 말 나온 이유

박범계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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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20년을 기다렸어요. 노무현 대통령님이 생각납니다. 민주 국민들 정말 위대합니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통과 후 국회를 떠나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소감을 묻자 그가 본 기자에게 했던 말입니다.


본회의장 퇴장 시 박 의원은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하게 웃으며 “해냈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왜 그는 이런 상황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렸던 것일까요?

노무현의 공약 ‘검찰개혁’

역대 정부는 대부분 공수처와 유사한 독립 수사 기관의 설치를 추진해왔습니다. 그중 노 전 대통령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인물입니다.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검찰개혁’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며 ‘검찰개혁’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강력한 의지에도 실제로 그가 검찰개혁을 완수할 거로 생각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검찰 권력이 막강했기 때문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사와의 대화’에 직접 나서며 검찰개혁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지만, 검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강금실 장관이 물러나야 했습니다. 이후 인권변호사 출신의 천정배 의원을 후임으로 임명했지만, 그마저도 성과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검찰개혁 방안은 ‘공직부패수사기구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대검찰청 중수부의 수사 기능 폐지’ 등으로 현 정부와 유사한 점이 많았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검찰개혁은 실패했지만, 현 정부가 이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문재인 1인 시위 “검찰 문 닫아라”

▲ 2010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출처ⓒ연합뉴스

2011년 4월 26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비가 오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우산을 쓰고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2010년 12월에 이은 두 번째 1인 시위였습니다.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청와대 민정수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 당시 이사장이 1인 시위에 나섰던 이유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의 수사 촉구를 위해서였습니다.


2010년 3월 조현오 경찰청장은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해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은 조 청장을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검찰은 유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정작 수개월이 지나도록 조 청장을 소환하지 않았습니다. 참다못한 참여정부 인사들은 중앙지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검찰은 고소 9개월이 돼서야 조 청장에 대한 서면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문재인 이사장은 “검찰이 해도 너무 한다”며 “서거한 전직 대통령의 유족이 고소한 사건이라고 해서 더 특별하게 수사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보통의 고소·고발사건처럼 수사를 해 달라는 것일 뿐”라고 항의했습니다.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출처ⓒ오월의봄

“참여정부가 노력을 기울여 많이 개선됐다고 믿었는데 지나고 보니 헛된 일이 되고 말았다. 검찰이 정치편향에서 벗어나 중립성을 확보하는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검찰의 특권을 해체해 국민을 위한 검찰을 만들기 위한 ‘검찰권의 민주적 통제’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이는 지금 정부에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음에는 반드시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정부를 맞이해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2011년 11월 문재인 이사장은 김인회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와 함께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문 이사장은 “민주 정부의 첫 과제는 검찰개혁”이라며 검찰을 개혁하지 않고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고 발전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문 이사장은 당시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함께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2017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위해 조국 교수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지만, 조 장관은 그와 가족들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되며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이 통과되자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차례차례 이뤄지고 있기에 눈물이 핑 돈다. 오늘 하루는 기쁠 수 있겠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공수처법이 드디어 국회를 통과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철옹성처럼 유지된 검찰의 기소독점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 새로 도입된 제도가 잘 운영·정착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습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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