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올해의 국가'

조회수 2019. 12. 30. 16: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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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17년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출처: ⓒ중앙일보 캡처
2017년 ‘올해의 국가’ 최종 후보에 올랐던 대한민국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세계 각국의 발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올해의 국가’를 선정합니다. 가장 많이 발전했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의 여지가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갓 태어난 민주주의나 평화는 때로 오래 지속되지 못하기도 합니다. 미얀마는 2015년 올해의 국가로 선정됐지만,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는 로힝야 무슬림에 대한 인종 청소 혐의를 받고 올해 국제사법재판소 법정에 서기도 했습니다.


2019년 가장 두드러지는 정치적 트렌드는 불행히도 전투적인 민족주의라는 부정적인 것이었습니다. 인도 정부는 무슬림들의 시민권을 박탈했고, 중국에서는 무슬림들이 강제 수용소에 격리되는가 하면, 미국 역시 국제사회를 무시하는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이 트렌드가 하도 지배적이라 다른 방향으로 힘겹게 나아간 몇몇 국가들이 작은 희망을 줬습니다. 백인민족주의자의 모스크 학살 사건에 대한 뉴질랜드의 대처는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저신다 아던(Jacinda Kate Laurell Ardern) 총리는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무슬림에 대한 공격은 모든 뉴질랜드인에 대한 공격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정부는 반자동 총기를 금지하고 수천 정의 무기를 사들였죠.

출처: ⓒMBC
‘북마케도니아’로 국호를 변경한 ‘마케도니아’

북마케도니아는 더욱더 놀라운 케이스입니다. 이웃 국가와의 평화를 위해 나라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리스는 북마케도니아의 예전 이름인 마케도니아가 같은 이름을 가진 그리스 지명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불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마케도니아는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서유럽국가 북대서양조약 수행기구)에 가입하지도, EU 가입 협상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었죠. 결국, 마케도니아 의회는 국호를 바꾸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올해 2월 국호가 변경됐습니다. 그 결과 그리스와의 관계는 훨씬 좋아졌고, NATO 가입을 앞두게 됐죠. 2017년 올해의 국가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이 국내 유권자들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발칸 국가의 EU 가입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2019년에는 독재에서 눈에 띄게 벗어난 두 국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수단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 세계에서 가장 사악한 독재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오마르 알-바시르(Omar al-Bashir)가 실각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알-바시르의 이슬람주의 정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가뒀는지, 2011년에는 나라의 3분의 1이 남수단이라는 나라로 분리되기도 했죠. 알-바시르는 지난 12월 14일 수단 법정에서 부정부패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다르푸르에서 자행된 대량 학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법정은 피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로 들어선 연정은 3년 안에 선거를 치를 것을 약속했고, 다르푸르에서 평화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여성에 대한 복장 제한을 풀었습니다. 다만 아직은 과거 정권의 깡패들이 민주적 개혁을 방해하고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2017년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2019년 올해의 국가는 한때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허먼 케인(Herman Cain)이 “우베키-베키-베키-스탄-스탄”이라고 조롱했던 우즈베키스탄입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우즈베키스탄은 포스트소련 독재 세력이 집권한 국가였습니다. 잔혹함과 무능으로 점철된 폐쇄적인 나라였죠. 반체제 인사들을 산채로 끓는 물에 집어넣었다는 소문이 돌았고, 목화 수확기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강제노동에 동원되던 곳입니다.


27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을 지배한 이슬람 카리모프(Islam A. Karimov)가 2016년 사망하자 그 자리는 총리였던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가 이어받았습니다. 처음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2018년 국가정보원의 수장을 해고된 후 개혁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강제 노동은 거의 사라졌고, 악명을 떨치던 수용소도 폐쇄됐습니다. 외국 기자들의 입국이 허용됐고, 관료가 자영업자들의 뇌물을 받고 괴롭히던 관행도 금지됐습니다. 국경 출입은 보다 자유로워졌고, 마구 그려진 국경으로 생이별했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가 주도의 경제를 개혁하기 위해 해외의 기술관료들이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올해가 가기 전에 의회 선거를 열 예정입니다. 아직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지만 (모든 정당이 미르지요예프를 지지하고, 정부를 비난하는 이들은 여전히 수감 중입니다.) 일부 후보자는 정부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일반 시민들도 한밤중에 끌려갈 걱정 없이 선거나 정치 계급에 대해 불만을 표출할 수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2019년에 가장 먼 길을 걸어온 나라가 바로 우즈베키스탄입니다.

원문: 이코노미스트

* 외부 필진 뉴스페퍼민트 님의 번역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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