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신당파'가 또 안철수 카드 뽑아 든 이유

조회수 2019. 11. 15. 11: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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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도, 합당도, 창당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출처: ⓒ연합뉴스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11월 14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의 유승민 의원이 대표에서 물러났습니다. 오신환 원내대표가 새 대표를 맡게 됩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통합을 논할 때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변혁은 현재 대중들에게 그리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변혁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일까요?

변혁의 과거: 탈당-분당-창당의 역사

변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추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변혁 구성원들이 몸담은 바른미래당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국민의당은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과정에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창당됐습니다. 쉽게 말해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으로 나뉘었다고 보면 됩니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책임론을 강조하며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비박계 의원들이 만든 정당입니다. 분당 당시 명칭은 개혁보수 신당이었습니다. 


이후 바른정당은 연이은 탈당으로 소속 의원 수가 11명으로 줄어들게 되고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국민의당과 합당을 합니다. 국민의당 내 합당을 반대하는 호남계 의원들은 독립적으로 민주평화당을 창당합니다.  


이렇듯 현재 바른미래당에는 여러 계파와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의원들이 소속되면서 결국 내부갈등을 겪게 됩니다.  

변혁의 생성: ‘손학규 퇴진 요구’ 비당권파 모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결합으로 탄생한 바른미래당은 합당 당시에도 잡음이 많았습니다. 두 정당은 합당으로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함과 동시에 지지율이 향상될 거로 기대했지만, 상황은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교섭단체가 되긴 했지만,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습니다.


2019년 바른미래당의 평균 정당 지지율은 5%입니다. 원내 의원이 6명인 정의당에도 밀리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바른미래당은 창당 19개월 만에 내부분열이 발생하면서 바른정당계 의원 8명과 안철수계 의원 7명이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변혁을 만들게 됩니다. 


바른미래당의 내부분열은 현재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손학규 대표는 변혁에 손을 내밀기보다는 “유승민 의원은 어떻게든 손학규를 내쫓고 당을 장악해 자유한국당과 통합하려는 음모를 포기하고 바로 탈당하라”며 “한국당 입당을 구걸하든 신당을 창당하든 그것은 귀하의 일”이라며 등을 떠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변혁의 현재: 탈당도, 창당도 지지부진한 까닭

현재 변혁은 신당추진기획단을 통해 신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유승민 의원 또한 변혁이 나아갈 길은 창당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당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변수는 비례대표입니다. 변혁에 참여한 안철수계 7명 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모두 비례대표입니다. 탈당하는 순간 의원직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례대표가 의원직을 유지하려면 자진 탈당이 아닌 ‘합당·해산·제명’ 등으로 당적을 상실해야 합니다. 만약 손학규 대표가 이들을 당에서 제명하면 가능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신당을 창당하면 돈도 많이 들고 현역 의원들도 필요하지만, 변혁이 바른미래당을 스스로 나가는 순간 모든 것을 잃고 맨땅에서 시작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분당과 신당 창당을 여러 차례 겪은 의원들이 모여있지만, 신당을 빨리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겁니다.

변혁의 미래: 보수 통합 참여만이 살길?

변혁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가장 좋은 카드는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입니다. 합당을 통해 보수통합의 길을 열면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앞으로 있을 대선까지 안정적으로 당 규모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변혁 입장에서 자유한국당이 부른다고 마냥 달려가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우선 ‘박근혜 탄핵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유승민 의원이 있는 까닭입니다. 


유승민 의원은 당분간 자유한국당과 통합을 논의하는 기구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유 의원은 아래와 같은 보수 재건 3대 원칙을 주장했습니다.

▷ 탄핵의 강을 건너자.

▷ 개혁 보수로 나가자.

▷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자유한국당 내부와 일부 우익 집단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배신자’라며 계속 거부하고 있었는데, 유 의원이 물러나면서 보수 통합에 물꼬는 트인 셈입니다. 하지만 변혁이 주장하는 신당을 창당해 함께 모이자는 주장은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습니다.


보수통합의 주체가 자유한국당이 아니라면 공천권과 주도권을 놓고 내부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총선을 앞둔 공천권 싸움은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나오는 ‘3선 이상 불출마 내지는 험지 출마론’과 맞물러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겁니다. 


황교안 대표는 14일 영남권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수통합은 물 밑에서 많은 내용이 진행되고 있다. 언론에 알려진 건 빙산의 일각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변혁이 살길은 보수통합.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금배지를 달기 위해 합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이 힘들고 복잡해 중도에 나가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변혁은 보수통합보다 신당 창당이 목표라고 합니다. 그러나 변혁의 과거와 현재를 돌이켜보면 이 목표가 계속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권은희 신당창당추진기획단장은 지난 12일 “늦어도 12월에는 안철수 전 대표를 직접 보고 소통하려 한다”며 안 전 대표를 만나러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돌아온다면 보수 통합이나 신당 창당에 가속도는 붙을 수 있겠지만,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을 겁니다. 


변혁은 젊은 세대를 위해 유승민 대표가 물러나고 새로운 중도 보수를 만들겠다고 말하지만, 기존 ‘안철수-유승민’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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