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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남편 불륜 상대 함께 추리하는 ‘이 드라마’

“당신 팀에 당신 남편 여자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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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 온 문자 한 통, 나정선(장나라)은 그 충격적인 내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삶이 통째로 뒤흔들리는 혼란을 느꼈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한번 싹튼 의심은 순식간에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남편 박성준(이상윤)에 대한 굳건했던 신뢰가 어느새 녹아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성준의 모든 행동이 미심쩍게 보이기 시작했다.


정선과 성준은 성운백화점 VIP 전담팀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 정선은 직장 상사이기도 한 남편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근거리에서 항상 지켜봤기에 더욱 자신만만했는지도 모르겠다. 부부관계가 조금 느슨해졌던 건 성준이 바쁜 업무로 힘들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아직 아이가 없었지만 임신을 위해 노력 중이었다.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의심할 만한 징후도 없었다. 


게다가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들에 대한 애정도 컸다. 정선과 같은 사무실을 쓰는 여성은 세 명뿐이었다. VIP 전담팀의 에이스 이현아(이청아)는 정선과 입사 동기이자 친구였고 좋은 경쟁 상태였다. 그러나 돌연 휴직을 신청했고, 1년 만에 돌아온 그는 뭔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여전히 당당하고 멋졌지만, 왠지 모르게 껄끄러운 기류가 흘렀다. 현아에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워킹맘’ 송미나(곽선영)은 6년째 사원에 머물고 있다. 일과 육아 두 가지를 모두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은 그를 더욱 압박한다. 승진에 대한 욕구도 큰데, 그즈음에 은밀한 유혹이 그를 덮쳐 온다. 마지막 의심 대상은 식품 시식코너에서 VIP 전담팀으로 발령받은 온유리(표예진)다. 유리는 부사장 하재웅(박성근)과의 수상한 소문에 휩싸여 있는데, 순수한 듯한 그에게는 묘한 분위기가 풍긴다.

“다들 남들 안 보여주는 비밀 하나쯤은 갖고 살잖아요?”

다들 비밀 하나쯤은 갖고 사는 거 아니냐는 미나의 말에 정선은 뒤통수를 세게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사람에 대해 갖던 막연한 믿음이 얼마나 순진한 것이었는지 깨달았다. 누군가를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것이었는지 깨달았다. 사실일까 오해일까. 혹시 직장 내의 흔한 음해는 아닐까. 정선은 확인해야 했다. 직접 눈으로 진실을 목도해야 했다.


회식이 끝나고 정선은 성준의 뒤를 밟는다. 술에 취한 부사장을 챙긴다던 성준은 급히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정선에겐 아직 부사장 때문에 발이 묶여 있다는 거짓말하고서 성준이 도착한 곳은 호텔이었다. “안보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한번 보면 못 잊어요.” 정선을 태우고 온 택시 기사는 그리 말했다. 그러나 정선은 멈출 수 없었다. 도대체 성준은 누구를 만나기 위해 이곳에 온 걸까. 


SBS 월화 드라마 <VIP>는 시청자들에게 ‘불륜 상대 찾기’라는 (불쾌하거나 또는) 흥미로운 추리 게임을 제시했다. tvN <응답하라> 시리즈의 ‘남편 찾기’ 이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OO 찾기’의 계보를 잇는 셈이다.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까불이 찾기’가 한창이다. 불륜 상대가 초반부터 VIP팀으로 제시된 만큼 추리가 쫄깃해졌고, 그만큼 노골적이고 자극적이기도 하다.

이런 이야기 구조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참여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자칫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위험 요소도 있다. 초반의 흥미진진함이 중후반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VIP>의 향후 전개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 <동백꽃 필 무렵>의 ‘까불이 찾기’가 여전히 힘을 잃지 않은 건 임상춘 작가의 필력 덕분인데, <VIP> 차해원 작가의 내공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일단 초반 분위기는 제법 좋은 편이다. <VIP>는 1회 6.8%(닐슨코리아 기준), 2회 7.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좋은 출발과 상승세라는 점에서 SBS 월화 드라마 부활의 청신호를 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개월 전 종영했던 <초면에 사랑합니다>의 마지막 회(4.6%)나 월화 드라마 대신 편성됐던 <리틀 포레스트>의 최종화 시청률(3.8%)보다 훨씬 높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선봉장은 역시 장나라다. KBS2 <고백부부>, SBS <황후의 품격> 등을 통해 ‘믿고 보는 장나라’라는 인상을 각인시킨 만큼 <VIP>의 초반 흥행몰이에도 큰 역할을 했다. 또, 이청아, 곽선영, 표예진 등 전면에 나선 여성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이상윤의 캐릭터나 연기가 답답하고 반복되는 것만 제외하면 드라마 자체의 매력은 충분해 보인다. 물론 ‘찾기’보다 찾고 난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는다면 말이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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