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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대변인 뽑아서 청년정치 좀 나아지셨습니까

조회수 2019. 9. 2. 15: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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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여성대변인'이라는 별도의 관직이 있었다면 고민정은 '청와대 대변인'이 될 수 있었을까?
출처: 직썰 유튜브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이 임명됐다. 한달 동안 선발 절차를 거쳐 4명의 청년대변인을 비상근 청년대변인으로 임명했다고 한다. 지난달 27일에는 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씀’을 통해 떠들썩하게 공개 면접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원내정당 중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바른미래당이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안 그래도 힘든 청년들인데 지나치게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면접관으로 나선 한 현직 대변인은 면접자에게 “아이를 키우면서 청년대변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냐고 생각하느냐”는 얼척없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런 소소한 모욕들은 제쳐두고 진짜 문제를 보자.


정치권에 청년들의 자리가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각 당이 운영하고 있는 청년대변인 제도는 좀 이상하다.

출처: 직썰 유튜브

만약 '청와대 여성대변인'이라는 별도의 관직이 있었다면 고민정은 '청와대 대변인'이 될 수 있었을까? 청년대변인의 존재는 메인 대변인 자리에 청년을 앉히지 않겠다는 뜻이며, 청와대 청년비서관의 신설은 메인 비서관 자리에 더 이상 청년을 기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아무래도 비청년 정치인들은 청년정치라는 걸 보이스카웃 캠프 비슷한 걸로 생각하나 보다.


이렇게 쓰이는 '청년'이라는 라벨은 인정이 아닌 배제의 증거다. 이것들은 정치적 비례성 강화를 위해 메인 테이블의 일부를 할당하는 비례제도 (ex: 청년/여성 비례의원) 와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청년xxx' 같은 별도의 작은 테이블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정치적으로 과소대표되고 있는 집단을 메인 테이블에서 더욱 배제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어떤 당에서 청년의 논평이 필요하다면 떠들썩하게 '청년대변인'들을 뽑을 게 아니라 청년들을 대변인으로 기용하면 될 일이다. 청와대에서 청년 비서진이 필요하다면 청년비서관 직을 새로 만들 게 아니라 청년들을 비서관으로 뽑으면 될 일이다. 청년대변인 오디션, 청년비서관 신설 같은 시혜성 이벤트는 얼핏 청년정치를 보정해주는 느낌을 주지만 실은 더 왜소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청년을 향한 일종의 기만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직썰 유튜브

중장년 정치인들이 개구리 올챙이적 모르는 소리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20대 새파랗던 시절 구국의 심정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던 자신들의 청년 시절을 돌아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들 눈에도 보이스카웃이 아닌 ‘진짜 청년’들이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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