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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클럽’ 대박 속 이효리에 역할에 주목하는 이유

존재감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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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세대 아이돌의 귀환은 예능을 통해 이뤄졌다. MBC <무한도전>은 ‘토토가’ 시리즈를 통해 선봉 역할을 자처했었는데, 대중에게 90년대 음악을 되돌려주고자 했던 기획은 대성공을 거뒀다. 젝스키스는 화려하게 부활했고 H.O.T.도 그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영역은 좀 다르지만, JTBC <슈가맨> 역시 추억을 현재로 소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물론 젝스키스와 H.O.T.는 일정한 팬덤의 수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고 그 충성도도 높은 편이었다. 또, 재결합에 대한 대중의 요구 역시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재결합은 간단한 산수가 아니었다. 계약 문제 등도 골칫거리였지만, 무엇보다 대중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두려움이 컸을 것이다. 젝스키스와 H.O.T.조차 그럴 진 데 다른 추억의 가수들은 오죽했을까. 문을 열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아니, 절실했다.  


결국 핵심은 이야기였다. 팬들을 다시 결집하고 더 나아가 대중의 관심과 호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스토리 말이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결코 돈을 벌어보겠다는 탐욕이나 과거의 향수에 사로잡혀 돌아오는 것처럼 보여선 안 됐다. 재결합의 정당성과 그 과정의 진정성을 만들어 내야 했다. 다른 1세대 아이돌이나 90년대 가수들은 그걸 예능을 통해 찾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예능의 힘을 빌린 것이다. 

그러나 핑클(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의 행보는 조금 달랐다. 해체한 지 1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그들도 JTBC <캠핑클럽>을 통해 대중을 먼저 만났다. 예능을 통해 복귀 소식을 알렸다는 점에서 동일한 패턴의 반복이지만, 기존 예능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핑클은 다른 프로그램의 힘에 기대지 않고 아예 자신들만의 예능을 만들었다. 다시 말하면 핑클은 스스로 형식이 되는 동시에 콘텐츠가 된 것이다.  


<캠핑클럽>은 핑클의 멤버들이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는 단순한 콘셉트의 예능이다. (물론 데뷔 21주년 기념 콘서트를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게 여행의 주된 목적이다.) 카메라는 핑클 멤버들의 여행 중에 보여주는 일상적인 모습과 대화를 담는다. 이때 제작진은 멀찌감치 물러서 있다. 특별한 이벤트나 자극적인 설정은 철저히 배제된다. 그런데 묘하게도 <캠핑클럽>은 재미있다. 그뿐만 아니라 핑클과 멤버들에 대한 호감까지 끌어올렸다. 


핑클은 <캠핑클럽>에서 잔잔한 여행의 과정과 소탈한 대화, 수수한 모습만으로 여러 마리의 토끼를 몽땅 잡아 버렸다. 프로그램의 재미와 시청률, 멤버들에 대한 대중의 호감, 핑클 재결합에 대한 진정성까지 확보한 것이다. 이건 예외적인 결과물이다. 만약 핑클이 아니었다면 <캠핑클럽>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도대체 핑클은 무슨 비밀을 지녔기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캠핑클럽> 제작진과 핑클 멤버들이 정면 돌파할 수 있었던 이유, 그 믿을 구석은 아마도 이효리가 아니었을까? 이효리가 누구인가.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인이자 누구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스타이다. 또, 유재석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큼의 입담과 센스가 뛰어난 예능인이기도 하다. 거기에 JTBC <효리네 민박>을 통해 성숙한 인간미까지 보여줘 대중으로부터 더욱 큰 사랑을 받았다. 

이효리의 존재감은 <캠핑클럽>에서도 확실히 두드러진다. 그는 이진과의 어색한 관계를 숨기거나 불편해하기보다 오히려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정면돌파했다. 예능적으로 활용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어낸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나 오늘 배란일인데.. 잠깐이면 돼”, “가슴골 나오게 (사진을) 찍어 봐” 등 자칫 민망할 수 있는 19금 토크를 대화 속에 부담 없이 녹여내 시청자들의 웃음을 끌어내기도 했다.  


또, 진솔한 대화를 주도하는 역할도 이효리의 몫이었다. 불 앞에 모여 앉아 옛이야기를 꺼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이진과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다가 “너희들이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어”라며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런 대화들은 이효리 자신이 평생 안고 살았던 응어리이기도 하면서 대중들이 가장 궁금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게 이효리는 섬세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핑클 재결합의 가장 큰 숙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1세대 아이돌의 활동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나치게 과거의 팬덤에 의존하는 ‘추억팔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게 주된 지적이다. 새로운 음악이나 콘텐츠나 이야기를 개발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허나 핑클은 다르다. 그들은 과거의 핑클을 소환하기에 앞서 40대 전후 여성들의 여행, 관계, 삶이라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데 성공했다. 스스로 형식이자 콘텐츠가 됐다.  


그런 면에서 핑클은 참 영리하다. 그 밑바탕은 이효리였다. 만약 이효리가 없었다면 <캠핑클럽>은 기획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핑클 멤버들의 마음이 맞았기에 가능한 프로젝트였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원활하게 재결합하고, 대중들의 지지를 얻는 일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방식은 아니다. 그렇기에 핑클이 써나가고 있는 귀환의 이야기가 더욱 흥미롭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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