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가 예산 삭감' 주장한 자유한국당이 뒤에서 몰래 한 일
‘당 소속 의원들이 관심을 가진 핵심사업을 취합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최대한 반영할 테니, 12일까지 알려달라.’
우여곡절 끝에 99일 만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 8월 2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번 추경안은 역대 2번째로 길었던 계류 기간도 문제지만 자유한국당 등의 반대로 저소득층, 구직 청년 등 상대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 예산이 삭감돼 비판의 목소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관련 기사: 사회적 약자 추가 예산 삭감하고 “쾌거”라는 자유한국당)
한참 추경안 통과를 논의 중이던 지난 8월 자유한국당 소속의 김재원 예산결산위원장이 공문을 통해 자유한국당 의원들만을 대상으로 내년도 예산 민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2020년 예산 투입이 필요한 관심 사업을 미리 알려달라는 것이다. 김재원 의원은 추경안 심사가 시급했던 8월 1일 술에 취한 듯 보이는 상태로 등장해 논란이 됐다.
YTN에 따르면 김재원 예산결산위원장은 7월 9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2020년도 정부예산안 편성 관련’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내용인즉, 당 의원들이 관심 가진 사업에 필요한 예산 등을 자신에게 알려주면 이를 내년 예산안에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공문은 오직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에게만 전달됐다. 과거에도 자신의 지역구 사업을 챙겨달라는 식의 민원을 적어 예산결산위원장에게 전달하는 ‘쪽지 예산’도 큰 문제였지만, 이번에는 아예 공문 형식으로 민원을 접수해 더욱 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김재원 의원은 실질적으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예산결산위원장이다.
YTN 취재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소속의 한 중진 의원은 김재원 의원이 ‘친박 독식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번 예산 공문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김재원 의원은 예산결산위원장으로 잠정 결정됐던 황영철 의원을 밀어내고 당내 경선에 따라 위원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친박 밀어주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작년 7월 의원총회에서 예결위원장 임기 2년을 1년씩 나눠 상반기는 안상수 의원, 하반기는 황영철 의원에 맡기기로 정했다. (관련 기사: 나경원에 극딜(?) 넣은 황영철 “저질스럽고 추악한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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