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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의 순간’ 첫 드라마부터 제 옷 입었다는 옹성우

김향기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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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이렇게. 이렇게 또 흘러가려 한다. 기다린 적 없어도 나에게 함부로 흘러왔던 시간들, 순간들. 어쨌건 이 순간, 어쨌건 열여덟.”

자신만의 속도로 사는 법을 아는 최준우(옹성우)는 천봉고등학교로 강제 전학을 오게 됐다. 반복된 폭행과 절도가 이유였다. 학교 측은 쉬쉬하는 분위기였지만,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일상이 된 시대에 비밀은 없는 법이다. 2학년 3반 학생들은 준우에 대해 색안경을 끼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준우는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는다. 애초에 학교생활에 관심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꼰대’ 교감 이관용(박성근)의 경고에 “지금 자퇴하면 안 돼요?”라고 담담히 받아친 그였다.


준우를 둘러싸고 있는 정서는 고독과 쓸쓸함이었다.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엄마와 단둘이 살았다. 엄마는 사기를 당해 빚을 지는 통에 지방의 식당에 기거하고 있고, 준우는 옥탑방에서 홀로 거주하고 있다. 머무를 곳이 없다는 생각,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이 섣불리 정을 붙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학교생활에서 거듭되는 오해들과 주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들이 준우의 마음을 더욱 닫히게 했다. 


착실한 우등생 유수빈(김향기)은 새로 전학 온 준우가 궁금했다. 등굣길에 쭈그려 앉아 고양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가 낯설고 한편으로 반갑다. 태평해 보인다고 할까. 남들과 다른 속도의 그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수빈은 딸이 서울대에 가길 원하는 엄마 윤송희(김선영)의 욕심이 부담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답답하기만 했다. 공부, 시험, 수행평가 따위에 갇혀 살던 수빈은 준우의 독특한 분위기에 끌리게 됐다.

수빈은 준우를 자신의 수행평가 조에 넣어주는 등 관심을 보였다. 준우가 강제 전학을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호기심이 더 커졌다. 어떤 사연을 가졌는지 알고 싶어졌다. 또, 학원에서 시계를 훔친 범인으로 몰려 다시 떠나려고 하는 준우를 찾아갔다. 중고 교복의 다른 이름표를 떼지도 않고 있는 준우가 못내 마음에 걸렸다. 수빈은 그 이름표를 떼 던져버리고 준우에게 새 이름표를 붙여줬다. “잘 가라, 전학생. 잘 살아, 계속 그렇게 그렇게 존재감 없이.”


선생님과 학생들로부터 신뢰받는 반장 마휘영(신승호)는 일견 완벽해 보였다. 상냥했고 예의 바르고 매너도 좋았다. 전교 1등이자 모범이 되는 학생이었다. 성공한 부모의 재력과 배경이 휘영에게 엄청난 발언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휘영의 속은 곪을 대로 곪아 있었다. 완벽을 강요하는 부모의 압박은 휘영은 짓눌렀고, 천재인 형과의 비교 속에 자존감은 극도로 낮아져 있었다. 그 중압감은 아토피로 나타났고, 피가 나도록 팔을 긁는 것으로 표출됐다.  


새로 전학 온 준우를 살뜰히 챙기는 듯 보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준우에게 절도 혐의를 뒤집어씌웠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준우가 자신의 학원으로 배달을 왔고, 강의실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학원 선생님의 부탁을 받은 준우에게 누명을 쓰게 한 것이다. 휘영은 “네가 훔쳤잖아. 그날, 나 쫓아내러 와 쓰레기 봉지에서 시계 도로 찾아서 가져갔잖아”라고 따지는 준우에게 “어쩔 건데, 나면 어쩔 건데, 쓰레기야”라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JTBC 새 월화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은 열여덟 살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본다. 연출을 맡은 심나연 PD는 ‘열여덟’이라는 나이를 “어른이 아닌데 어른 취급을 받거나 반대로 나이를 먹었지만 어린이 취급을 받는 나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열여덟은 순간>은 ‘열여덟’이 지닌 양가성을 섬세한 시선으로 다뤘다.


<열여덟의 순간>에서는 신인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의 멤버였던 옹성우는 데뷔작부터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감정표현에 서툰 역할에 대사가 많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안정적인 출발이었다. 잘 맞는 옷을 입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 밖에도 천봉고 2학년 3반 학생들 대다수가 새로운 얼굴들이라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된다. 


한편, 김향기는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 나갔다. 따뜻하면서도 당찬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했다는 게 시청자들의 주 반응이다. 2학년 3반의 부담임 오한결 역을 맡은 강기영은 특유의 유쾌한 연기를 선보여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열여덟의 순간>은 첫 회 시청률 3.009%(닐슨코리아)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학원물 시청층을 조금 더 넓히고 싶다”면서 “10~30대가 다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기대한다”는 심나연 PD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 외부 필진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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