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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한다고 사람 취급도 안 해요” 지하철 청소노동자의 눈물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 전환’을 추진 중인 부산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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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뻘뻘 흘리고도 씻으러 갈 데가 없어요. 밤에도 일하는데 방이 좁아서 쉴 수도 없어요. 작업복은 겨울에 한 벌, 여름에 한 벌 가지고 5년을 입어요. 한 달 식비가 만 원인데, 그나마 천 원에서 오른 거예요.”

부산지하철에서 일하는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노동 처우 개선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부산교통공사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는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를 만든 후 이 회사에 청소용역 노동자를 고용하는 간접고용 방식으로 ‘자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용역 노동자들은 계약 시기마다 용역업체가 바뀜으로써 발생하는 고용 불안은 해결될 수 있지만, 모회사와 용역업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용역계약 비용은 그대로 남습니다. 용역업체가 자회사로 바뀔 뿐입니다.  


노동부 가이드라인은 간접고용 노동자(용역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줄어드는 용역계약 비용을 노동자 처우 개선에 쓰라고 요구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이 상당수입니다.  


또한, 여전히 원청(모회사)이 자회사에 하청하는 구조가 유지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법적 책임을 원청에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는 원청이 임금과 노동자 수 등의 노동조건을 결정하지만 말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 지부 황귀순 지부장은 “자회사 전환은 제2의 용역이나 똑같다”라며 간접고용 형태가 유지되는 자회사를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직접고용보다 자회사 전환이 연간 105억 더 지출

부산교통공사는 직접고용이 자회사 전환보다 비용이 더 발생한다는 등의 이유로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부산고통공상의 주장은 사실일까요?

▲ 정규직 전환 방식에 따른 비용 비교

출처ⓒ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시설관리용역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 소요되는 예산을 비교해봤습니다. 비교 대상은 용역회사를 통한 비정규직 고용, 부산교통공사가 제시한 자회사 전환 후 고용, 노동자들이 유가한 직접고용입니다.


먼저, 인건비와 일반관리비는 용역이나 자회사, 직접고용 모두 차이가 없습니다. 용역을 제외한 자회사, 직접고용의 경우 4대 보험이나 복리 후생 등의 비용이 추가로 지출됩니다. 하지만 용역, 자회사의 경우에는 이윤과 부가세가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고용 형태에 따라 소요되는 비용을 보면 오히려 자회사 > 용역회사 > 직접고용 순입니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남원철 정책 부장은 “부산교통공사가 직접고용 시 최소 년 105억(일반관리비+이윤+부가가치세)을 처우개선비 (임금 인상 등)의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곳은 청소노동자 정규직 전환하는데…

▲ 도시철도 운영기관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율

출처ⓒ부산지하철노조

2017년 정부는 “국민의 생명·안전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에 비정규직을 사용할 경우 업무 집중도, 책임의식 저하로 사고 발생의 우려가 있다며 직접고용이 원칙”이라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합니다.


부산교통공사는 청소업무의 경우 생명안전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자회사 설립을 통한 간접고용을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 안전 업무의 구체적 범위는 기관별 노사 및 전문가 협의’와 ‘다른 기관의 사례, 업무 특성을 참조하여 기관에서 결정’하게 돼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정부의 가이드라인 발표 이전이었던 2013년에 용역 노동자들을 자회사로 고용했습니다. 반면, 인천교통공사(2013년)와 광주교통공사(2015년), 대전도시철도공사(2018년)는 직접고용으로 전환했습니다. 


또한, 당시 정부는 ‘상시적이고 지속적으로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청소 노동자의 업무는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데다 지하철이라는 특성상 국민의 생명·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점을 들면 이들은 직접고용 대상자에 포함돼야 합니다.

수의 계약 등을 통한 불법 리베이트와 인건비 착복

▲ 부산교통공사와 수의계약을 맺고 연간 100억 원대의 청소용역 사업을 하는 평화용사촌. 김성근 회장과 딸 김민정 소장은 명의도용을 통해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출처ⓒ뉴스타파

1985년 1호선 개통 이후 부산지하철 청소업무는 30년 이상 한 업체와 수의 계약 등을 통해 용역을 유지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불법 리베이트, 유령 직원을 통한 인건비 착복 등의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간접고용은 기존 용역업체와 동일하게 설립비, 관리비용 등이 발생합니다. 용역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부산교통공사 고위 간부들이 퇴직 후에 낙하산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2006년 외주용역으로 전환된 차량기지 구내 운전 용역 업체 대표들은 모두 부산교통공사 퇴직 간부들이었습니다.

자회사 전환해도 노동환경 개선 어려워

▲ 공공기관의 자회사 설립 후 전환 임금과 임금 인상액(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방식의 자회사 검토와 과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공공기관들이 자회사를 설립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간접고용하면 노동자들의 삶은 용역업체에서 일하던 때보다 나아질까요?


자회사로 전환된 노동자들의 임금구조를 보면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였습니다. 이 중에는 최저임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곳도 있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미화, 경비, 주차 등의 간단한 업무인데 돈을 많이 줄 필요가 있느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야간 근무 등의 근무시간, 힘들고 지저분한 업무를 하는 등의 노동 강도를 본다면 오히려 지금의 임금 형태가 비정상입니다. 

“직접고용을 한다고 임금이 오르면 좋겠지만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남들처럼 똑같이만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청소한다고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아요.”

노동의 가치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결정돼서는 안 됩니다. 부산교통공사가 추진하는 자회사 전환이 노동자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최선인지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합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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